
패션 리셀(Resale) 시장에서 MZ세대의 소비-투자 가치 갈등과 조정 전략 : 근거 이론적 접근
Abstract
This study explores how Millennial and Generation Z (MZ) consumers experience and manage conflicts between use value and exchange value in fashion resale markets. While prior research has primarily conceptualized resale consumption as rational or strategic decision-making focused on price efficiency and resale potential, this study adopts a grounded theory approach to examine consumers’ lived experiences after purchase. Based on in-depth interviews, the findings reveal that value conflict emerges from the interaction of digital resale platforms, scarcity-driven fashion markets, and accelerated trend diffusion through social media and online communities. Consumers simultaneously perceive fashion items as objects of use and assets for potential resale, leading to sustained psychological tension beyond the purchase stage. In response, consumers employ various conflict adjustment strategies such as postponing use or sale, conditionally controlling usage, and actively utilizing platform and community-based information. These adjustment processes result in diverse consumption outcomes, including satisfaction or dissatisfaction depending on resale performance, experiential satisfaction through use, and boundary consumption states in which items remain neither fully consumed nor exchanged. Importantly, repeated conflict adjustment experiences contribute to the gradual cultivation of personal taste, as consumers refine their preferences, evaluation criteria, and decision-making standards over time. This study contributes to the literature by conceptualizing fashion resale consumption as a processual experience of value conflict adjustment and taste development rather than a single outcome-oriented decision.
Keywords:
conflict adjustment strategies, fashion resale, grounded theory, MZ generation, use value/exchange value conflict키워드:
갈등 조정 전략, 패션 리셀, 근거 이론, MZ 세대, 사용 가치-교환 가치 갈등Ⅰ. 서론
최근 디지털 플랫폼의 확산과 패션 산업의 유통 전략 변화는 리셀(resale) 시장의 구조와 기능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리셀은 1차 유통을 거친 상품이 소비자 간 또는 매개 플랫폼을 통해 다시 거래되는 재유통 행위로 정의되며(Guiot & Roux, 2010), 해외에서는 패션 리셀 시장이 이미 하나의 독립적인 유통 생태계로 기능하여 글로벌 시장 분석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중고 및 리셀 패션 시장 규모는 약 1,970억 달러에 달하며, 향후 전체 패션 시장 매출의 약 1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The Guardian, 2024). 미국의 StockX와 GOAT는 스니커즈를 중심으로 실시간 시세 기반 거래 시스템을 구축하여, 패션 제품을 착용을 위한 소비재이자 가격 변동을 고려한 거래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또한 The RealReal과 Vestiaire Collective는 명품 패션 제품을 중심으로 정품 인증, 가격 정보 제공, 거래 신뢰도 강화 등을 통해 고가 패션 제품의 재유통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패션 리셀 시장의 성장은 두드러진다. 한정판 스니커즈와 스트리트 패션을 중심으로 성장한 KREAM과 Soldout은 발매가와 리셀가의 차이를 실시간으로 제시함으로써, 소비자가 구매 시점부터 가격 변동과 향후 거래 가능성을 고려하도록 유도한다.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출발한 번개장터와 당근마켓 역시 패션 카테고리에서 리셀 거래 비중이 확대되며 브랜드 제품과 한정판 상품 중심의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 국내 리셀 시장은 2020년 약 5조 원 규모에서 2023년 약 20조 원 수준으로 확대된 것으로 추정되며(한국소비자원, 2023), 패션 리셀 소비는 일부 마니아층의 활동을 넘어 일상화된 소비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급성장은 소비자가 패션 제품을 인식하고 소비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패션 브랜드의 희소성 전략과 디지털 플랫폼이 제공하는 정보의 투명성이 결합되어 있다. 패션 브랜드들은 캡슐 컬렉션, 협업 상품, 시즌 한정 제품 등을 통해 공급량과 판매 시점을 제한함으로써 제품의 희소성과 상징적 가치를 강화해 왔다(Stock & Balachander, 2005). 그 결과, 발매 직후 품절 현상이 일상화되고 소비자들은 원하는 제품을 정가를 구매하지 못하는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리셀 플랫폼이 대체적 구매 경로이자 재판매의 가능성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기능하며, 패션 소비 과정 전반에 깊이 개입하게 되었다. 이 상황에서 디지털 리셀 플랫폼이 제공하는 실시간 시세 정보와 거래 이력 등은 패션 제품을 ‘현금화 가능한 자산’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Li & Sundararajan, 2023). 그러나 투자 대상으로서의 패션 제품은 주식이나 금과는 달리 ‘사용’을 본래의 목적으로 하고 있고 사용은 곧 가치 하락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구매한 제품을 단순히 ‘착용을 위한 소비재’로 인식하는 것을 넘어, 사용과 보존, 그리고 향후 교환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대상으로 만드는 판단 조건을 형성하였다(Park, 2025).
이러한 현상은 주 소비층인 MZ세대가 처한 사회·경제적 현실과 맞물려 증폭되는 경향이 있다. 최근 20-30대는 불안정한 고용 구조와 제한된 소득 성장 속에서 미래 경제적 안정에 대한 관심이 높은 세대로 평가된다(Statistics Korea, 2023).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이 증가한 상황에서 이들은 패션과 자기표현에 대한 소비 욕구를 유지하면서도, 이를 온전히 충족시키기 어려운 경제적 제약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이들은 주식, 가상자산, 대체 투자 등 다양한 투자 활동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며, 이들의 투자 지향적 사고방식은 전통적인 소비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패션 리셀 시장은 이들에게 소비 욕구를 조정하면서 지출 부담과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경제적 합리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소비의 본질적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모순적 상황을 초래한다. 즉, MZ세대는 리셀 소비를 통해 단순한 '투자'나 '재테크'를 넘어, 현재의 즐거움(사용 가치)과 미래의 수익(교환 가치) 사이에서 타협하고 갈등해야 하는 복합적인 심리적 경험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소비자행동 연구에서 리셀 소비는 주로 투자형 소비, 전략적 소비, 혹은 합리적 선택의 관점에서 설명되어 왔다(Sheth et al., 1991; Zeithaml, 1988). 이러한 관점은 소비자가 재판매 가능성과 가격 효율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수행한다는 점을 밝히는 데 기여하였으며, 디지털 기반 플랫폼이 소비자의 전략적 판단을 강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Li & Sundararajan, 2023; Liu et al., 2023).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리셀 소비를 단순한 거래 행위가 아니라 감정적 · 상징적 요소가 결합된 복합적인 경험으로 이해해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Henninger et al., 2023; Herman et al., 2025).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연구들은 리셀 소비를 주로 구매의 결과로 설명하는 데 초점을 두어, 구매 이후 단계에서 소비자가 경험하는 사용 가치와 교환(투자) 가치 간의 심리적 갈등과 그 조정 과정에 대해서는 충분히 다루어지지 못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패션 리셀 시장을 중심으로 MZ세대 소비자가 구매 이후 경험하는 사용 가치 –교환 가치 간의 심리적 갈등과 그 조정 과정을 근거이론 방법을 통해 심층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리셀의 개념을 기존에 유통된 상품을 다시 거래하는 행위로 정의하되,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재구매 및 재판매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용하고자 한다. 특히 패션 리셀 소비는 단순히 사용 이후 불필요해진 물품을 처분하는 중고 거래를 넘어, 구매 시점부터 재판매 가능성과 향후 가치 변동이 함께 고려되는 소비 형태로 특징지어진다. 이러한 점에서 패션 리셀 소비는 전통적인 중고 거래와 구별되는 이론적 분석 대상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리셀 소비를 결과 중심의 의사결정이 아니라, 가치 간 긴장이 형성되고 관리되는 과정적 경험으로 개념화함으로써, 기존 리셀 소비 연구의 설명 범위를 확장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패션 리셀 소비 가치
소비자행동 연구에서 소비 가치는 소비자의 선택과 평가를 설명하는 핵심 개념으로 논의되어 왔다. Sheth, Newman, and Gross(1991)는 소비 가치를 기능적 가치, 사회적 가치, 감정적 가치, 인식적 가치, 조건적 가치 등 다차원적 개념으로 제시하며, 소비자가 단일한 효용이 아니라 복합적인 가치 판단을 통해 소비 결정을 내린다고 설명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은 소비자의 구매 선택이 가격 대비 효용 계산을 넘어, 다양한 가치 요소의 종합적 평가에 기반함을 보여준다. 최근 리셀 시장의 확산은 이러한 소비 가치 논의를 새로운 맥락에서 재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MZ세대는 리셀을 단순 소비가 아닌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며, 경제적 수익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위와 정체성 표현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Solomon & Rabolt, 2004). 전통적인 소비 상황에서는 제품의 사용을 통해 실현되는 효용이 소비 가치 논의의 중심에 위치해 왔으나, 리셀 시장에서는 소비자가 구매 시점부터 향후 재판매 가능성과 가격 유지 여부를 함께 고려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일부 선행 연구는 리셀 소비를 비용 회수와 위험 최소화를 목적으로 한 합리적 선택 또는 전략적 소비로 설명하며, 소비자가 시장 정보를 활용해 보다 계획적인 판단을 수행한다고 보았다(Becker-Leifhold & Iran, 2018). 이러한 관점은 리셀 소비가 단순한 사후적 처분 행위가 아니라, 구매 이전부터 고려되는 전략적 소비 행태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기존 리셀 소비 연구는 주로 재판매 가능성이나 가격 효율성과 같은 경제적 가치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 강하다. Zeithaml (1988)은 소비 가치를 ‘지불한 것 대비 얻는 것’으로 정의하며 가치 평가의 교환적 측면을 강조하였는데, 이러한 접근은 리셀 시장 맥락에서 더욱 부각되어 왔다. 다만 이와 같은 관점은 소비자가 실제로 어떤 가치 요소들을 동시에 인식하고, 이들 간의 관계를 어떻게 조정하거나 우선화하는지에 대한 설명에는 한계를 지닌다. 즉, 리셀 소비는 ‘소비할 것인가, 판매할 것인가’라는 이분법적 결정으로 환원되기보다는, 상이한 가치 기준이 병존하는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재평가되는 과정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 연구들은 리셀 소비를 단순한 거래 행위로 보기보다 감정적 · 상징적 요소가 결합된 복합적 경험으로 이해해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Henninger et al. (2023)은 온라인 럭셔리 리셀 경험이 단순한 중고 거래를 넘어 감정적 · 상징적 요소를 포함하는 다층적 경험임을 보고하였으며, 리셀 참여 동기를 분석한 Herman et al. (2025)은 경제적 요인 외에도 심리적 만족, 참여 경험, 자아 관련 동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은 리셀 소비가 개인의 가치 지향이나 자기 개념과 결합될 때 더욱 지속적이고 몰입적인 소비 형태로 전개될 수 있음을 제안하고 있다(Kim-Vick & Cho, 2024). 또한 최근 연구는 리셀 플랫폼이 제공하는 실시간 시세 정보, 거래 이력, 정품 인증 등의 정보 환경이 소비자의 판단 과정에 전략적 사고를 개입시키고, 소비 경험의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하였다(Li & Sundararajan, 2023).
특히 패션 리셀 시장의 경우, 이러한 소비 가치 논의는 더욱 복합적인 양상을 보인다. 패션 제품은 사용을 통해 개인적 만족과 심미적 즐거움을 제공하는 동시에, 사회적 맥락에서 자아 이미지와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기능한다(Solomon & Rabolt, 2004). 리셀 시장에서는 동일한 제품이 교환 가능한 자산으로 인식되며, 희소성과 브랜드 상징성에 따라 가격이 유지되거나 상승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처럼 패션 리셀 소비에서는 사용 가치, 상징적 가치, 교환 가치가 동시에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Park (2025)는 번개장터 리뷰 분석을 통하여 C2C 패션 리셀 맥락에서 소비자의 경험이 착용 만족, 가격 대비 가치 평가, 기대와 현실의 불일치 등 다양한 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였으며, 이는 하나의 거래 경험 안에서 다양한 가치가 활성화됨을 시사한다. 또한 Henninger et al. (2023)는 온라인 럭셔리 리셀 플랫폼의 고객 리뷰를 텍스트 마이닝 기법으로 분석하여, 소비자 경험이 주로 경제적 가치, 경험적 가치, 기능적 가치를 중심으로 구성됨을 보고하였다. 이 연구는 특히 럭셔리 리셀 소비에서 윤리적 · 환경적 동기보다는 개인적 효용과 경험 중심의 가치 평가에 기반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처럼 패션 리셀 소비는 다양한 가치 요소에 기반한 소비자 경험이 복합적 양상을 보일 것으로 기대됨에도 불구하고, 기존 연구는 이러한 가치 요소들이 리셀 시장이라는 맥락 속에서 어떻게 상충하거나 충돌하며, 소비자가 그 과정에서 어떠한 심리적 상태를 경험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구매 이후 제품을 보유한 상태에서 착용 여부를 결정하거나 사용을 유보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가치 판단과 심리적 조정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이는 패션 리셀 소비를 보다 정교하게 이해하기 위해, 소비 결과가 아닌 가치 간 관계와 그로 인한 심리적 갈등의 형성 과정에 초점을 맞춘 탐색적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2. 희소성에 기인한 패션 리셀 시장의 맥락과 사용 가치-교환 가치의 갈등
패션 리셀 시장에서 희소성과 FOMO(Fear of Missing Out)는 소비자의 인식과 판단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인으로 반복적으로 논의되어 왔다(Argo et al., 2006; Cialdini, 2009; Przybylski et al., 2013). 선행연구는 한정판 출시, 협업 상품, 시간 제한 판매와 같은 마케팅 전략이 소비자에게 기회 상실 가능성을 인식시키며, 구매 압박과 정서적 각성을 유발한다고 설명하였다(Aggarwal et al., 2011; Lynn, 1991). 이러한 맥락에서 희소성과 FOMO는 주로 즉각적인 구매 의도나 충동적 구매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해석되고 있다(Hodkinson, 2019).
그러나 패션 리셀 소비 맥락에서 희소성과 FOMO의 역할은 보다 복합적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리셀 시장에서는 소비자가 구매 시점부터제품의 사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만족과 사회적 가치뿐 아니라, 향후 재판매 가능성과 가격 변동 가능성까지 동시에 고려하게 된다. 이로 인해 희소성과 FOMO는 단순히 구매를 촉진하는 자극 요인이 아니라, 상이한 가치 판단을 동시에 활성화시키는 촉발 요인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 즉, 희소성 인식은 제품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와 함께 ‘지금 구매하지 않을 경우 잃게 될 가치’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며, FOMO는 구매하지 않았을 때 경험할 수 있는 후회와 사회적 비교를 통해 소비자의 인지적 · 정서적 부담을 증폭시킬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소비자는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실현되는 경험적 · 사회적 가치와, 사용으로 인해 감소할 수 있는 교환 가치 또는 투자 가치를 동시에 인식하게 될 것이며, 이들 가치 간의 심리적 갈등이 촉발될 것이다(Okada, 2005; Sheth et al., 1991).
소비자는 가치 간 갈등으로 인하여 다양한 긍정적 · 부정적 감정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정서적 양가성(ambivalence)은 판단의 종결을 어렵게 만든다(Thompson et al., 1995; Larsen & McGraw, 2001). 패션 리셀 소비 맥락에서 설렘, 기대감, 만족감과 같은 긍정적 정서는 사용 가치의 활성화를 반영하는 반면, 불안이나 망설임은 교환 가치 보존에 대한 우려를 드러낼 수 있다. 양가성은 의사결정 상황에서 심리적 불편함 또는 갈등과 관련되며, 선택이 요구될 때 특히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van Harreveld et al., 2009). 결과적으로 희소성과 FOMO는 패션 리셀 소비에서 특정한 단일 행동을 유발하기보다, 소비자가 복수의 가치 기준을 동시에 고려하도록 만드는 조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소비자의 판단이 단순한 구매 여부 결정에 머무르지 않고, 이후의 사용, 보유, 처분과 같은 행동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갈등 상태로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3. 심리적 갈등에 대한 대응으로서의 소비 행동과 판단 조정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패션 리셀 시장에서 소비자는 희소성 인식과 FOMO, 그리고 미래 가치에 대한 불안이 중첩되면서 사용 가치와 교환 가치 간의 심리적 갈등을 경험할 것이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희소성 메시지와 제한된 공급 정보는 소비자의 시간 압박 인식과 상실 회피 성향을 강화하여 즉각적인 선택을 유도하는 동시에 심리적 긴장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Aggarwal, Jun, & Huh, 2011). 이러한 갈등은 즉각적인 행동 선택을 촉진하기보다는, 오히려 소비자가 자신의 판단과 행동을 조정하며 심리적 부담을 관리하도록 만드는 중심 현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즉, 패션 리셀 소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소비 행동은 단순한 합리적 결정의 결과라기보다, 상충하는 가치 기준 간 갈등에 대한 대응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리셀 소비를 전략적 소비로 설명한 기존 연구는 소비자가 가격 정보와 재판매 가능성을 고려하여 효율적인 판단을 수행한다고 보았다(Becker-Leifhold & Iran, 2018). 그러나 이러한 전략성은 반드시 즉각적인 구매나 판매 결정으로만 나타나지는 않는다. 특히, 한정판 전략과 공급 제한은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 대상’이자 ‘가치 보존 자산’으로 동시에 인식하도록 만들며, 이로 인해 소비자는 구매 이후에도 제품을 ‘소유물’로 확정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Balachander & Stock, 2009). 최근 연구에 따르면, 리셀 소비자는 구매 이후에도 보유 상태는 유지하면서도 여전히 시장 상황을 관찰하거나 재판매 가능성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는 방식으로 리셀 참여를 지속하는 경향을 보인다(Liu et al., 2023). 이러한 행동은 불확실한 가치 조건 속에서 어느 한 가치를 성급히 선택하기보다, 갈등 상태를 유지하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관리하려는 심리적 대응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Dhar, 1997).
특히 패션 제품은 착용을 통해 사회적, 경험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반면, 사용 흔적이 향후 교환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는 행동의 결과를 신중하게 고려하게 된다(Solomon & Rabolt, 2004). 이에 따라 소비자는 제품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사용을 선택하지 않거나, 특정 상황에 한정하여 사용 가능성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행동을 조정할 수 있다. 이러한 판단 조정은 사용 여부 자체를 결정하기보다는, 사용 시점과 맥락을 통제함으로써 가치 간 갈등을 관리하려는 시도로 이해될 수 있다 (Okada, 2005).
이와 같은 소비 행동은 Zeithaml(1988)이 제시한 가치 지각의 맥락 의존성과도 연결된다. 소비자가 지각하는 가치는 고정된 속성이 아니라상황과 기대에 따라 지속적으로 재평가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소비자는 단일한 기준에 근거한 결정보다는 유동적인 판단을 유지하게 된다. 최근 스니커즈 및 패션 리셀 문화를 다룬 연구들 역시, 소비자가 제품을 즉시 소비하거나 처분하기보다 ‘보유’ 상태를 유지하며 의미와 가치를 재해석하는 경계적 소비 경험을 보고하고 있다(Denny, 2020). 패션 리셀 시장에서는 이러한 가치 재평가가 구매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며(Holbrook, 1999), 소비자는 자신의 감정 상태와 시장 조건을 고려해 행동을 조정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패션 리셀 소비에서의 행동은 심리적 갈등을 ‘해결’하기보다는 ‘관리’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즉, 소비자는 제품을 즉시 사용함으로써 긴장을 완전히 해소하거나 명확한 결론에 도달하기보다는, 판단을 유보하고 행동을 조정함으로써 심리적 부담을 완화하고 선택 가능성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갈등을 ‘관리’하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 관리 행동이 어떠한 조건에서 나타나며, 소비자의 일상적 소비 경험에서 어떠한 상태로 지속되는지에 대해서는 기존 연구에서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 이는 패션 리셀 소비를 이해함에 있어, 심리적 갈등과 그에 대한 대응 행동을 과정적 · 구조적으로 분석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기존의 리셀 소비 연구들은 주로 구매 의도나 재판매 가격 결정과 같은 특정 시점의 결과 변수에 집중해 왔다(Liu et al., 2023). 그러나 리셀 소비는 구매가 완료된 시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유하는 기간 동안 시세 변동을 관찰하고 사용 여부를 고민하는 지속적인 심리적 과정을 수반한다. 특히 패션 제품의 이중적 가치(사용 vs 교환)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겪는 미묘한 심리적 갈등과 대처 방식은 정량적 수치로 환원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따라서 선행연구들이 간과해 온 구매 이후의 갈등 조정 과정과 소비자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함으로써, 리셀 소비를 단순한 거래 행위가 아닌 복합적인 소비 경험으로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Ⅲ. 연구방법
1. 연구 문제
앞선 이론적 배경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기존의 리셀 소비 연구들은 대체로 특정 시점의 선택이나 구매 결과, 혹은 재판매 의도와 같은 정적인 변수 간의 관계를 규명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러나 패션 제품은 사용을 통해 사회적 · 경험적 가치를 실현하는 동시에, 교환 가능성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유지하거나 재구성해야 하는 복합적인 대상이다. 따라서 소비자가 구매 이후의 시간 흐름 속에서 상충하는 가치 간의 갈등을 어떻게 경험하고, 어떠한 맥락 속에서 판단을 조정하며 행동을 형성해 나가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양적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Arnould & Thompson, 2005).
이에 본 연구는 사전에 정의된 가설을 검증하기보다는, 참여자의 생생한 진술과 경험에 근거하여 현상을 개념화하고, 조건–행위/상호작용–결과의 구조를 귀납적으로 도출하는 데 최적화된 근거이론 방법을 적용하고자 한다(Strauss & Corbin, 1998; Charmaz, 2014). 특히 연구결과를 패러다임 모형의 형태로 제시함으로써, 패션 리셀 소비에서 나타나는 심리–행동–결과 간의 연결 구조를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Strauss & Corbin, 1998; Corbin & Strauss, 2008). 근거이론은 복합적이고 동적인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데 유용한 접근법으로(Glaser & Strauss, 1967), 특히 본 연구가 주목하는 희소성 인식, FOMO, 가치 하락에 대한 불안 등 미시적이고 정서적인 심리 기제와 그에 따른 대응 행동의 연결 구조를 체계적으로 규명하는 데 적합하다. 본 연구는 이러한 방법론적 접근을 통해 패션 리셀 소비를 단순한 의사결정의 산물이 아니라, 불확실한 가치 조건 속에서 심리적으로 관리되고 조정되는 역동적인 소비 경험으로 구조화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이에 본 연구는 근거이론의 방법론적 절차에 따라, 리셀 소비 과정의 심리적 기제와 행동 전략을 심층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 연구문제 1. 패션 리셀 소비 맥락에서 소비자들은 사용 가치와 교환 가치 간의 심리적 갈등을 어떠한 조건과 맥락 속에서 경험하는가?
- 연구문제 2. 이러한 심리적 갈등은 패션 리셀 소비에서 구매 이후의 판단 조정과 소비 행동에 어떠한 방식으로 반영되는가?
- 연구문제 3. 심리적 갈등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패션 리셀 소비는 어떠한 소비 경험의 상태로 전개되는가?
2. 연구대상 및 표집
본 연구의 연구대상은 패션 리셀 시장에 실제로 참여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로 구성하였다. 연구 목적에 따라 단순히 리셀 시장을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가 아니라, 한정판 또는 인기 패션 제품을 구매하거나 재판매한 경험이 있는 참여자를 중심으로 표집하였다. 이는 패션 리셀 소비 과정에서 가치 충돌과 심리적 긴장, 그리고 판단 조정을 보다 선명하게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은 집단을 대상으로 하기 위함이다.
표집은 목적표집(purposive sampling)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참여자의 연령대는 주로 MZ세대(1980년대 초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에 해당하였다. 이는 본 연구가 최근 패션 리셀 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소비 현상을 탐색하고자 하였기 때문이다. 인터뷰는 자료 포화(data saturation)에 도달할 때까지 진행되었으며, 참여자들의 진술에서 유사한 심리적 경험과 대응 양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더 이상 새로운 개념이 도출되지 않는 시점을 기준으로 자료 수집을 종료하였다(Guest, Bunce, & Johnson, 2006).
3. 자료 수집
본 연구의 자료 수집 절차는 저자가 소속한 대학교의 IRB심의의 승인을 받았다. 자료 수집은 반구조화된 심층 인터뷰(semi-structured in-depth interview)를 통해 이루어졌다. 인터뷰는 1인당 약 45분에서 50분 정도 진행되었으며, 모든 인터뷰는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녹음한 후 전사하였다. 전사된 자료는 반복적으로 검토되었으며, 분석 과정에서 참여자의 표현과 맥락을 최대한 유지하고자 노력하였다.
인터뷰 질문지는 <Table 1>에 요약하여 제시하였으며, 세부 질문은 연구 목적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되었다. 인터뷰 질문은 참여자의 리셀 경험을 폭넓게 탐색하는 동시에, 구매 당시와 구매 이후에 경험한 감정 변화, 사용 여부를 둘러싼 고민,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 그리고 리셀 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이를 통해 단순한 행동 서술을 넘어서, 소비자가 경험한 심리적 긴장과 판단 과정이 드러날 수 있도록 하였다.
연구참여자의 인적 특성은 <Table 2>와 같다. 연구참여자는 총 16명으로 연령은 25세에서 33세 사이였으며, 성별은 남자 11명, 여자 5명이었다. 대부분 학생 또는 직장인으로 모두 패션 리셀 소비에 참여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리셀 쇼핑 경험 빈도와 관련해서는 간헐적 이용자부터 빈번한 이용자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었으며, 리셀 쇼핑 이용 기간도 2년 미만부터 7년 이상까지 다양하였다. 주요 이용한 C2C 기반 리셀 플렛폼으로 KREAM, 후르츠패밀리, 번개장터 등이 주로 언급되었으며, 일부는 구매 중심 이용자였으나 대체로 구매와 판매를 병행한다고 하였다. 주요 리셀 구매 품목은 디자이너 브랜드 또는 명품 의류, 패션 잡화, 스니커즈 등으로 파악되었다.
4. 자료 분석 절차
수집된 자료는 Strauss와 Corbin(1998)이 제시한 근거이론 분석 절차에 따라 개방 코딩, 축 코딩, 선택 코딩의 단계로 분석되었다. 개방 코딩 단계에서는 참여자들의 진술에서 패션 리셀 소비와 관련된 심리적 경험, 감정적 반응, 인식된 긴장 요소를 중심으로 개념을 도출하였다. 이 과정에서 희소성 인식, 소유에 대한 기대, 미래 가치 손실에 대한 불안 등과 같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심리적 요소들이 주요 개념으로 식별되었다.
이후 축 코딩 단계에서는 도출된 개념들 간의 관계를 분석하여, 심리적 긴장이 어떠한 조건에서 형성되고, 이에 대해 소비자가 어떠한 방식으로 판단과 행동을 조정하는지를 중심으로 범주를 구성하였다. 특히 심리적 긴장이 사용 유보, 보유 유지, 구매 연기와 같은 대응 행동으로 연결되는 양상에 주목하여 범주 간의 인과적 · 맥락적 관계를 탐색하였다.
선택 코딩 단계에서는 분석 결과를 통합하여, 패션 리셀 소비가 단일한 의사결정이 아니라 심리적 긴장을 관리하는 과정으로 전개된다는 핵심 범주를 도출하였다. 이 단계에서는 연구 전반을 관통하는 중심 현상을 기준으로 하위 범주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5. 연구의 신뢰성 및 타당성 확보
본 연구는 질적 연구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절차를 병행하였다. 분석 과정 전반에서 자료와 개념 간의 지속적인 비교(constant comparison)를 수행하였으며, 연구자 간 논의를 통해 코딩 결과와 해석의 일관성을 점검하였다. 또한 분석 결과는 원자료에 반복적으로 대조함으로써, 해석이 참여자의 경험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였다. 자료 수집은 개념적 포화에 도달할 때까지 진행되었으며, 참여자들의 진술에서 심리적 긴장과 그에 대한 대응 행동이 반복적으로 나타남을 확인한 후 종료하였다. 이러한 절차를 통해 본 연구는 패션 리셀 소비 경험을 신뢰성 있게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원칙을 분석 과정에 구체적으로 적용하기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인터뷰 전사 자료를 기반으로 Microsoft Excel을 활용한 코딩을 수행하였다. 분석 초기 단계에서 연구자 4인이 동일한 자료에 대해 각각 독립적으로 개방 코딩(open coding)을 실시하였으며, 이후 개별 코딩 결과를 상호 비교와 검토를 진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유사한 코드들을 상위 개념으로 통합하고, 개념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범주를 구성하는 축 코딩(axial coding) 단계를 거쳤다. 이후 도출된 범주들을 통합하여 연구 전반을 설명하는 핵심 범주를 도출하는 선택 코딩(selective coding)을 수행하였으며, 이 핵심 범주를 중심으로 분석 결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이후 새로운 진술은 기존 범주와 반복적으로 비교하며 분석을 진행함으로써, 범주의 타당성과 해석의 일관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였다.
Ⅵ. 연구결과
1. 패션제품 리셀 시장에서 MZ세대의 사용 가치-교환 가치 갈등 패러다임 모형
본 연구는 근거이론 분석을 통해 패션 리셀 소비에서 나타나는 사용 가치-교환 가치 간 심리적 갈등의 형성과 그에 대한 대응 과정이 소비자의 경험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설명하는 패러다임 모형을 도출하였다. 이 모형은 인과적 조건, 중심현상, 행위/상호작용 전략, 그리고 결과로 구성하였으며, 각 요소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상호 연관되어 소비 경험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리셀 플랫폼 환경과 유행 가속 조건 속에서 사용 가치와 교환 가치가 동시에 활성화되어 심리적 갈등을 일으키는 것을 중심현상으로 설정하였다. 이에 대한 인과적 조건으로는 희소성 인식, FOMO, 그리고 미래 가치에 대한 불안이 도출되었다. 또한 심리적 갈등에 대응하여 참여자들은 다양한 행위/상호작용 전략을 수행하였다. 이러한 전략들은 갈등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한 선택이라기보다는, 상충하는 가치 간의 균형을 유지하고 심리적 부담을 관리하기 위한 대응 과정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대응 전략의 결과로, 참여자들은 투자를 통하여 성공 또는 실패를 경험하기도 하고, 패션 제품의 사용을 통하여 가치를 실현하기도 하며, 소비와 투자의 경계에 위치한 소비 경험의 상태에 도달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나아가 일부 참여자들은 이러한 경험들을 통하여 리셀 소비가 자신의 취향을 점검하고 다루는 훈련의 과정으로 기능한다는 인식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패러다임 모형은 <Figure 1>에 제시하였다.
2. 패션 리셀 소비 경험의 패러다임 모형 구성요소 분석
패션 리셀 소비에서 참여자들이 경험하는 심리적 갈등은 단일 요인에 의해 발생하기보다, 디지털 플랫폼 환경, 희소성 중심의 패션 시장 구조, 그리고 SNS · 커뮤니티 기반 유행 가속 환경이 중첩되면서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건들은 소비자가 패션 제품을 구매하는 순간부터 사용 가치와 미래 가치(재판매 가능성)를 동시에 고려하도록 만드는 판단 환경을 구성하였다.
먼저, 디지털 리셀 플랫폼은 참여자들에게 패션 제품의 가치를 실시간으로 비교 · 해석할 수 있는 구조적 조건을 제공하였다. KREAM과 같은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가격 그래프, 거래 기록, 판매 속도 정보는 단순한 투자 지표를 넘어, 참여자들에게 트렌드의 흐름과 문화적 반응을 읽어내는 신호로 기능하였다. 다수의 참여자들은 가격 변동을 통해 “지금 이 아이템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지”를 판단한다고 설명하였다.
“앱도 사용하기 좀 편하고… 실시간으로 시세를 확인하고 그래프 보는 게 쉬워서 자주 사용해요.”(연구참여자 1)“
“가격 그래프 보면 그냥 돈이 아니라, 지금 이 신발이 다시 뜨고 있는지 아닌지가 보여요.” (연구참여자 3)“
“시세 그래프 · 거래량 데이터가 다 공개돼 판단이 쉬워졌어요.”(연구참여자 6)“
또한 SNS와 커뮤니티는 특정 제품의 노출 증가, 착용샷 확산, 후기 게시물의 급증 등을 통해 유행 가속과 FOMO를 강화하는 조건으로 작용하였다. 한 참여자는 선호하는 유튜버의 착용 영상을 계기로 즉각적인 구매 결정을 내렸고, 이후 가격 상승을 경험하며 이러한 미디어 신호의 영향력을 체감했다고 진술하였다.
“유튜버가 고프코어 스타일이 뜬다 해서 샀는데… 한 달 뒤에 10만 원 넘게 올랐어요.”(연구참여자 7)“
“유튜버가 입고 나오자마자 검색했어요. 그때 안 샀으면 나중에 더 비쌌을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5)“
이러한 플랫폼 · 미디어 환경 속에서 참여자들은 공식 판매 채널에서 반복적으로 ‘품절’을 경험하며, 리셀 시장을 대안적 구매 경로이자 필수적인 소비 공간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트렌드와 시세 변동을 확인하고 판매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는 플랫폼 또는 커뮤니티 기반 정보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갖고 싶던 신발이 매장 · 온라인 다 품절… 친구가 크림으로 사라고 해서 계속 사용해요.”(연구참여자 12)“
“그룹 안에서 같이 사거나 거래하면 더 재미있고 신뢰가 생겨요”(연구참여자 5)“
“커뮤니티에서 시세 변동 소식이 빠르게 올라와서 바로 참고해요. SNS에서 다른 사람 거래 후기나 시세 정보를 보면서 제 전략을 세워요.”(연구참여자 5)“
이와 같은 인과적 · 맥락적 조건은 참여자들로 하여금 패션 제품을 단순히 ‘입는 대상’이 아니라, 사용과 보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들었으며, 이는 이후 사용 가치와 교환 가치 간의 심리적 갈등 형성으로 이어졌다.
“그냥 소비가 아니라 나중 가격 오를 걸 생각하고 사요.”(연구참여자 14)“
“사기 전에 중고 시세나 앞으로 가격 오를 가능성부터 봐요.”(연구참여자 16)“
앞서 제시한 조건 속에서 형성된 중심현상은 사용 가치와 교환 가치 간의 심리적 갈등이었다. 참여자들은 제품을 착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개인적 만족감과 사회적 인정, 정체성 표현의 가치를 분명히 인식하는 동시에, 사용 흔적이 향후 재판매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하였다. 특히 한정판이나 희소성이 높은 제품일수록 이러한 갈등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제품을 ‘사용해야 할 대상’과 ‘보존해야 할 자산’으로 이중적으로 인식하며, 착용 욕구와 가치 하락 우려 사이에서 긴장을 경험하였다.
“너무 예쁜데, 신으면 바로 값 떨어질까봐 못 신겠어요.” (연구참여자 9)“
“예쁘지만 시세 오를 것 같으면 보관해요… 신고 나면 가격 떨어지니까.”(연구참여자 14)“
이러한 갈등은 단순한 선택의 어려움에 그치지 않고, 판단 자체가 유예된 상태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구매 이후에도 즉각적인 사용이나 판매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심리적 긴장을 유지하며 제품을 보유하는 경향을 보였다.
“투자 목적은 고민을 거의 사실 안 하는 것 같은데 내가 내가 실제로 입을지 고민을 하는 시간은 좀 길어요. 그때 ‘나중에 되팔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그런 생각들이 스물스물 들어오고...” (연구참여자 2)“
이처럼 중심현상으로서의 심리적 갈등은 구매 시점에서 종결되지 않고, 구매 이후 단계에서도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상태로 나타났다.
연구참여자들은 사용 가치와 교환 가치 간의 심리적 갈등을 단순히 회피하거나 해소하기보다, 다양한 위험 관리 전략을 통해 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전략은 크게 시간 기반 전략, 정보 기반 전략, 그리고 사용 통제 전략으로 구분되었다.
먼저, 참여자들은 구매 · 보유 · 판매의 전 과정에서 시세를 관찰하며 판단을 유예하는 시간 기반 전략을 활용하였다. 이러한 ‘기다림’은 소극적 태도가 아니라, 가격 변동과 유행의 방향이 보다 명확해질 때까지 위험을 낮추기 위한 적극적 대응으로 기능하였다.
“가격이 다시 오를지 보고 결정하려고 그냥 들고 있어요.” (연구참여자 2)“
“사용은 거의 안 하고 그냥 전시용처럼 놔둬요.” (연구참여자 3)“
“지금 입으면 아까울 것 같아서 그냥 보관 중이에요.” (연구참여자 4)“
“예쁘지만 시세 오를 것 같으면 보관해요… 신고 나면 가격 떨어지니까.”(연구참여자 14)“
한 연구참여자는 이런 현상을 “굴비 소비 심리”로 표현하였다. 이는 한국의 민속 설화와 구전 이야기에서 극단적인 절약과 인내를 상징하는 인물인 ‘자린고비’가 천장에 매달아 둔 굴비를 직접 먹지 않고 바라보기만 하며 밥을 먹는 행위에서 따온 비유로서, 자린고비는 굴비를 실제로 떼어 먹기보다, 굴비를 ‘언젠가 먹을 수 있는 가치 있는 자원’으로 남겨 둔 채, 그 존재 자체를 통해 현재의 욕구를 조절한다. 이와 유사하게 리셀 소비에서도 제품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미래 가치 손실에 대한 우려로 인해 사용을 미루고, 동시에 판매를 결정하지도 못한 채 갈등하는 심리적 상태를 ‘굴비 소비 심리’가 작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제가 사실 신발이나 제품을 쓰는 걸 좋아하지만...(중략)...사용하기가 좀 아깝다고 느낌이 들어서... 그래서 이거를 (사용하는) 대신에 슈 케이스나 액자 같은 것에 담아서 보관해서 봤을 때 그냥 그걸로 만족하는 그런 굴비 심리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연구참여자 3)“
한편, 일부 참여자들은 제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박스 · 태그를 유지한 채 보관하거나, 특정 상황에 한정하여 착용하는 등 사용 방식을 통제함으로써 교환 가치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하려 하였다. 이러한 사용 통제 전략은 사용 가치와 교환 가치를 완전히 분리하기보다, 두 가치를 일정 수준에서 병존시키려는 조정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중요한 날에만 한 번씩 입어요. 매일 입지는 않아요.” (연구참여자 8)“
“박스나 구성품은 다 그대로 둬요. 새 상품처럼 보관해야 가치가 유지되니까요.”(연구참여자 3)“
동시에 참여자들은 리셀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시세 그래프, 거래 이력, 판매 속도 정보뿐 아니라,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형성되는 집단적 평가와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이는 개인의 불확실한 판단을 보완하고, 선택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보 기반 전략으로 작동하였다.
“커뮤니티에서 시세 변동 소식이 빠르게 올라와서 바로 참고해요. SNS에서 다른 사람 거래 후기나 시세 정보를 보면서 제 전략을 세워요.”(연구참여자 7)“
“크림에 보면 판매 기록이 다 있잖아요. 저는 그 그래프나 거래량 추이를 보고 판단해요. 정상가랑 비교하면서 ‘지금이 팔 때인가?’ 이런 식으로요.”(연구참여자 10)“
“이 수영복 같은 경우는, 코디 카페라는 게 있는데, 사람들이 수영복에 대해서 브랜드에 대해서 얘기를 하거나 아니면 사이즈가 맞는지 안 맞는지 뭐 이런 조언부터 시작해서... 거기에서 판매란도 있습니다. 그래서 거기를 통해서 판매랑 소비하는 게 가장 중점적이고, 거기 아니면 당근마켓이나 중고나라도 더불어서 하고 있습니다.”(연구참여자 4)“
분석 결과, 패션 리셀 소비 과정에서 형성된 사용 가치와 교환 가치 간의 심리적 갈등은 단일한 방식으로 해소되기보다는, 참여자들의 대응 전략과 판단 조정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소비 경험의 결과로 귀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크게 투자 성과에 따른 만족/불만족, 사용을 통한 만족, 경계적 소비 경험, 그리고 취향의 계발의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다. 이 네 가지 결과는 상호 배타적인 범주라기보다, 소비 경험의 누적과 반복 속에서 중첩되거나 이동하는 양상을 보였다.
(1) 투자 성과에 따른 만족과 불만족
먼저, 일부 참여자들은 리셀 거래를 통해 실제 판매가 이루어졌을 때, 그 성과에 따라 뚜렷한 만족 또는 불만족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 시점에서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가 성사된 경우, 참여자들은 금전적 보상뿐 아니라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는 확신과 성취감을 함께 경험하였다. 이러한 만족감은 단순한 수익의 결과라기보다, 시세를 읽고 기다린 판단이 정당화되었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한정판 운동화를 샀다가 두 달 뒤에 팔았는데, 20만 원 정도 이익이 났어요.”(연구참여자 1)“
“갖고 싶은 제품을 구매해서 착용했을 때는 일단 잘 구하지 못하는 제품이었기 때문에 너무 만족스러웠고, 그리고 그 제품을 팔았을 때 잘 팔았을 때 느끼는 감정은 일단 해당 제품이 제가 더 이상 입지 않는 제품이기 때문에 그걸 팔았을 때 뭔가 조금 더 안도감이라고 해야 하나? 뿌듯함이 젤 큰 것 같아요”(연구참여자 10)“
“근데 사실 저도 제일 1순위가 제가 입고 싶어서 사긴 하지만, 그래도 그 브랜드를 사고 다시 팔았을 때 제값보다 더 비싸게 팔거나 제가 구매했던 가격보다... 그렇게 저처럼 다른 분들도 되팔았을 때 조금 더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때문에 사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연구참여자 10)“
반면, 판매 시점을 놓치거나 시세 하락으로 인해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한 경우에는 후회와 아쉬움이 나타났다. 일부 참여자들은 “조금 더 기다릴 걸”, 혹은 “그때 팔았어야 했다”는 식으로 자신의 판단을 되돌아보며 불만족을 표현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 경험은 실패 자체보다는 리셀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어떤 제품이 ‘자신에게 맞는지’를 알아가는 경험으로 해석되었다. 참여자들은 반복적인 거래를 통해 특정 브랜드, 디자인, 혹은 가격대에 대한 선호가 형성되었음을 언급했으며, 이러한 경험은 개인의 취향이 점진적으로 구축되는 과정으로 나타났다,
“급하게 팔았을 때는 후회가 남아요. 좀만 더 기다렸으면 하는 생각이요.” (연구참여자 3)“
“사실 제가 신으려고 샀는데 아까 말씀드린 그런 굴비 심리 때문에 실착을 못하고 있었는데 나이키 덩키 커리가 50만 원이었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그걸 45만 원에 샀는데 9만 원이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이도 저도 못하고 그냥 소비에 그쳤던 경험이 있습니다.” (연구참여자 4)“
(2) 사용을 통한 만족과 가치 재평가
두 번째 결과 유형은 제품을 실제로 착용하거나 사용하는 과정에서 경험되는 만족이다. 일부 참여자들은 반복적인 판단 유예 끝에 제품을 사용하기로 결정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사회적 인정, 심미적 즐거움, 그리고 개인적 만족감을 경험하였다. 이러한 사용 경험은 “그래도 입으니까 좋다”, “돈보다 경험이 더 남는다”는 인식으로 이어지며, 교환 가치 중심의 판단을 일시적으로 약화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특히 착용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인식되었다고 느끼거나, 특정 상황에서 제품이 상징적 의미를 발휘했을 때, 참여자들은 사용을 선택한 판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이 경우 사용은 단순한 소비 행위가 아니라, 그동안 유지되던 갈등 상태를 완화하고 소비 가치를 재확인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다만 이러한 만족은 항상 지속적인 사용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이후 다시 교환 가치에 대한 고려로 되돌아가는 순환적 양상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렇게까지 (값이 떨어진다)라면 그냥 내가 입겠다(고 생각했어요.)” (연구참여자 3)“
“제가 갖고 싶던 옷이 있어서 샀는데 그 옷이 너무 저한테 잘 맞아서 저에게 약간 애착 옷이나 애착 신발이 된 경우는 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연구참여자 1)“
(3) 경계적 소비 경험
세 번째로 확인된 결과는 소비도 투자도 아닌 상태로 머무르는 경계적 소비 경험이다. 다수의 참여자들은 제품을 구매한 이후에도 즉각적인 사용이나 판매를 선택하지 않은 채, 보유 상태를 유지하며 시세와 시장 반응을 관찰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상태에서 제품은 ‘이미 사용된 소비재’도, ‘즉각적으로 거래되는 자산’도 아닌, 잠정적으로 의미가 유보된 대상이 되었다.
“가격이 다시 오를지 보고 결정하려고 그냥 들고 있어요.” (연구참여자 1)“
“지금 신으면 아까울 것 같아서 그냥 보관 중이에요.” (연구참여자 4)“
“예쁘지만 시세 오를 것 같으면 보관해요… 신고 나면 가격 떨어지니까.”(연구참여자 14)“
많은 경우 투자만을 위하여 구매를 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시 판매할 수도 있다’라는 것이 소비욕구 충족에 대한 자기합리화의 기능을 하기도 한다.
“제가 얼마 전에 투자 목적으로 산 옷들이 있는데 그 브랜드가 굉장히 희소성이 높고 이제 점차 뜰 것 같고, 그리고 수량 자체가 아예 적기도 하니 ‘이 제품은 내가 싸게 구입을 해서 나중에 이 제품의 원가격대로는 팔 수 있겠다‘라고 생각을 해서 사놓은 옷들이 있어요.”(연구참여자 6)“
“살 때에는 이유를 다 갖다 붙여요. ‘이거 신다가 나중에 팔아도 더 가격을 비싸게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그런 생각에서 소비를 하게 되는데 어떻게 보면 ‘이건 투자일 수도 있다‘라고 자기 위안을 하면서 사는 건지 아니면 정말 ’이건 투자다’라고 생각을 해서 사는 건지 그거는 약간 모호하긴 한데...”(연구참여자 2)“
소비자는 기다림과 소비 보류의 상태에 놓이는데, 이 ‘기다림’의 상태는 소극적인 미결 상태가 아니라, 시세 정보와 시장 조건을 활용해 선택 가능성을 열어 두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기능한다. 경계적 소비 경험은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채 지속되는 결과이자, 이후의 소비 행동을 조건 짓는 상태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판매의 성패와 무관하게 좋은 투자 결과를 얻어야 한다는 심리적 긴장감이 해소되어 후련함으로 연결되기도 하였다.
“급하게 팔았을 때는 후회가 남아요...(중략)... 그래도 팔고 나면 속은 시원하죠.”(연구참여자 3)“
“ 돈이 좀 급하면 바로 팔았던 것 같고 그게 아닐 때는 패션 유튜버 같은 사람들 보면서 어떻게 시장이 돌아가는지 확인 한 다음에 판매할 상품을 정했던 것 같아요”(연구참여자 1)“
(4) 취향의 계발: 반복 경험을 통한 자기 인식의 변화
마지막으로, 일부 참여자들은 리셀 소비 과정 전반을 통해 자신의 취향과 판단 기준이 점차 변화하고 정교화되었음을 인식하였다. 구매를 미루고, 보유하며, 사용하거나 판매하는 일련의 과정을 반복하면서, 참여자들은 무엇이 일시적인 유행인지, 무엇이 끝까지 유지하고 싶은 대상인지를 구분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인식은 취향을 고정된 선호가 아니라, 경험을 통해 형성되고 훈련되는 것으로 이해하는 태도로 이어졌다.
“계속 보다 보니까, 진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뭔지 알게 돼요.” (연구참여자 9)“
“요즘은 한정판 아니면 굳이 유행 따를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내가 좋아하는 거 사요. 유행은 금방 바뀌니까요.”(연구참여자 10)“
“이제는 꼭 필요하거나 가치 있는 제품만 사요. 괜히 사두는 일은 없어요. 한 번 정리하고 나니까 기준이 생긴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14)“
특히 시세를 관찰하며 기다리는 시간은 단순한 대기 상태가 아니라, 자신의 선호와 기준을 점검하는 과정으로 기능하였다. 참여자들은 “계속 보다 보니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게 된다”, “괜히 갖고 싶은 것과 진짜 갖고 싶은 게 구분된다”고 표현하며, 리셀 소비 경험을 취향을 단련하는 과정으로 인식하였다. 이처럼 취향의 계발은 단일 거래의 결과라기보다, 갈등 관리 경험이 축적되며 나타나는 장기적이고 메타적인 결과로 확인되었다. 즉 이 과정을 통해서 ‘문화적 지표’를 읽는 능력, 즉 패션 생태계에서 요구되는 해석 능력을 점차 강화해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조금 더 경제적인 큰 능력 없이도 본인이 조금 더 고생하고 노력하면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경제적인 부분 고려하지 않고 조금 더 표현하기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연구참여자 14)“
“돈을 벌었다는 만족감도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잘 보관했다가 좋은 가격에 팔았다는 게 기분 좋아요.”(연구참여자 13)“
요약하자면, 패션 리셀 소비에서의 심리적 갈등은 단순히 해결되거나 해소되기보다는, 다양한 대응 전략을 통해 관리되며 네 가지 상이한 소비 경험의 결과로 전개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소비자들이 리셀 소비를 통해 무엇을 얻는가의 문제를 넘어, 불확실한 가치 조건 속에서 소비와 투자의 경계를 어떻게 조정하며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경험적 단서를 제공한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패러다임 모형의 구성 요소는 <Table 3>에 요약되어 있다. 인과적 조건으로는 디지털 플랫폼 환경 외에 희소성 인식, FOMO, 그리고 미래 가치에 대한 불안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패션 제품을 단순한 소비재가 아닌 잠재적 자산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출발점으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조건 하에서 중심현상으로 소비 가치와 투자 가치 간의 심리적 갈등이 형성되었고, 제품은 ‘사용해야 할 대상’이자 ‘보존해야 할 자산’으로 이중적으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갈등에 대응하여 참여자들은 사용 유보, 조건화된 착용, 정보 탐색 등 다양한 조정 전략을 수행하였으며, 이는 갈등을 해소하기보다는 상충하는 가치 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과정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패션 리셀 소비는 투자 성과, 사용을 통한 만족, 소비와 투자의 경계에 머무는 경험, 그리고 취향의 계발로 전개되는 과정적 현상으로 확인되었다. 즉, 본 패러다임 모형은 패션 리셀 소비를 단일한 의사결정의 결과가 아니라, 심리적 갈등이 형성 · 관리되며 소비자의 취향 인식으로 확장되는 경험의 과정으로 설명한다.
Ⅴ. 결론
1. 요약 및 논의
본 연구는 패션 리셀 시장에서 MZ세대 소비자가 경험하는 사용 가치와 교환(투자) 가치 간의 심리적 갈등과, 이에 대한 대응 과정을 근거이론 방법을 통해 탐색적으로 분석하였다. 기존 리셀 소비 연구가 주로 가격 효율성, 재판매 가능성, 혹은 합리적 · 전략적 판단의 결과에 초점을 두어 왔다면, 본 연구는 소비자가 구매 이후 단계에서 경험하는 가치 간 갈등과 그 조정 과정을 과정적 관점에서 조명하였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연구 결과, 첫째, 패션 리셀 소비에서 소비자들이 경험하는 사용 가치와 교환 가치 간의 심리적 갈등(중심현상)은 참여자들은 제품을 착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만족감과 사회적 인정, 정체성 표현의 가치를 분명히 인식하면서도, 사용 흔적이 교환 가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며 판단을 유예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갈등은 구매 시점에서 종결되지 않고, 보유 단계에서도 지속적으로 유지되었으며, 이는 리셀 소비가 단일한 의사결정 사건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전개되는 경험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리셀 소비를 합리적 판단이나 전략적 선택의 결과로 설명해 온 기존 연구(Becker-Leifhold & Iran, 2018)를 확장하는 결과이다. 선행연구에서는 리셀 소비자의 판단을 주로 구매 이전 단계에서의 인지적 계산이나 전략적 의사결정으로 설명해 왔으며, 재판매 가능성이나 가격 효율성 또한 주로 사전적 판단 기준으로 논의되어 왔다(Becker-Leifhold & Iran, 2018). 예컨대 선행연구에서는 재판매 가치가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으나, 구매 이후 실제 사용 여부나 사용 경험이 교환 가치 인식과 충돌하며 어떠한 심리적 긴장을 유발하는지는 충분히 논의하지 않았다. 본 연구는 이러한 논의의 공백을 보완하여, 사용 가치와 교환 가치 간의 갈등이 구매 이후 단계에서도 지속되는 중심 현상으로 작동함을 조명하였다. 또한 이러한 심리적 갈등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가치 정보의 가시화, 희소성 중심의 패션 시장 구조, 그리고 SNS · 커뮤니티 기반의 유행 가속 환경이 중첩되면서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희소성과 FOMO가 주로 즉각적인 구매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설명되어 온 선행연구의 논의(Aggarwal et al., 2011; Przybylski et al., 2013)를 확장하여, 리셀 맥락에서는 이들 요인이 구매 이후의 판단과 행동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Becker-Leifhold & Iran, 2018; Guiot & Roux, 2010; Liu et al., 2023)와 동일하게 리셀 소비에 있어서 경제적 가치(Economic Value)와 쾌락적 가치(Hedonic Value)가 주요 변수임을 입증하였다. 그러나 선행연구에서는 경제적 가치와 쾌락적 가치를 리셀 소비를 촉진하는 복수의 동기로 병렬적으로 제시하는 경향이 강했다면, 본 연구는 이러한 두 가치가 단순히 공존하는 것을 넘어, 상호 충돌하고 모순을 일으키는 '양가적(Ambivalent)' 관계임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선행연구의 결과를 확장하였다. 선행연구에서는 두 가치 간의 긴장이나 상충 가능성은 분석의 중심에 놓이지 않았던 것에 비해 본 연구는 사용을 통해 실현되는 쾌락적 가치가 오히려 교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인식이 소비자의 판단을 지연시키고 심리적 긴장을 심화시키는 양가적 관계를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 즉, 선행연구가 두 가치를 소비를 촉진하는 '유인책(Driver)'으로 해석했다면, 본 연구는 구매 이후 단계에서 사용(쾌락)이 교환(경제) 가치와 갈등하는 관계를 형성하며, 이로 인해 소비자가 심리적 긴장과 행동 지연(예: 굴비 소비 심리)을 경험한다는 점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둘째, 리셀 소비에서의 심리적 갈등에 대응하여 소비자들은 즉각적인 사용이나 처분을 선택하기보다는, 사용 유보, 조건화된 사용, 보유 및 관찰과 같은 갈등 조정 전략을 수행하였다. 특히 미착용 보관, 박스 및 구성품 유지, 제품 상태 관리와 같은 실천은 사용 욕구와 교환 가치 보존 욕구 사이의 갈등을 물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전략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참여자들은 리셀 플랫폼의 시세 정보, 거래 이력, 커뮤니티와 SNS를 통한 집단적 평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자신의 판단을 정당화하고 불확실성을 낮추는 정보 기반의 갈등 관리 전략을 병행하였다. 이는 기존 연구에서 제시된 전략적 소비 개념(Becker-Leifhold & Iran, 2018)을 구매 이후 단계까지 확장하여 이해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기존 연구에서 논의된 전략적 소비는 주로 가격 비교, 거래 타이밍 선택, 플랫폼 기능 활용과 같은 계획적이고 목적 지향적인 행동을 중심으로 설명되어 왔다(Becker-Leifhold & Iran, 2018). 반면 본 연구에서 도출된 갈등 조정 전략은 구매 이후 단계에서 상충하는 가치 조건을 동시에 관리하기 위한 실천적 대응으로, 사용을 지연하거나 조건화하고, 상태를 유지하며 판단을 유예하는 과정적 행동이라는 점에서 차별된다.
또한 선행연구(Liu et al., 2023; Park, 2025)에서는 리셀 플랫폼의 주요 기능을 거래 편의성, 판매자 신뢰도, 정품 인증과 같은 '거래 안전성 및 효율성' 측면에서 주로 논의하였다. 이에 비해 본 연구는 플랫폼이 제공하는 정보 환경(i,e., 시세 그래프, 거래량 추이 등)이 소비자의 심리적 갈등을 유발하는 구조적 원인임을 포착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에게 KREAM과 같은 플랫폼은 단순한 거래 장소가 아니라, 자신이 보유한 제품을 실시간 자산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투자 지표'로 기능하였다. 이는 플랫폼이 거래의 도구를 넘어 소비자의 제품 인식 프레임을 '사용재'에서 '투자재'로 전환시키는 기제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셋째, 이러한 갈등 조정 전략의 결과, 소비자들은 소비도 투자도 아닌 경계적 소비 경험의 상태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상태에서 제품은 이미 사용된 소비재도, 즉각적으로 거래되는 자산도 아닌 채 잠정적으로 보유되며, 그 의미가 유동적으로 구성되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상태를 소비자가 제품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사용과 처분을 유예한 채 가치 손실 가능성을 관리하는 경험으로 해석하였다. 이는 기존 소비자행동 연구에서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던, 구매 이후 단계의 미결정적 소비 경험을 구체화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기존 소비자행동 연구는 구매 이후 단계를 주로 사용 또는 처분이라는 이분법적 결과로 설명해 왔으며, 소비가 명확한 종결 상태에 도달한다고 가정하는 경향이 있었다(Arsel & Bean, 2013). 그러나 본 연구에서 확인된 경계적 소비 경험은 이러한 구분에 포섭되지 않는 상태로, 소비자가 제품을 소유한 채 사용과 처분을 모두 유예하며 가치 손실 가능성을 관리하는 소비 경험 상태를 보여준다. 소비자가 사용이나 처분 중 어느 한쪽으로도 이행하지 못한 채, 모호한 상태에 지속적으로 머무는 경험으로, Mimoun과 Bardhi(2021)가 제시한 지속적 소비자 경계성(chronic consumer liminality) 개념과 이론적으로 맞닿아 있다. 이 개념은 소비 경험이 일시적인 전환을 넘어, 반복적이고 장기적인 경계 상태로 지속될 수 있음을 설명한다.
더 나아가 일부 참여자들은 이러한 갈등 관리 경험이 반복되면서, 리셀 소비를 자신의 취향과 판단 기준을 점검하고 조정하는 학습의 과정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의 기존 연구는 리셀 소비의 결과를 만족도, 재이용 의도, 혹은 경제적 이익 실현 여부로 측정하는 경향이 있다(Park, 2025; Liu et al., 2023). 그러나 본 연구는 리셀의 결과가 단기적인 손익 확정을 넘어, ‘취향을 훈련하고 정립하는 과정’으로 귀결될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참여자들이 겪는 '기다림'과 '판단 유예'의 시간은 자신이 무엇을 진정으로 소유하고 싶은지를 성찰하는 학습의 기회로 작용하였다. 이는 리셀 소비를 경제적 행위로만 국한하지 않고, 자신의 안목을 키우고 정체성을 형성해 나가는 문화적 실천 행위(Cultural Practice)로 이해해야 함을 시사한다. 참여자들은 기다림–관찰–판단–보류–판매의 순환을 통해 무엇이 일시적인 유행인지, 무엇이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싶은 대상인지를 구분하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취향 기준을 점차 정교화해 나갔다. 이는 취향을 고정된 선호로 간주해 온 기존 논의(Arsel & Bean, 2013)를 보완하며, 취향이 경험과 판단 조정의 축적을 통해 형성되는 과정적 개념임을 시사한다.
2.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의 결론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패션 리셀 소비는 단일한 합리적 선택이나 투자 행위가 아닌, 사용 가치와 교환 가치 간의 심리적 갈등이 지속적으로 형성되고 조정되는 과정적 소비 경험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둘째, 리셀 소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행동은 갈등 조정 전략으로 개념화할 수 있으며, 소비자는 소비자와 투자자라는 이분법적 역할 중 하나를 선택하는 존재가 아니라, 두 가치 사이를 오가며 판단을 조정하는 존재로 해석되어야 한다. 특히 사용 유보, 상태 관리, 정보 활용과 같은 실천은 갈등을 회피하거나 해소하기 위한 소극적 행동이 아니라, 불확실한 가치 조건 속에서 위험을 관리하고 선택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한 적극적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셋째, 리셀 소비는 일부 소비자에게 취향을 점검하고 조정하는 학습의 장의 역할을 수행한다.
본 연구의 학문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패션 리셀 소비를 단일한 합리적 선택이나 전략적 판단의 결과가 아닌, 구매 이후에도 지속되는 ‘과정적 소비 경험’으로 개념화함으로써 기존 리셀 소비 연구의 범위를 확장하였다고 볼 수 있다. 즉, 구매 여부라는 결과만이 아니라 소비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함을 강조한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둘째, 본 연구는 리셀 소비 맥락에서 경제적 가치와 쾌락적 가치의 관계를 ‘병렬적 동기’가 아닌 ‘양가적 갈등 관계(ambivalence)’로 재구성한다는 점에서 이론적 기여를 지닌다. 즉, 사용을 통해 실현되는 쾌락적/사회적 가치가 오히려 교환 가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인식이 소비자의 판단 지연과 심리적 긴장을 유발함을 보여주었다. 이는 소비가치 이론을 구매 이후 단계까지 확장하여, 가치 간 상충과 갈등을 중심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셋째, 본 연구는 리셀 소비에서 나타나는 ‘경계적 소비 경험(liminal consumption)’을 독립적인 경험 상태로 제시함으로써, 소비자행동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간과되어 온 구매 이후의 미결정 상태에 대한 고려를 통한 소비 결과 중심의 기존 소비자행동 모델 보완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리셀 소비의 장기적 결과를 취향의 계발과 판단 기준의 정교화라는 학습적 · 문화적 차원에서 조명하였다. 이는 리셀 소비의 성과를 단기적 만족이나 경제적 이익으로만 측정해 온 기존 논의를 넘어, 소비 경험이 반복적 판단 조정과 기다림의 축적을 통해 소비자의 취향과 안목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임을 조명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취향을 고정된 선호로 간주해 온 기존 소비자문화 연구를 보완하며, 취향을 경험적으로 ‘훈련되는 과정적 개념’으로 재정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실무적 시사점을 갖는다. 첫째, 본 연구 결과는 패션 리셀 플랫폼 운영자에게 소비자의 판단 지연과 갈등 관리 과정을 고려한 서비스 설계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소비자들은 즉각적인 거래보다 보유 · 관찰 · 유예의 상태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단순히 거래를 촉진하는 기능뿐 아니라 시세 변동 추적, 관심 상품 관찰, 조건부 판매 알림 등 ‘기다림’을 지원하는 기능 등으로 소비자 경험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본 연구결과에 따르면 리셀 플랫폼의 정보 제공 방식은 단순한 거래 편의성을 넘어, 소비자의 제품 인식 프레임을 ‘사용재’에서 ‘투자재’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플랫폼은 소비자 행동을 유도하는 중요한 전략적 수단으로 정보 설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브랜드 및 유통 실무자는 리셀 시장이 단순한 2차 유통 채널이 아니라, 소비자가 브랜드와 제품의 가치를 재해석하는 경험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음에 주목하여야 할 것이다. 즉, 한정판 전략이나 협업 상품의 경우, 브랜드는 소비자가 ‘입을 것인가, 보관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맥락까지 고려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설계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브랜드 경험의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 따르면 리셀 소비는 단순한 절약이나 수익 추구를 넘어, 소비자가 자신의 취향과 소비 기준을 성찰하고 조정하는 학습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이는 소비자 교육 또는 지속가능한 소비 교육의 관점에서 리셀 소비를 무분별한 투기나 유행 추종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을 넘어, 소비자의 안목과 책임 있는 선택을 촉진하는 실천적 맥락으로 재해석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3. 연구의 제한점 및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
본 연구는 질적 연구 방법을 활용하여 패션 리셀 소비의 심리적 과정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였으나, 몇 가지 제한점을 지닌다. 첫째, 본 연구는 특정 세대와 소비 맥락을 중심으로 분석되었으므로,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연령대와 리셀 참여 수준을 포괄하는 비교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참여자의 회고적 진술에 기반하고 있어, 갈등 조정 전략의 장기적 변화와 시간에 따른 역동성을 충분히 포착하지 못하였다. 향후 연구에서는 종단적 연구 설계를 통해 소비자의 판단 조정과 취향 형성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에서 제시한 경계적 소비 경험과 갈등 조정 전략은 질적 분석을 통해 도출된 개념이므로, 후속 연구에서는 이를 양적 연구로 확장하여 개념의 측정 가능성과 설명력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또한 패션 외의 다른 희소 소비 맥락이나 문화적 산업 영역에서 유사한 갈등 구조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도 추가적으로 탐색될 수 있을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연구는 2025학년도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특성화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음(This research was supported by the College of Education, Korea University Grant in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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