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 그리스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와 현대 패션의 상관관계 연구 : 오스카 슐레머의 수학 무용과 수젠 청의 D.O.U.G. 프로젝트 분석을 중심으로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the correlation between the concept of Bio-techne in ancient Greece and modern fashion, in the context of Oskar Schlemmer’s dance of mathematics and Sougwen Chung’s D.O.U.G. Project. The following research questions outline the objectives of this study. First, what are the concepts and ideas that constitute Bio-techne in ancient Greece? Second, what characterizes the dance of mathematics by Schlemmer and the D.O.U.G. Project by Sougwen Chung, and what do these have in common with the concept of Bio-techne? Third, what characterizes the Bio-techne ideas of Schlemmer and Chung emerging in contemporary fashion? Last, but not least, how are the philosophical, aesthetic, and formative correlations between the idea of Bio-techne and contemporary fashion derived? The methods used include a literature review and content analysis. This study reveals that the idea of Bio-techne in modern fashion encompasses human consciousness, the surreal nature of coincidence and inevitability, an eclectic exploration of contemporary and near-future themes, the systematization of technological and philosophical interactions, the creation of post-mythological cyborgs, and the balance between humans and robots in both perfection and imperfection. Further, the idea of Bio-techne and modern fashion carries three implications as follows: a philosophical relationship of ‘a surrealistic post-humanistic examination through the quest for the boundaries between human and non-human, dream and reality, subconscious and conscious’; an aesthetic relationship of ‘the inner inevitability and transcendental fantasia arising from the interactivity of the mechanical reproduction of human actions and the human reproduction of machine actions’; and a formative relationship of ‘the imitation and liberation occurring between the material and the non-material based on the perfection and imperfection of the mixed image of humans and machines.’
Keywords:
Bio-techne, dance of mathematics, D.O.U.G. project, modern fashion, Oskar Schlemmer, Sougwen Chung키워드:
비오테크네, 수학 무용, 더그 프로젝트, 현대 패션, 오스카 슐레머, 수젠 청Ⅰ. 서론
1. 이론적 배경
현대의 인간 탐구는 휴머노이드, 인공지능, 로봇 공학 등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인간-기계(human-machine)와 인간 존재(humane being)의 공존을 기반으로 초월적 존재론, 동시대적 개인론, 유토피아적 인식론의 담론을 통해 논의되며 이는 패션디자이너들에게도 영향을 준다. 인공지능이 생성한 이미지를 인간이 직접 드로잉한 의상, 모델과 로보-도그(Robo-Dog)의 상호작용을 표현한 코페르니(coperni)의 2023년 F/W 컬렉션, 어도비(Adobe)사의 2023년 프로젝트 프림로즈(Primrose) 기술과 협업하여 반사형 고분자 분산 액정(PDLC)을 활용한 인터랙티브 드레스를 선보인 크리스찬 코완(Christian Cowan)의 2024년 F/W 컬렉션이 이 담론의 대표 사례이다. 이처럼, 패션과 테크놀로지, 인간 정신과 인공지능의 상호 관계성은 현시대의 미적 모더니티 표현의 기반이며, 현대 패션디자인에서 보이는 과학 기술과 인간의 상호작용은 고대 그리스의 비오테크네(Bio-techne) 아이디어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인간과 비인간’, ‘자연과 인공’ 관계의 근원인 비오테크네는 과학 기술로 자연 생명을 모방, 증강, 능가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요소를 의미한다(Mayer, 2018/2020). 비오테크네 개념과 현대의 기계, 로봇, 인공지능 탐구는 과학 기술과 인간 사유의 상관관계를 실험하고 기계와 인간의 경계가 흐려진다는 점이 동일하다. 또한, 현대 로봇과 인공지능은 단순한 기계 장치의 의미를 초월하여 인간의 존재를 증명하는 이성과 감정, 지능과 윤리, 완전과 불완전의 공유 대상으로 변모하고 있다(Mayer, 2018/2020). 곧, 이 논제는 인간 존재의 원형이 신에게 부여받은 기계 기술의 힘이라 믿고 인공 생명과 삶을 공유하며 동시대적이고 초월적인 이상 세계를 그려낸 비오테크네에서 그 원류를 찾을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비오테크네 아이디어는 현대 패션디자이너들에 앞서 현대 예술가들의 작품 표현 양식에서 확인된다. 대표 사례는 20세기 오스카 슐레머(Oskar Schlemmer, 1888-1943)의 수학 무용과 21세기 수젠 청(Sougwen Chung)의 D.O.U.G.(Drawing Operations Unit Generation) 프로젝트이다. 슐레머의 수학 무용은 인간의 움직임을 예술적·형이상학적 수학으로 해석하여 육체 본연의 공간 지각에서 벗어나 자연과 모순된 육체의 수학을 완성하며 평면적 기하학과 입체적 공간의 관계성을 탐구한 개념으로 과학 기술로 인간 능력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한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와 맥락이 닿아있다(Schlemmer, 1978). 반면, 청의 D.O.U.G. 프로젝트는 2015년부터 시작된 인간과 과학 시스템 간 협업 가능성의 실험이며 인간과 기계의 불완전함을 필두로 인간 존재의 본질을 찾는 작업으로 신에 의해 창조된 인공물이지만 자유 의지, 감정 등의 불완전한 정신성을 내포한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의 속성을 지닌다(Sougwen Chung, n.d.-a). 이처럼 슐레머와 청의 작품들은 인간의 생물학적 구조와 과학적 근거를 통해 신격화된 비인간의 존재를 예술적 근원으로 가시화한 대표 사례로 패션디자이너들의 인간과 테크놀로지의 상호 관계성 탐구에 영향을 준다.
선행 연구 분석 결과, 오스카 슐레머에 관한 연구는 Lee and Yun(2010)이 시각예술과 공연예술의 융합적 관점으로 현대 공연예술에 미친 슐레머의 영향을 분석하였으며, Han and Geum(2010)은 슐레머의 의상이론을 중심으로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의 현대 무용의상에 나타난 인체의 추상화를 연구하였다. 또한, Cho and Kim(2017)은 슐레머의 공연예술 교육을 기반으로 바우하우스의 장르 간 창의적 융합 교육시스템을 분석하였고, Son and Chun(2021)은 슐레머의 무대의상에 영향을 받은 현대 무대의상의 조형적 특징을 추출하였다. 더불어, Shin(2024)이 슐레머의 삼부작 발레에 나타난 기계적 관점을 통해 바우하우스 디자인의 기능주의를 고찰하였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와 수젠 청의 D.O.U.G. 프로젝트에 관한 연구는 부재하다.
2. 연구 목적 및 방법
본 연구의 목적은 고대 그리스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와 현대 패션의 상관관계를 오스카 슐레머의 수학 무용과 수젠 청의 D.O.U.G. 프로젝트 사례를 중심으로 고찰하는 데 있었다. 연구 목적 달성을 위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로 고대 그리스 비오테크네의 개념과 아이디어는 무엇인가이다. 둘째로 슐레머의 수학 무용과 청의 D.O.U.G. 프로젝트의 특징은 무엇이며, 이는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와 어떠한 공통점이 있는가이다. 셋째로 현대 패션에 나타난 슐레머와 청의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의 특성은 무엇인가이다. 마지막으로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와 현대 패션의 철학적·미적·조형적 상관관계는 어떻게 도출되는가이다. 본 연구의 연구 방법은 문헌 연구와 내용 분석이다.
3. 연구 프로세스
본고는 호메로스 시대부터 로마 시대까지의 고대 그리스 신화 관련 문헌과 선행 연구를 기반으로 비오테크네의 개념과 아이디어를 분석한다. 또한, 연구자들은 슐레머의 1926년 논문 「The mathematics of the dance」와 1930년 문헌 「Man and art figure」를 통해 수학 무용의 개념과 특징을, 청의 D.O.U.G. 프로젝트 1세대부터 5세대까지의 로보틱 형태와 관념적 특징을 추출하여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와 비교 분석한다. 더불어, 본 연구는 1920년대부터 2024년까지의 오트 쿠튀르 및 프레타 포르테 컬렉션 자료 중 슐레머와 청의 비오테크네 아이디어 특징을 지닌 작품 384점을 1차 추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현대 패션과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의 철학적·미적·조형적 상관관계를 심층 고찰한다.
II. 고대 그리스 비오테크네의 개념과 아이디어 고찰
1. 비오테크네의 개념: 자연 복제 기반의 기계 기술과 형이상학적 유토피아의 융합
자연 복제를 기반으로 한 기계 기술과 형이상학적 유토피아의 융합을 주창하는 고대 그리스의 개념 비오테크네는 ‘인간과 비인간’, ‘자연과 인공’ 간의 관계성을 오토마톤(automaton) 아이디어로 나타낸다. 비오테크네는 생명을 뜻하는 ‘bio’와 예술이나 과학으로 만듦을 의미하는 ‘techne’를 합성한 용어로 과학적 근거가 아닌 단순히 신의 의지로 창조된 성서의 아담, 피그말리온 조각상 등과 차이가 있다(Mayer, 2018/2020). 고대 그리스인들은 절대적 가치라고 믿었던 수학과 과학의 자연적 원리를 중심으로 철학, 음악, 천문학, 정치학, 형이상학, 수사학 등의 학문적 다각화를 이루어내고 신, 인간, 과학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며 당대의 기술 혁신을 뛰어넘는 고차원의 과학적 존재를 창조한다. 이들이 구현한 현실과 상상, 실재와 재현 사이의 형상물들은 신의 영역인 우주와 자연의 수학적 언어를 매개로 관념화되고 인간 사유의 철학과 예술의 근원인 신화적 스토리텔링으로 현존한다.
비오테크네의 핵심인 오토마톤은 과학과 기술의 공학을 이용하는 전문 기술을 가진 신에 의해 탄생한 결과물로 영생불사를 기원하는 인간의 욕망 그리고 정신과 마음을 가진 인공 생명을 창조하고자 하는 유토피아 사상을 내포한다. 오토마톤은 호메로스의 『Ilias』 제5장 749행에서 어원을 찾을 수 있는데, 원문 ‘αὐτόμαται’, ‘automatai’는 ‘스스로, 자동으로 움직임’을 의미한다(Homeros, 1998/2023; Mayer, 2018/2020). 자동으로 열리는 올림포스의 문을 묘사한 해당 부분은 형이상학적 신의 영역과 과학적 기술 형식의 융합을 통해 근미래의 자동화 기계 장치를 구현한 최초 사례로 이후 비오테크네 개념이 적용된 신화적 모티프에 영향을 준다. 그리스 신화 속 오토마톤은 헤파이스토스(Hephaestus), 다이달로스(Daedalus), 메데이아(Mēdeia), 프로메테우스(Prometheus)의 창조물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난다. 헤파이스토스는 청동 로봇 탈로스(Talos), 움직이는 삼각대(Self-moving Tripods), 황금 하녀들(Golden handmaids), 판도라(Pandora)를, 다이달로스는 살아 있는 조각상과 새를 모방한 인간 능력 강화 장치를 만든다(Homeros, 1998/2023; Plato, 1900/2019). 메데이아는 인공적 인간 능력 증강의 형태를, 프로메테우스는 신의 능력으로 인간을 창조한다(Apollodoros, 1921/2004; Ovidius, 1985/2018). 신화 속 오토마톤은 공상과학적 기계 기술을 통해 인간 존재의 근원을 탐구한 상상물로 불확실한 현실 세계와 완전한 이상향의 조화를 사유하는 인간상 구축의 근거이다.
2. 비오테크네의 아이디어: 인간의 완전성과 불완전성의 간극을 고찰한 형이상학적 기술
비오테크네는 인간과 동물의 생물학적 구조를 모방한 안드로이드 개발, 인공 생명으로 표출된 불멸의 욕망 탐구, 감각과 이성 속 이미지가 만들어낸 가상 현실 구축, 객관적 내면에 자리한 수수께끼적 시스템의 블랙박스화, 그리고 인간 형태와 신의 초월적 능력이 융합된 오토마톤이라는 형이상학적 기술 아이디어로 표상된다.
첫째로 ‘인간과 동물의 생물학적 구조를 모방한 안드로이드 개발’은 인체의 외부와 내부 움직임을 분석해 구조화하여 이를 기반으로 목적을 갖고 프로그램화된 안드로이드 로봇을 창조한다. 만물의 생성 원인이 혼돈 속의 질서와 조화에 있다고 믿은 고대 그리스인들은 불완전한 인간들의 삶에 완전성을 부여해 주는 신의 선물을 인간과 동물의 모습을 한 안드로이드 아이디어로 표현하는데 헤파이스토스가 개발한 탈로스와 다이달로스가 제작한 이카로스의 날개가 대표 사례이다. 크레타섬을 지키는 것이 프로그램화된 최초의 로봇 탈로스는 이코르(ichor)라는 신의 액체가 목에서 복사뼈까지 흐르는 인체 공학적 오토마톤이다(Apollodoros, 1921/2004). 아폴로니오스(Apollonis)의 『Argonautica』에 따르면, 탈로스는 복사뼈의 나사가 치명적인 약점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메데이아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데 이는 인간의 신체 구조와 혈액의 운동을 자연과학적으로 이해한 장면이다(Mayer, 2018/2020). 반면, 다이달로스는 인체의 등에서 날개가 자연스럽게 자라난 듯 제작하기 위해 깃털을 크기순으로 놓고 실로 엮어 밀랍을 칠하고 굽혀 새의 날개를 모방하며 이전에는 연구되지 않은 비행 기술을 개발한다(Ovidius, 1985/2018).
둘째로 ‘인공 생명으로 표출된 불멸의 욕망 탐구’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인간 본성을 통찰하고 과학 기술을 통해 영생과 젊음을 얻고자 한 인간 욕망을 나타내는 아이디어이다. 신화에서 늙음과 죽음은 인간의 불완전성을 상징하며 인공적 인간 능력 증강 형태의 개발을 촉진하는 매개로 신화적 존재는 현실 세계에서 운명의 불가피성을 수용하는 철학적 죽음, 영웅주의적 죽음의 명제를 만들어 인간다움을 정의하는 도덕철학의 잣대를 세운다. 특히 이 아이디어는 기술, 장비, 약물 등을 통해 자연적 기대 수명의 연장하는 신화적 비오테크네를 구현하는 인물인 메데이아의 신화에서 나타난다(Mayer, 2018/2020). 『Metamorphoses』 제7장에서 메데이아는 펠리아스를 죽이기 위해 그의 딸들을 모아 황금 솥에 약초를 넣고 늙은 양을 젊은 양으로 변신시키는 시연을 보인다(Ovidius, 1985/2018). 메데이아가 시연한 신화적 비오테크네는 실제로 늙은 양의 DNA를 약초와 혼합하는 것으로 현대의 생명 복제, 유전 공학, 인공 생명 등과 접점이 있다(Mayer, 2018/2020). 또한, 메데이아는 이아손이 황금 양 모피를 구하러 가는 과정에서 야생 황소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물약을 제공하는데, 이는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독수리가 쪼아먹을 때 땅에 떨어진 피에서 생겨난 콜히콤(colchicum)의 씨에서 추출한 것으로 현대에서 류머티즘(rheumatism)과 신경통 치료에 사용된다(Mayer, 2018/2020).
셋째로 ‘감각과 이성 속 이미지가 만들어낸 가상 현실 구축’은 판타지아(Phantasia)의 담론을 필두로 꿈(Oneiroi), 환영(Eidolon), 운명(Moirai)을 상징하는 신화적 요소를 감각 이미지와 이데아의 사이 혹은 감각 경험에 남은 심상을 상상하는 가상 공간으로 표현한 아이디어이다(Apollodoros, 1921/2004; Homeros, 1998/2023). 신화에서 진실과 거짓의 심상, 실재가 없는 심상, 신의 환각적 심상 등의 내적 이미지는 외적 이미지의 표현인 상상의 근원으로 이는 비오테크네를 통해 현존된다. 사례를 살펴보면, 호메로스의 『Odyssey』에서 ‘꿈’은 상아와 뿔로 만들어진 두 개의 문으로 표현되는데 상아는 헛된 희망을, 뿔은 진실을 상징한다(Homeros, 2017/2023). 또한, 감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지만 실재가 없는 ‘환영’은 오디세우스(Odysseus)가 저승에서 죽은 자의 혼과 환영을 만나는 것으로 묘사된다(Homeros, 2017/2023). 판타지아의 신화적 요소에 영향을 받은 아리스토텔레스는 『De Anima』에서 상상이 감각 운동의 결합으로 형성되며 참과 거짓을 모두 내포한다고 주장한다(Aristotle, 1995/2023). 후대 예술가 사모스의 테온(Theon)은 진실과 거짓, 감성과 이성, 환영과 지각 사이의 매개인 판타지아 감각을 나타내는 소리, 음악, 조명을 활용한 상상의 공간 작품으로 표현한다(Mayer, 2018/2020).
넷째로 ‘객관적 내면에 자리한 수수께끼적 시스템의 블랙박스화’는 오토마톤의 내부 작동 방식과 에너지의 원천이 기록되지 않고 상상만으로 해석되어 기계적 모티프의 실체가 수수께끼 속에 현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외부 형식이 관찰 가능한 블랙박스는 내부 시스템과 작동 방식은 알려지지 않은 불투명한 기계 또는 물체이다(Mayer, 2018/2020). 고대부터 현대까지 지속적으로 탐구의 대상인 생명, 감정, 욕구, 의식, 지능 등은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블랙박스적 속성을 지닌다. 또한, 인간 지능의 한계를 넘어선 인공지능은 인간이 마주해야 할 새로운 블랙박스적 존재로, 생명과 과학의 불투명성은 인공 생명과 비오테크네를 다룬 고대 그리스 신화의 특징이다. 실례로, 생명의 탄생과 인간 존재에 의문을 가지고 탐구했던 고대 그리스인의 아이디어는 프로메테우스의 신화를 통해 나타난다. 프로메테우스는 진흙과 물을 사용해 인간의 형체를 만들고 헤파이스토스와 아테나의 기술 지식과 불을 훔쳐 인간에게 주며 인간의 탄생과 문명의 발전을 이루어낸다(Ovidius, 1985/2018). 진흙과 물로 빚어진 존재, 신에게 부여받은 기술이라는 수수께끼 시스템인 인간 탄생 신화는 이후 인공 생명을 만들어내고 기계 기술을 통해 계몽하는 철학의 상징으로 표상된다(Mayer, 2018/2020).
다섯째로 ‘인간 형태와 신의 초월적 능력이 융합된 오토마톤’은 신이 불어넣은 인간 존재의 본질인 로고스(Logos), 에토스(Ethos), 파토스(Pathos)를 내재한 오토마톤 아이디어이다. 신화에는 신이 기계 장치와 로봇으로 고안한 오토마톤 외에 인간을 완벽히 복제하고 의식, 지성, 학습, 사고, 언어와 같은 특성이 있는 오토마톤이 존재하는데, 이는 인간에게 희망과 두려움을 주며 과학 기술의 발전이 인류의 근미래에 미칠 영향을 예언한다. 이러한 속성은 다이달로스의 살아 있는 조각상과 헤파이스토스의 판도라, 황금 하녀들에서 나타난다. 인간을 완벽히 복제한 다이달로스의 살아 있는 조각상은 플라톤의 『Menon』에서 머무르지 못하고 계속 움직이는 조각상으로 묘사된다(Plato, 1900/2019). 반면, 판도라는 불을 받은 대가로 인간 사회에 재앙을 일으키려는 신의 목적으로 제작한 최초의 복제 인간이다(Apollodoros, 1921/2004).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의식, 지성, 사고 등이 가능한 오토마톤인 판도라는 기술 혁신이 인간 사회에 미치는 양가적 영향의 상징체이다. 이와는 다르게, 황금 하녀들은 호메로스의 『Ilias』에서 헤파이스토스의 업무를 돕는 인간 소녀 대체물로 인간과 같이 사고하고 움직이는 복제품으로서 의식, 지성, 학습, 사고, 언어 등을 부여받은 존재이다(Homeros, 1998/2023; Mayer, 2018/2020).
III. 비오테크네 아이디어, 오스카 슐레머, 수젠 청 작품의 속성 분석
1. 오스카 슐레머 수학 무용: 잠재의식에서 의식으로의 이행 과정 속 예술과 형이상학적 수학의 창조성
오스카 슐레머의 수학 무용은 예술과 형이상학적 수학을 통해 잠재의식 속 창조성이 의식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슐레머가 주장한 잠재의식 영역의 창조성은 기계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형식적 가능성과 인간의 자기 초월에 대한 이상의 융합을 의미한다. 특히, 슐레머는 무대 위 인간 형상에 대한 탐구를 통해 기계화에 대한 예술과 형이상학적 상징성을 강조한다. 수학 무용의 무대는 “언어(word)”, “행위(deed)”, “형태(form)”, “정신(spirit)”, “실천(act)”, “형상(shape)”, “의식(mind)”, “사건(happening)”, “현현(顯現, manifestation)” 등과 같은 생명과 우주의 기원을 문학적·음악적 사건, 육체적·모방적 사건, 시각적·형상적 사건으로 구성하며, 무대 위 인간은 유기체인 동시에 수와 척도를 대변한다(Schlemmer, 1961, p. 18). 입방체의 선형적 네트워크로 구성된 무대와 심장 박동, 순환, 호흡, 뇌, 신경계의 활동을 내포한 유기적 인간의 조화는 기존의 무대 예술과 차별화된 인공적인 인간 형상이며, 이는 인공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한 고대 그리스 비오테크네 개념과 닿아 있다(Schlemmer, 1961). 실제로, 슐레머는 「Man and Art Figure」에서 인간의 육체적 한계를 넘어 자유로운 움직임을 추구하는 과정이 기계적 인간 형상인 ‘오토마톤’을 등장하게 했다고 강조한다(Schlemmer, 1961). 곧, 수학을 근거로 의식적·잠재의식적 정신과 유기적·기하학적 육체의 움직임을 탐구한 슐레머의 수학 무용은 기술과 인간의 융합에 대한 신념, 인간의 자기 초월에 대한 이상, 기계 예술을 통한 인간 혁신의 믿음, 인공적 형상들을 통한 공동체적 정체성 표현이라는 비오테크네 담론을 수용한다.
기하학 법칙 속 자율성과 인간 형상의 추상화가 핵심인 수학 무용은 기구화된 육체, 유기체적 입체인 인간, 수학적 형식, 절대적 3차원 공간인 의상이 기본 요소이다<Table 1>. 기구화된 육체는 생물학적 육체 구조의 해방을 의미하며 체조와 곡예 운동을 실험한다. 수평적 봉, 수직적 죽마로 구성된 곡예 운동은 기하학적 법칙 속에서 자기 초월적 움직임을 찾아내어 다차원적 운동성을 표현한다(Schlemmer, 1978). 반면, 인간은 기하학과 비례의 기계적 입체 형상으로 환원된 유기체적 입체로 척도 비율의 탐구 대상이다. 감성과 이성이라는 이원성의 조화가 특징인 유기체적 인간 탐구는 인간의 정신과 형체를 해체하고 형이상학적 표상으로 개념화하여 탈물질화를 구축한다(Schlemmer, 1961). 이와 다르게, 수학 무용에서 형식은 무대 위 인간의 움직임을 공간과 구조적 운동 법칙으로 해석하여 형상의 창조적 가능성을 드러내고 형이상학적 유토피아를 실현하는 게슈탈트 수학을 내재한다(Schlemmer, 1978). 3차원 공간인 의상은 인체의 수학적 형식 표출의 결과물로 형이상학적 감각이 육체-기계적 조형성으로 나타난 것이다. 슐레머는 바우하우스 기초교육과정에서 정립된 A-B-C 형식과 오토마톤적 외형을 의상에 적용하여 그로테스크 이미지와 육체 수학의 조형을 정립한다(Schlemmer, 1978).
슐레머는 인간, 육체, 형식, 의상을 기반으로 한 수학 무용을 “입방체적 공간 법칙”, “공간 속 신체 기능 법칙”, “공간 속 신체 운동 법칙”, “신체의 형이상학적 법칙”이라는 인체 변형의 법칙을 잣대로 세분화하여 인간 창조의 근원을 증명한다(Schlemmer, 1961, pp. 26-27). <Fig. 1> 슐레머의 공간 구성을 위한 기본 개념은 인간 형상을 입방체의 형태로 탐구한 입방체적 공간 법칙에서 기인한다(Schlemmer, 1961). 머리, 몸, 팔, 다리를 공간 속 입방체적 구조물로 변형한 이 법칙은 수직과 수평 구조로 이루어진 기하학적 추상 공간과 인간의 형상을 통합해 움직이는 건축을 구현한다(Schlemmer, 1961). 공간 속 신체 기능 법칙의 사례인 <Fig. 2>는 달걀 형태의 머리, 화병 형태의 몸, 곤봉 형태의 팔다리, 구 형태의 관절로 신체의 전형화를 통해 기계적 인간 형상인 마리오네트를 만든다(Schlemmer, 1961). 이는 관절 회전과 같은 신체의 특정한 기능적 법칙을 공간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탐구하여 기계적이고 추상화된 인간 형상을 표현한 것이다. 반면, <Fig. 3>은 공간 속 신체 운동 법칙을 연구한 것으로 팽이, 나선, 원반 형태를 접목한 기술적 유기체를 다룬다(Schlemmer, 1961). 슐레머는 인체 운동을 순수 동작이 아닌 기하학적·물리적 법칙으로 치환된 도구로 본다. 인간 신체 부위의 형이상학적 형식을 표현한 <Fig. 4>는 별 모양의 손, 뫼비우스 기호의 팔, 십자가 형태 어깨와 척추 등 형(形)의 분열과 융합으로 신체의 탈물질화를 만든다(Schlemmer, 1961). 신체의 형이상학적 법칙은 물질적 실체가 아닌 개념과 시각의 상징으로 본질적 신체 의식에서 벗어나는 사고의 추상적 변형을 보여준다.
2. 수젠 청의 D.O.U.G. 프로젝트: 인간과 기계의 불완전성 탐구를 통한 동시대적 인간 본질 정립
수젠 청은 동시대 인간의 본질을 정립하기 위해 인간과 기계의 불완전성을 탐구하고 로봇과 인간의 공존 필요성을 퍼포먼스 예술로 표현한다. 미래의 인간과 기계 감각의 공존을 실험한 5세대의 D.O.U.G. 프로젝트는 인간과 시스템, 인간과 인공지능의 경계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의 탐구이다(“TED”, 2019). 디자인 오픈 소스를 활용하여 로봇이 실시간으로 자신의 동작을 모방하도록 시스템을 변형한 4 axis robotic arm은 청이 MIT 연구실과 협업한 초기 프로젝트 결과물이다(“Sougwen Chung”, n.d.-a; “TED”, 2019). 모의실험에서 로봇의 모방 행위에 오차가 없는 것을 확인한 청은 2015년 뉴욕 Red Bull Studios에서 처음 시연한다(“TED”, 2019). 하지만, 모의실험과는 달리 실제 시연에서 4 axis robotic arm의 미끄러짐, 떨어짐, 떨림, 중단 등의 불완전한 움직임이 지속되어 청은 기계 역시 인간과 같이 불완전성을 내포하며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지한다(“TED”, 2019). 인간 행위 모방에서 시작된 인간과 기계 간의 불완전성 탐구는 생명의 기계적 모방인 오토마톤,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인공지능, 내부 시스템을 알 수 없는 블랙박스화, 신의 초월성과 인간의 불완전성 간의 융합이라는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와 같다. 신화 속 오토마톤은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수학과 기계적 완전성을 상징하고 정신, 언어, 사고 등의 불완전성을 내재한 존재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청 역시 생산도구로서의 기계가 아닌 인간과 기계의 협업으로 ‘동시대의 인간은 어떻게 존재하는가’의 답을 탐구한다.
수젠 청의 D.O.U.G. 프로젝트는 1세대 ‘Mimicry’, 2세대 ‘Memory’, 3세대 ‘Collectivity’, 4세대 ‘Spectrality’, 5세대 ‘Assembly’로 구성된다<Table 2>. 블랙 보드에 화이트 선을 중첩하는 퍼포먼스인 1세대 ‘Mimicry’는 4 axis robotic arm이 즉흥적 인간(작가) 행위 모방을 통해 결함과 오류를 학습하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자유 의지와 로봇의 시스템적 우연이 만들어낸 공명을 탐구한다. 반면, 딥러닝을 통한 시각 행위 학습과 인지적 확장을 실험하는 2세대 ‘Memory’는 로봇이 작가의 이전 드로잉을 습득하여 시각적 양식을 분석하고 이를 예술의 행위로 표현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청은 약 20년간의 작업물을 메모리 뱅크에 저장해 로봇의 훈련된 뇌 인지 신경망(RNN)을 구축하여 예측 불가능한 유희적 상호 관계를 분석한다(Mitchell, 2022; “Sougwen Chung”, n.d.-b; “TED”, 2019). 더불어, 단일 로봇에서 집단 로봇으로의 진화가 만들어낸 도시의 복합성을 표현한 3세대 ‘Collectivity’에서 청은 사회적 관점에서 인간과 기계의 상호성을 고찰하기 위해 맞춤 설계된 드로잉 로봇 무리인 Swarm Robotics를 필두로 밀도, 거주, 방향, 속도라는 도시의 속성을 담아낸다(“Sougwen Chung”, n.d.-c; “TED”, 2019). 또한, 바이오 피드백 프로그램 기반의 주체적 인지 발달 모델 구축 프로젝트인 4세대 ‘Spectrality’는 EEG 헤드셋으로 작가의 명상 의식을 뇌파 데이터로 기록해 로봇에게 제공하고 알파, 베타, 델타, 감마, 세타 스펙트럼의 회화적 행위로 해석하여 인간과 기계의 자유 의지적 관계를 증명한다(“Sougwen Chung”, n.d.-d). 마지막으로, 명상과 바이오 피드백을 중심으로 인간 주체와 기계 주체의 창의성을 실험한 5세대 ‘Assembly’는 로봇의 주체적 인지 발달 모델을 인간 행위와 융합해 행위자인 인간 역할을 전복하고 인간과 기계 주체를 재정의하며 인간·기계의 사회관계 모델을 제안한다(“Sougwen Chung”, n.d.-e).
D.O.U.G.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는 인간과 로봇의 상호적 행위인 “draw”를 중심으로 생명체인 인간과 알고리즘으로 구성된 로봇의 대비되는 조형적·관념적 특성을 표현한다<Fig. 5>, (“Sougwen Chung”, n.d.-a). 전신 동작 행위와 인지 상태를 포함한 인간과 로봇의 “draw”는 선으로 표출되는 “추상(abstract)”과 “합리(rational)”, “부드러움(softer)”과 “선명함(sharper)”이라는 대비적 속성을 내포하며 이는 “두드림(percussive)”과 “흘러내림(fluid)”, “비워짐(empty)”과 “채워짐(full)”이라는 조형적 특성과 인간과 로봇의 관념적 공통점인 “밝음(light)”과 “어둠(dark)”, “확실(certain)”과 “불확실(uncertain)”의 이원론으로 확장된다(“Sougwen Chung”, n.d.-a). 로봇 제스처를 상징하는 “두드림”은 기계의 반복되는 물리적 리듬이 만들어낸 공감각적 특성이며, 인간의 제스처인 “흘러내림”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감각의 리듬이다(“Sougwen Chung”, n.d.-a). 또한, “비워짐”과 “채워짐”은 인간과 로봇의 상호 행위, 통제와 표현 사이의 상호작용을 가시화한다(“Sougwen Chung”, n.d.-a). 관념적 특성인 “밝음”과 “어두움”은 눈에 보이는 즉흥, 감각 영역과 보이지 않는 데이터, 논리의 영역을, “확실성”과 “불확실성”은 통제와 우연의 조화로 개인과 집단의 관계 실험, 다른 형태의 지능이 함께 창조하는 행위를 의미한다(“Sougwen Chung”, n.d.-a).
3. 비오테크네 아이디어, 오스카 슐레머, 수젠 청 작품에 나타난 인간-기계 공존 현상
비오테크네 아이디어, 오스카 슐레머, 수젠 청의 작품은 인간과 기계에 내재한 불완전성과 완전성을 실험한다. 비오테크네 아이디어는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모방한 안드로이드를 개발하고 인공적 인간 능력 증강 형태를 구축하여 불완전성과 완전성이라는 이원적 관계 조명을 통해 인간 주체의 정신적·운동적 본질을 규정한다. 고대 그리스의 과학적 사고방식을 통한 인간 본질의 탐구는 슐레머와 청의 작업 모두에 보이지만, 담론의 접근 방식은 차이가 있다. 슐레머는 불완전한 인간의 육체적 한계를 완전의 표상인 기계화된 움직임으로 전복시켜 자기 초월적 창조성을 표현한다. 반면, 청은 인간과 로봇에 내재한 불확실성을 필두로 창조의 근원을 찾고 즉흥적이고 우연적인 움직임과 알고리즘에 의해 통제된 움직임 간의 조화를 탐구하여 미래 세대의 새로운 인간 군상을 그려낸다. 이처럼, 인간과 기계의 대비되는 운동의 융합으로 추상적 인간상을 구축한 슐레머와 인간의 우연성과 기계의 통제성을 현상학적 조화로 해석하여 집단 관계 모델 속 인간과 로봇의 공존 사회를 실험한 청의 아이디어는 카오스에서 하모니로의 이행 그리고 이상적 완전 상태에서 직면한 운명적 불완전성이라는 인간 본성의 형이상학적 잣대를 만들어낸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와 접점이 있다.
로봇에 내재한 의식과 무의식이 만들어낸 자유 인지는 비오테크네 아이디어, 오스카 슐레머, 수젠 청 작품의 공통된 인간과 기계의 속성이다.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의 오토마톤은 인간의 생물학적 형상과 의식, 지성, 사고, 언어 등의 관념적 인지를 내포하며 인간과 동일한 자유 인지를 내재한다. 하지만, 자유 인지를 지닌 기계적 인공 생명은 인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며 이성적 사고판단 능력을 보여주나 금기된 행위에 대한 호기심에 이끌려 실행한 작업의 오류로 되돌릴 수 없는 재앙을 불러오기도 한다. 기계의 자유 인지는 슐레머의 수학 무용에서 기하학과 비례의 기계적 척도를 통한 인간 운동 법칙의 초월성으로, 청의 D.O.U.G. 프로젝트에서는 인간 행위 모방으로 학습된 로봇의 우연성으로 표현된다. 슐레머는 수학 무용에서 인간과 선형적 공간의 상호성 고찰을 통해 인간 정신과 형상을 탈물질화하여 형이상학적 유토피아를 구현한다. 반면, 청은 로봇의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정밀한 선의 움직임 사이에서 통제되지 않은 우연적 무의식의 행위를 발견하며 유희적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곧, 비오테크네 오토마톤의 자유 인지 이론은 슐레머와 청이 기계와 인공지능에 내재한 이성과 감성, 척도와 초월, 통제와 우연의 속성을 중심으로 인간과 기계의 자율성과 유희성을 탐구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비오테크네 아이디어, 오스카 슐레머, 수젠 청의 작품은 기계 시스템의 불확실성이 구축한 게슈탈트 조형을 포함한다. 고대 그리스 신화 속 비오테크네 아이디어는 과학적 사고방식과 시스템의 구축이 담론의 핵심이나 시스템의 작동 원리가 제한적으로 서술된 것이 다수이다. 비오테크네의 생물학적 구조와 정신적 내면의 블랙박스화는 슐레머의 인간학과 청의 프로젝트에서 보이지 않는 척도, 데이터, 알고리즘의 게슈탈트화로 표현된다. 이들 중 슐레머는 생물학적·정신적 운동을 입방체로 이루어진 로봇의 운동으로 전환하고 비가시적 수학 알고리즘인 로봇의 운동을 게슈탈트화된 선형적 운동을 통해 인체의 움직임에 대한 기하학적·물리적 법칙을 만들어 수학 무용의 개념을 정립한다(Schlemmer, 1961). 반면, 청은 딥러닝과 알고리즘으로 자유 의지를 갖게 된 로봇과 인간의 즉흥적 협업을 통해 계산된 명료한 움직임과 불확정적인 유기적 움직임의 공존을 블루 컬러 레인지 속 선들의 중첩으로 표현하여 보이지 않는 정신의 세계를 가시화한다. 곧, 슐레머와 청은 비가시적 기계 시스템과 수학 알고리즘을 인간 존재의 탐구로 해석하고 기하학과 사회 구조의 전체성으로 표현하여 블랙박스적 불확실성을 작품에 적용한다.
순수 판타지아는 생물학적-기계적 주체의 운동이 만들어낸 유기적 다양성이 함축된 직관적 개념으로 이는 비오테크네 아이디어, 오스카 슐레머와 수젠 청 작품에서 모두 나타난다. 고대 그리스 신화는 진실과 거짓, 감성과 이성, 환영과 지각을 연결하는 판타지아를 기반으로 생물학적 주체와 기계적 주체를 융합한 상상의 형상을 그려낸다.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의 감각과 직관의 결정체인 판타지아는 슐레머와 청의 작품에서 생물학적-기계적 주체의 운동을 입방체, 선형화, 형이상학, 공동체의 구조로 표현된다. 수학 무용에서 슐레머는 인간의 유기적 운동을 입방체 공간, 선형적 기능 공간, 기계적 운동 공간, 형이상학적 공간으로 재해석하여 인간과 기계의 융합된 도형의 움직임을 탐구한다. 또한, 청은 인간 개인과 기계 개인의 즉흥적인 모방이 특징인 시간성 퍼포먼스와 인간 개인과 기계 집단의 유기적 다원성을 탐구하는 시대성 퍼포먼스를 통해 인간과 기계 그리고 개인과 공동체의 다양성을 선의 중첩으로 단순화한다. 순수 판타지아는 꿈, 환영, 운명 등의 개념을 통해 생물학적-기계적 주체를 만들어낸 비오테크네 아이디어를 근거로 슐레머와 청이 인간과 기계의 역학적 운동과 유기적 다양성을 순수 정신의 조형으로 표현한 것이다.
비오테크네 아이디어, 오스카 슐레머, 수젠 청 작품에 나타난 인간과 기계의 공존 현상 속 무경계적 그로테스크는 인간과 기계의 융합적 형상에 대한 의식, 형태, 컬러, 소리의 희극적·비극적 표현을 의미한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비오테크네는 영생을 기원하는 인간의 욕망을 대변하며 감각과 이성 사이의 꿈을 탐구하고 인간의 완전성과 불완전성을 희극과 비극의 스토리텔링으로 구현한 것이다. 또한, 비오테크네 아이디어는 자연과 인공, 생명과 비생명,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불균형이 형성한 기괴함을 내포한다. 더불어, 슐레머와 청 역시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탈범주화하며 차별화된 조형성을 표현한다. 슐레머는 추상적-형식적, 구조적, 기계적, 곡예적, 형이상학적 수학 무용을 통해 희극적-그로테스크적-풍자적 조형의 무용 양식을 정립한다(Schlemmer, 1961). 실례로, 슐레머의 대표 작품 『Triadic Ballet』은 무용, 의상, 음악이 기계적 알고리즘 움직임으로 조화를 필두로 전통 발레의 파토스와 영웅주의에서 벗어난 희극적 그로테스크 발레로 평가된다(Schlemmer, 1978). 이와는 다르게, 청은 인간과 기계 주체의 모호성, 생명과 비생명의 충돌, 로봇과 작가의 공동 주체라는 경계의 연결을 사회적 정체성과 인간과 사이보그의 그로테스크적 속성을 통해 담아낸다. 따라서,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에 나타난 경계의 모호성, 인지적 기괴성, 불완전한 위협에 대한 무경계적 그로테스크는 슐레머의 수학 무용에서 육체적-기계적 조형과 오토마톤적 인간 형상의 탈인간화로, 청의 프로젝트에서는 AI 하이브리드적 실현으로 표현된다.
IV. 현대 패션에 나타난 오스카 슐레머와 수젠 청 작품의 비오테크네 아이디어 분석
본 장에서는 현대 패션을 앞 장에서 고찰된 비오테크네 아이디어, 오스카 슐레머, 수젠 청 작품의 인간-기계 공존 현상을 바탕으로 ‘우연과 필연의 인간 의식과 초현실성’, ‘동시대와 근미래의 절충적 탐구’, ‘기술·철학적 상호작용의 시스템화’, ‘탈 신화적 사이보그의 구축’, ‘인간과 로봇의 완전과 불완전의 조화’라는 특성으로 세분화하여 분석한다.
1. 우연과 필연의 인간 의식과 초현실성: 기계와 인간의 상호성과 우연·필연의 시간이 구축한 초현실적 상징
우연과 필연의 인간 의식과 초현실성은 기계와 인간의 상호성과 우연·필연의 시간성이 구축한 초현실적 상징이다. 인간 신체와 정신을 복제한 비오테크네의 오토마톤은 인간이 사회의 일원이 되는 과정에서 완전한 신과 차별화된 불완전한 인간의 본성을 찾는 아이디어이다. 사회 속 기계의 자유 의지에 대한 비오테크네적 상상은 오스카 슐레머와 수젠 청의 작품에서 기계와 인간 내면 의식 간의 상호성과 우연과 필연의 시간성을 통해 인간-기계의 융합적 시각화로 표출되며, 현대 패션디자이너들의 작품에서도 기계 기술과 인간의 상호성이 만들어낸 우연과 필연의 속성이 보인다. 디자이너들은 고대 그리스 판타지아의 상징인 꿈, 환영, 운명의 요소를 초현실적인 패션 퍼포먼스로 재현하며 인간-기계의 상호 관계와 우연-필연의 속성을 표현한다. 사례를 살펴보면, 엘자 스키아파렐리(Elsa Schiaparelli, 1890-1973)의 1936년 금속 로프와 보라색 새틴 드레스 작품인 <Fig. 6>은 꿈과 현실, 신체와 기계 오브제 사이의 불안정한 경계를 잠재의식 속 망각 세계를 상징하는 스프링형 금속 로프가 현실의 의식 세계를 대변하는 새틴 드레스를 감싸는 구축물을 통해 가시화한다(“Surrealist Background”, 1936). 반면, <Fig. 7>은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1969-2010)의 1999년 S/S 컬렉션 『No. 13』 작품으로 화이트 앙글레즈(anglaise) 드레스를 착용한 모델이 원형 회전판 위에 정지하자 안무가 프로그래밍 된 로봇이 옐로우와 블랙 컬러의 페인트를 분사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Bolton, 2011; “McQueen spring”, 1998). 이는 기계와 인간 사이의 의식적이고 환영적 상호 관계를 회전하는 공간의 우연성과 프로그래밍 된 로봇의 필연적 움직임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와 다르게, 후세인 샬라얀(Hussein Chalayan, b. 1970)의 2001년 S/S 컬렉션 작품인 <Fig. 8>은 폴리에스터 레진 드레스를 작은 망치로 조각내는 퍼포먼스를 통해 옷의 일시적 시간성과 허상을 담아낸 것으로 컬렉션 초반의 컴퓨터 애니메이션 모델과 후반의 현실 모델을 초현실적으로 공존시켜 알고리즘과 인간의 융합 그리고 우연적 행위와 필연적 시간을 표현한다(“Chalayan spring”, 2000). 특히, 2023년 S/S 컬렉션에 소개된 코페르니의 작품 <Fig. 9>는 액체 상태인 섬유가 몸에 닿는 순간 원단으로 변하는 Fabrican 물질을 활용해 과학 기술이 재현한 인체의 새로운 변형 패러다임을 소개한다(Leitch, 2023). 이는 디자이너의 직관적 정신이 만들어낸 시간적 우연과 필연적 행위의 연결을 설명한 사례이다.
2. 동시대와 근미래의 절충적 탐구: 동시대의 과학 기술과 근미래의 상상이 만들어낸 자연 능력을 초월한 공상과학적 모티프
동시대와 근미래의 절충적 탐구는 동시대 과학 기술과 근미래의 상상이 만들어낸 자연 능력을 초월한 공상과학 모티프의 출현을 말한다. 비오테크네 아이디어는 자연의 생물학적 구조를 바탕으로 인간 능력 증강 혹은 초월한 공상과학의 존재를 설명한다. 더불어, 인간의 정신적 사고와 자연적 인체 구조의 해방을 통해 새로운 예술 체계의 근원을 정립하고자 한 오스카 슐레머와 수젠 청은 동시대의 과학 시스템을 활용해 유토피아적 인간 군상을 표현한다. 현대 패션디자이너들의 작품에서도 동시대의 과학 기술과 근미래적 상상이 융합된 공상과학 모티프가 나타나는데, 엠마뉴엘 웅가로(Emanuel Ungaro, 1933-2019)가 1969년에 발표한 공업 소재인 스틸로 디자인된 바디 주얼리와 파고다 구조의 깃털 와이드 팬츠가 대표적 사례이다(“Paris this”, 1969), <Fig. 10>. 이 작품은 기계 기술 재료와 파고다 건축의 구조적 조형을 융합해 인간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적 형체의 확장 그리고 부드러움과 선명함, 두드림과 흘러내림, 비워짐과 채워짐 등 확실성과 불확실성의 경계가 구축한 기계 미학적 관념을 내포한다. 반면, 준야 와타나베(Junya Watanabe, b. 1961)의 2000년 S/S 컬렉션인 <Fig. 11>은 기능적 방수 소재의 리버시블 드레스와 입체적 구 형태의 헤드피스를 착용한 모델이 비가 내리는 런웨이를 달리는 장면을 통해 오브제의 형태 변형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와타나베는 첨단 기술과 기하학 형태가 결합된 작품과 기계적 인간을 상징하는 미래지향적 헤드피스를 통해 자연적 현상이 초래한 불완전한 상태를 근미래적 상상력으로 극복하는 기능주의 기반의 형이상학 존재를 표현한다. 알렉산더 맥퀸의 2023년 F/W 컬렉션 작품 <Fig. 12>는 와타나베와 동일하게 자연 현상인 바람에 저항하는 몸의 비자연적 현상을 구현한다. 맥퀸은 유리 인공 터널에 인공 바람을 주입하고 가죽 슈트와 패러 슈트를 착용한 모델이 이 터널을 걷도록 연출하여 테크노와 자연, 감각과 제어, 유기체와 시스템의 만남이라는 자기 초월 현상을 작품에 그려낸다(Mower, 2003a). 반면, <Fig. 13>은 스키아파렐리의 2024년 S/S 컬렉션 작품으로 근미래적 공상과학의 상징물을 패션의 한 요소로 끌어들인 사례로 모델이 기계 장치로 장식한 로봇 아기를 안고 등장한다.
3. 기술·철학적 상호작용의 시스템화: 수학적 알고리즘의 형식이 반영된 육체와 정신의 추상 그리고 운동과 형식의 원리 구축
기술·철학적 상호작용 시스템은 수학적 알고리즘의 형식이 반영된 육체와 정신의 추상 그리고 운동과 형식의 원리 구축을 의미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성적인 수학과 과학의 시스템을 바탕으로 신, 인간, 우주의 형이상학적 전체성을 탐구하여 현실과 상상, 실재와 재현이라는 철학적 명제가 과학·기술적으로 구현된 비오테크네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이는 현대 예술에 보이는 형이상학적 추상의 근거로 오스카 슐레머의 수학 무용과 수젠 청의 프로젝트에서 인간과 로봇의 정신적·운동학적 상호성 분석을 통해 언어, 행위, 정신, 실천, 의식의 추상으로 구현된다. 또한, 현대 패션디자이너들은 과학과 수학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인체의 추상을 절대적 3차원 공간과 육체-기계적 형식으로 표현한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적 형식을 순수한 절대적 조형성으로 읽어낸 마들렌 비오네(Madeleine Vionnet, 1876-1975)는 기하학적 패턴과 드레이퍼리 변형을 작품에 담아낸다. <Fig. 14>는 비오네의 1923년 frock으로 왼쪽 작품은 드레이퍼리 기법으로 새로운 수학적 데콜테 라인을 제안하고 chinese red 컬러의 crêpe de Chine 원단 위에 다이아몬드 형태 크리스털 자수로 절대적 조형성을 강조한 것이며, 오른쪽 작품은 ciel blue 컬러의 satin-backed moiré 원단을 드레이퍼리하여 뒷면의 대칭적 나비 구조를 표현한 것이다(“Vionnet Clings”, 1923). 반면, 엘자 스키아파렐리의 1938년 작품 『Skeleton Dress』는 뼈 형상을 입체적 부조로 나타내고 해부학의 과학적 접근 방법과 형이상학적 초현실성의 융합을 통해 그로테스크한 비자연적 인간 형상을 창조해 낸 것이다<Fig. 15>. 더불어, 열처리된 우븐 원단을 활용하여 기하학의 입체를 표현한 피에르 가르뎅(Pierre Cardin, 1922-2020)의 1968년 작품 『Moulded dress』 <Fig. 16>은 수학적 질서인 척도, 비례, 조화의 모듈러가 만들어낸 인체의 구조적 추상이 특징이다(“The Moulded”, 1968). 추가적으로, 디지털 패턴, 나일론 셀로판, 메시 등 비자연적 빛의 추상을 실험한 해미쉬 모로우(Hamish Morrow)의 2004년 S/S 컬렉션 작품 <Fig. 17>은 Warren du Preez와 Nick Thornton Jones의 기하학 컬러 모듈로 구성된 디지털 그래픽 영상을 화이트 드레스에 투사하여 자연적 육체와 기계적 빛의 상호성을 탐구한 결과물이다(Mower, 2003b).
4. 탈 신화적 사이보그의 구축: 오토마톤 아이디어의 과학적 현존인 인간과 로봇의 하이브리드 조형성
탈 신화적 사이보그의 구축은 상상적 형상인 오토마톤 아이디어의 과학적 물질화로 형성된 인간과 로봇의 하이브리드 조형성을 말한다. 비오테크네 아이디어는 신의 초월적 기계 기술 능력을 기반으로 인체, 의식, 지성, 학습, 사고, 언어와 같은 정신과 육체를 복제한 오토마톤을 주창한다. 신화 속 상상으로 존재했던 오토마톤 아이디어는 과학 기술의 발전과 함께 현실 속에서 현존하는데, 이는 오스카 슐레머와 수젠 청의 작품에서 정신과 인체의 자연적 한계에서 해방되고 기계와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인간 군상의 새로운 존재론적 개념으로 표상된다. 더불어, 패션디자이너들은 인체에 대한 사이보그적 해석으로 하이테크 모더니즘과 탈신화적 오토마톤을 표출한다. 실례로, 루디 게른라이히(Rudi Gernreich, 1922-1985)의 1966년 작품 『Glue-it-yourself』 <Fig. 18>은 삼각형의 비닐 패치를 신체에 직접 부착한 인터랙티브 콘셉트의 디자인으로 직물과 신체, 의복과 움직임의 관계를 무용수의 관점에서 읽어낸 인간 사이보그화 구축의 사례이다(Borrelli-Persson, 2022). 또한, 앙드레 쿠레주(André Courrèges, 1923-2016)는 1969년 오렌지, 레드, 그린, 블루 컬러의 글램 폴리쉬 메탈 소재를 암밴드와 구슬 형식의 장식에 활용하여 비인간성과 오토마톤의 실재를 커브형 브래지어와 mini mini 스커트 작품 <Fig. 19>에 표현한다(“Paris this”, 1969). 더불어, 티에리 뮈글러(Thierry Mugler, b. 1948)의 1995년 작품 『Fembot』 <Fig. 20>과 지방시(Givenchy)의 1999년 F/W 컬렉션 작품인 <Fig. 21>은 인간과 로봇의 하이브리드를 통해 탈 신화적 사이보그를 그려낸 사례이다. 뮈글러는 발레의 시각적 언어로 인간 정신과 신체의 의식, 자각, 수양을 연구하고 로봇의 메커니즘을 접목해 반자연적 인간 실재를 구축한다(Vidi, 2020). 이와는 다르게, 지방시는 석고 모형으로 만들어진 투명 플라스틱 바디 위에 프로그래밍된 LED를 부착하여 정신과 육체의 정보화와 기계화를 형성한 안드로이드 쿠튀르라는 장르를 만든다(Borrelli-Persson, 1999).
5. 인간과 로봇의 완전과 불완전의 조화: 인간과 로봇의 인지 속 완전성과 불완전성 고찰을 통한 그로테스크, 판타지아, 블랙박스 아이디어
인간과 로봇의 완전과 불완전의 조화는 인간과 로봇의 인지 속 완전성과 불완전성 고찰을 통한 그로테스크, 판타지아, 블랙박스 아이디어의 표상을 뜻한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가상과 현실, 감각과 이성, 환영과 지각 사이의 내적 이미지 고찰은 인공 생명, 인간 증강, 자동화 기계 장치 등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의 그로테스크, 판타지아, 블랙박스의 외적 이미지를 도출하는 근원이다. 오스카 슐레머의 수학 무용은 예술적-형이상학적 수학을 탐구하여 언어, 정신, 실천, 의식 등 무형상과 행위, 형태, 실천, 사건, 현현 등으로 구성된 무대 공간, 유기적·기하학적 육체의 움직임을 구축하며 기계-인간의 무경계적 조화가 반영된 그로테스크 판타지아를 표현한다. 반면, 수젠 청은 인간의 명상적 행위가 만들어낸 뇌파 데이터를 맞춤형 로봇에 딥러닝하여 인간과 로봇의 주체적 인지 행위가 형성한 회화적 행위로 완전과 불완전의 예측 불가능한 조화로 읽어낸다. 또한, 패션디자이너들은 무형상의 정신적 요소와 형상의 과학적 모티프를 융합해 조형적 완전성과 불완전성의 그로테스크를 가시화한다. 사례를 살펴보면, 인간-기계의 혼용 이미지를 구축한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 1938-2022)의 1989년 작품 <Fig. 22>는 『The Wizard of Oz』의 양철 나무꾼과 1954년 영화 『Creature from the Black Lagoon』의 괴수를 모티브로 한 실버 컬러의 기계 주름 드레스로 감정 없는 로봇의 인간성 갈망과 불완전한 신체의 그로테스크가 특징이다(Musto, 1989). 더불어, 빅터 앤 롤프(Victor & Rolf) 1998년 『Atomic Bomb』 컬렉션의 스모킹 수트인 <Fig. 23>은 원자폭탄의 버섯구름을 실루엣에 적용하여 과학 기술과 인간 형상에 내재한 완전과 불완전이 융합된 블랙박스의 기괴성을 가시화한 것이다. 추가적으로, 알렉산더 맥퀸의 2006년 S/S 컬렉션의 홀로그램 퍼포먼스 <Fig. 24>는 유리 피라미드 안에 비물질적 스코틀랜드 여성을 환영의 심상으로 표현하며 과학 시스템을 통한 판타지아를 그려낸 것이다(Mower, 2006). 또한, 아이리스 반 헤르펜(Iris van Herpen, b. 1986)은 2020년 S/S 컬렉션에서 신경과학자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Santiago Ramón y Cajal, 1852-1934)의 신경망과 hydrozoa 유기체 구조로 블랙박스화된 미시적·거시적 세계를 발견하고 이를 정신-신체-우주의 움직임으로 해석하여 디지털 패턴과 3D 구조로 구축하여 판타지아의 실루엣을 만든다(Verner, 2020), <Fig. 25>.
V.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와 현대 패션의 상관관계 고찰
1.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와 현대 패션의 철학적·미적·조형적 상관관계는 다음과 같다<Fig. 26>.
1. 철학적 관계: 인간과 비인간, 꿈과 현실, 잠재의식과 의식의 경계 탐구를 통한 초현실적 포스트 휴머니즘 고찰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와 현대 패션의 철학적 관계는 인간과 비인간, 꿈과 현실, 잠재의식과 의식의 경계 탐구를 통한 초현실적 포스트 휴머니즘의 고찰에서 시작된다. 과학 기술 발전은 생물학적 인간 중심의 존재에서 비생물학적·무형상적 존재를 포함하는 인간 본질 탐구의 확장을 의미한다. 특히, 인공 생명에 대한 현대의 포스트 휴머니즘 개념은 고전기 그리스 신화 속 비오테크네 아이디어 탐구가 근원이다. 인간과 비인간, 거짓과 진실, 감성과 이성, 환영과 지각의 경계는 비오테크네 개념에서 신의 영역인 과학 기술 능력과 인간 모방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오토마톤, 가상 현실, 인간 증강을 상상하는 내적 모티프이다. 또한, 고대 그리스인들은 오토마톤, 가상 현실, 인간 증강의 비오테크네 아이디어를 통해 인간의 완전성을 향한 욕망과 불완전성의 인간다움을 고찰하며 인간과 우주의 탄생, 죽음, 본질을 정의한다. 이처럼 비오테크네의 관점에서 해석한 포스트 휴머니즘 개념은 현대 패션에서 나타나는데, 디자이너들은 잠재의식의 영역인 망각과 꿈을 인간 실재의 사이보그화를 통해 근미래적 관점에서 과거-현재-미래의 공존과 인체와 정신의 동시대성이 해방된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한다. 현대 패션디자인에서 보이는 무형상의 판타지아적 정체성, 알고리즘과 인간의 상호 행위, 기계 장치를 통한 자기 초월적 존재 등은 생물학적 인간과 오토마톤적 인간의 경계를 가시화하고 탄생과 죽음, 유한과 무한, 정보와 자아에 대한 통찰을 대변한다. 따라서,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와 현대 패션은 동시대와 근미래의 관점에서 인간과 인공 생명의 상호성이 만들어낸 새로운 인간 존재의 본질을 초현실적 시각으로 실험한다는 측면에서 철학적 관계가 있다.
2. 미적 관계: 인간 행위의 기계적 재현과 기계 행위의 인간적 재현의 상호성이 구축한 내적 필연과 초월적 판타지아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와 현대 패션의 미적 관계는 인간 행위의 기계적 재현과 기계 행위의 인간적 재현의 상호성을 구축하여 내적 필연과 초월적 판타지아를 해석한다. 비오테크네 아이디어는 인간의 죽음에 대한 공포와 무지의 불안을 없애고 내적 조화를 이루어내기 위한 실험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인간을 모방한 인공 생명과 기계 기술을 통한 인간 증강 능력의 신화적 존재를 상상하고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탐구하며 인간 존재에 대한 내면적 이미지를 미적 양식으로 구축한다. 이처럼, 인간은 외부 사회로부터 공포와 불안을 해소하지 못할 때 필연적으로 자기 내면의 정신 운동을 시작한다. 현대 패션디자이너들은 자아의 깊이를 시각적 단순성과 평면성으로 표현하는데, 이는 인간 행위의 기계적 재현 혹은 기계 행위의 인간적 재현을 통해 오브제를 실체화한다(Joselit, 2000). 곧, 인간의 형상적 우연과 기계의 알고리즘적 필연이라는 상반된 행위는 개인의 자아를 수학적 형식으로 변위시켜 내면을 탐구하는 은유 대상이자 순수 자연적 형상의 경계를 해체하여 초월적 감각의 판타지아를 표현하는 관념적 도구이다. 이에 디자이너들은 인체의 새로운 형식을 제안하기 위해 프로그래밍된 안드로이드의 움직임과 인간 의식 간의 관계를 융합하거나 로봇과 인체의 형상을 초현실적으로 추상화하며 메타적 판타지아 미학을 작품에 담아낸다. 이처럼,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와 현대 패션디자인은 인간과 기계의 자유 의지적 행위와 상호적 재현을 기반으로 자기 초월적 내면을 자연과학적 형식의 변위를 통해 판타지아의 에티카(Ethica)로 표현하는 미적 관계를 공유한다.
3. 조형적 관계: 인간-기계 혼용 이미지의 완전과 불완전이 투영된 물질과 비물질 간의 모방과 해방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와 현대 패션의 조형적 관계는 인간-기계 혼용 이미지의 완전과 불완전이 투영된 물질과 비물질 간의 모방과 해방을 실험하는 것이다. 인간 정신의 기계와 수학의 탐구로 형성된 초월적 유토피아는 인간과 기계의 혼용 이미지가 지닌 완전과 불완전을 순수 기하학과 알고리즘화된 형상으로 표현하며 우주, 인간, 과학 시스템의 모방을 통한 자연 구조의 초월적 해방을 실현시킨다. 인간과 기계의 모방, 혼용, 해방의 관계는 고전기 그리스 신화 속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에서 자연의 생물학적·정신적 구조를 복제한 휴머노이드, 자연 혹은 과학의 초월적 능력을 접목한 인간 능력 증강 모티프, 기계 기술의 블랙박스화를 통한 철학적 계몽 등으로 설명된다. 신화 속 인간-기계의 혼용은 현대 예술에서 기존의 인간성에 대한 관념을 전복시키고 인간과 기계에 내재된 물질과 비물질의 모방과 해방이라는 융합 조형 요소로 가시화되며 이는 경계의 불확실성이 만들어낸 그로테스크의 특성으로 표출된다. 또한, 현대 패션디자이너들은 정신-신체-우주의 움직임과 우연과 필연의 시간과 시대의 기호를 사이보그적 조형과 하이테크 소재로 표현하고 비물질적 정신의 디지털 그래픽화와 인간과 기계의 하이브리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인간과 기계 간의 모방과 해방의 관계를 컬렉션에 그려낸다. 곧,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와 현대 패션의 조형은 인간-기계의 상호 모방 속에서 찾아낸 자연 구조의 초월적이고 해방적인 시각을 중심으로 완전과 불완전이 공존하는 그로테스크적 탈인간을 만든다.
VI. 결론
본 연구의 목적은 고대 그리스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와 현대 패션의 상관관계를 오스카 슐레머의 수학 무용과 수젠 청의 D.O.U.G. 프로젝트 사례를 중심으로 고찰하는 데 있었다. 본고의 분석 결과, 고대 그리스의 개념인 비오테크네는 자연 생명체의 기계적 복제를 기반으로 인간과 비인간, 자연과 인공 간의 관계성을 오토마톤 아이디어로 해석하였다. 곧, 비오테크네는 인간과 동물의 생물학적 구조를 모방한 안드로이드 개발, 인공 생명으로 표출된 불멸의 욕망 탐구, 감각과 이성 속 이미지가 만들어낸 가상 현실 구축, 객관적 내면에 자리한 수수께끼적 시스템의 블랙박스화, 인간 형태와 신의 초월적 능력이 융합된 오토마톤이라는 인간의 완전성과 불완전성의 간극을 탐구하는 형이상학적 아이디어였다. 또한, 복제 인간, 인공 생명, 가상 현실, 블랙박스화, 인공지능의 비오테크네 아이디어는 슐레머의 수학 무용과 청의 D.O.U.G. 프로젝트에서도 나타났다. 슐레머의 수학 무용은 예술적·형이상학적 수학과 인간의 관계 탐구를 통해 잠재의식 영역의 창조성을 의식 영역의 자기초월적 유토피아 무용으로 구현한 것이었다. 반면, 청의 D.O.U.G. 프로젝트는 인간과 기계의 협업 행위에서 발현된 불완전성을 기반으로 시간성과 시대성이 내포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본 연구에서 추출된 비오테크네 아이디어, 슐레머, 청의 작품에 나타난 인간-기계 공존 현상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는 인간과 기계에 내재한 불완전성과 완전성을 실험하는 이원론이었고, 둘째는 로봇에 내재한 의식과 무의식이 만들어낸 자유 인지였다. 셋째는 기계 시스템의 불확실성이 구축한 게슈탈트 조형이었으며, 넷째는 생물학적-기계적 주체의 운동이 만들어낸 유기적 다양성이 함축된 순수 판타지아였다. 마지막으로 인간과 기계의 공존 현상 속 의식, 형태, 컬러, 소리의 희극적·비극적 표현인 무경계적 그로테스크였다.
현대 패션에 나타난 오스카 슐레머와 수젠 청 작품의 비오테크네 아이디어 특성은 우연과 필연의 인간 의식과 초현실성, 동시대와 근미래의 절충적 탐구, 기술·철학적 상호작용의 시스템화, 탈 신화적 사이보그의 구축, 인간과 로봇의 완전과 불완전의 조화였다. 첫째로 우연과 필연의 인간 의식과 초현실성은 기계와 인간의 상호성과 우연과 필연의 시간을 꿈, 환영, 운명의 초현실적 상징으로 재현하는 것이었으며, 둘째로 동시대와 근미래의 절충적 탐구는 동시대의 과학 기술과 근미래의 상상이 융합된 자연 능력을 초월한 공상과학 모티프를 형성하는 것이었다. 셋째로 기술·철학적 상호작용의 시스템화는 수학적 알고리즘의 형식이 반영된 육체와 정신의 추상, 운동과 형식의 원리 구축을 의미하였으며, 넷째로 탈 신화적 사이보그의 구축은 상상적 형상인 오토마톤 아이디어의 과학적 현존인 인간과 로봇의 하이브리드 조형성을 탐구하는 것이었다. 다섯째로 인간과 로봇의 완전과 불완전의 조화는 인간과 로봇의 인지 속 완전성과 불완전성 고찰을 통한 그로테스크, 판타지아, 블랙박스 아이디어를 표출하는 것이었다.
본고의 결과, 비오테크네 아이디어와 현대 패션은 ‘인간과 비인간, 꿈과 현실, 잠재의식과 의식의 경계 탐구를 통한 초현실적 포스트 휴머니즘 고찰’이라는 철학적 관계를, ‘인간 행위의 기계적 재현과 기계 행위의 인간적 재현의 상호성이 구축한 내적 필연과 초월적 판타지아’라는 미적 관계를, ‘인간-기계 혼용 이미지의 완전과 불완전이 투영된 물질과 비물질 간의 모방과 해방’이라는 조형적 관계를 내포하였다. 결론적으로, 20세기 이후 패션디자인은 인간과 기계의 재현적 상관관계 속에서 자연적 운동의 해방을 통해 시각적 순수성, 단순성, 평면성을 구축하였고 인간 실재의 사이보그화가 만들어낸 근미래적 인간 존재 본질의 재정의로 디지털, 알고리즘, 로봇의 가상적 원형을 가시화하였으며, 이는 공상과학적 기술과 현실 세계를 조화시켜 형이상학적 유토피아를 형성한 비오테크네 아이디어가 근원이었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박사학위 청구 논문 내용의 일부가 포함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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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ugwen Chung. (n.d.-d). https://sougwen.com/project/mutations-of-presence-2021
- Sougwen Chung. (n.d.-e). https://sougwen.com/project/assembly-lines-2022
- TED. (2019, September). Why I draw with robot [Video]. TED@BCG Mumbai. https://www.ted.com/talks/sougwen_chung_why_i_draw_with_robots
- The Moulded Dress of Cardin. (1968, October 1). Vogue New York. 128.
- The Skeleton Dress. (2002, May 27). V&A. https://collections.vam.ac.uk/item/O65687/the-skeleton-dress-evening-dress-elsa-schiaparelli/
- Verner, A. (2020, January 20). Iris van Herpen, Vogue. https://www.vogue.com/fashion-shows/spring-2020-couture/iris-van-herpen#review
- Vidi, M. (2020, May 15). Exhibition Review: Thierry Mugler: Couturissime, The fashion studies journal. https://www.fashionstudiesjournal.org/reviews-2/2020/5/15/exhibition-review-thierry-mugler-couturissime?utm
- Viktor & Rolf: Fashion Meets Art. (2024, July 16). Kino & Kunst. https://kino-kunst.de/kunst/viktor-rolf-bridging-the-divide-between-fashion-and-art
- Vionnet Clings to Narrow Lines and Introduces the Jabot Back. (1923, January 15). Vogue New York. 60-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