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유·패션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에코디자인 전략 : 글로벌 및 국내 기업 사례를 중심으로
Abstract
The fashion industry has been recognized as a major contributor to environmental degradation, prompting regulatory efforts such as the European Union’s Strategy for Sustainable and Circular Textiles. Central to this endeavor is the concept of eco-design, which emphasizes sustainability across the entire product lifecycle. However, despite growing conceptual discussions, limited research has examined how eco-design is operationalized within fashion firms, and to address this gap, this study conducted a case analysis of fashion companies, including both global and Korean brands, using the seven eco-design domains proposed by the European Commission as an analytical framework. The analysis covered a total of 11 fashion brands, with the findings revealing that eco-design implementation is not a uniform process but rather a strategic portfolio of selectively combined practices across lifecycle stages. Moreover, while global firms tend to adopt resource-intensive domains such as data-driven measurement, governance, and sustainable production, smaller designer brands favor flexible approaches, including design innovation and upcycling — differences that reflect variations in resource availability, supply chain control, and regulatory exposure. This study contributes to the literature by offering empirical insights into how eco-design is implemented across different types of fashion firms, while providing practical guidance for firms seeking to adopt sustainability strategies aligned with their capabilities.
Keywords:
Eco-desing, sustainability, sustainability fashion, EU strategy for sustainable and circular textiles, case study키워드:
에코디자인, 지속가능성, 지속가능한 패션, 유럽 지속가능 순환섬유전략, 사례연구Ⅰ. 서론
기후변화, 자원의 고갈, 폐기물의 증가와 같은 환경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으며, 섬유·패션 산업은 이 문제점의 중심에 놓여 있다. 섬유·패션 산업은 탄소 배출량 중 약 10%를 발생시키고(Jeganathan & Szymkowiak, 2025; Papile & Del Curto, 2025), 생산 단계에서 막대한 에너지와 자원을 낭비하며, 사용 및 폐기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폐기물을 발생시켜 결과적으로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이에 EU는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을 통해 지속가능성과 순환경제 달성을 위한 거시적인 전략을 제시하였으며, 그 하위 실행전략 중 하나로 유럽 지속가능 순환섬유전략(EU Strategy for Sustainable and Circular Textiles)을 발표하였다(European Commission, 2022; KOTRA, 2023).
지속가능 순환섬유전략은 2030년까지 EU 시장에 출시되는 섬유 제품이 수명이 길고, 재활용 가능하며, 가능한 재활용 섬유로 생산되고 유해물질을 포함하지 않으며, 사회적 권리와 환경을 존중하는 생산 체계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European Commission, 2022; European Parliament and Council, 2024; Jæger et al., 2023; KOTRA, 2023). 이는 단순한 정책 선언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다양한 규제 및 정책 수단들과 함께 추진되고 있다. 특히, 에코디자인 규정(Ecodesign for Sustainable Products Regulation, ESPR)은 제품 설계 단계에서 지속가능성을 내재화하기 위한 핵심 규제 도구로 기능하며, 디지털 제품 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 DPP)은 해당 규정 하에서 제품의 생애주기 정보를 구조화하고 공유하기 위한 주요 실행 수단으로 제안되고 있다. 또한, 그린워싱 방지를 위한 규제와 생산자 책임제도(EPR) 강화, 폐기물 관리 정책 등은 별도의 입법 및 정책 프레임 내에서 추진되지만, 전체적으로는 지속가능 순환섬유전략이 지향하는 순환경제 전환을 실현하기 위한 통합적 정책이다(European Commission, 2022).
에코디자인은 제품 설계 및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사용 종료, 재활용, 정보 투명성, 소비자 권익 보호까지 제품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변화를 요구하는데, 이는 설계와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환경적 사회적 영향을 고려하여 지속가능한 생애주기를 보장하고자 하는 통합적 접근이다(European Commission, 2022; European Parliament and Council, 2024; KOTRA, 2023). Zhu & Liu (2025)에 따르면, 에코디자인은 구체적으로 (1) 자원 및 소재 관리(재활용 가능 소재, 지역 자원 활용, 무해한 소재 사용), (2) 지속가능한 생산 및 제조(저탄소 공정, 청정 에너지 전환, 디지털 관리 체계 구축), (3) 제품 설계 및 개발(모듈형 디자인, 내구성 강화, 문화적 가치 부여), (4) 사용 종료 설계(재활용 및 재사용, 유지보수 관리 용이성 확보), (5) 데이터 기반 측정 및 관리(LCA, IoT, 에코라벨), (6) 거버넌스(이해관계자 참여, 블록체인 기반 공급망 관리), (7) 제품-서비스 시스템(수리, 공유, 임대 서비스 제공) 등을 포함한다. 이는 에코디자인 규정 적용이 단순히 제품의 디자인이나 기능적 개선을 넘어 섬유·패션 산업의 낭비적인 관행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킴과 동시에, 제품 생애주기 전반에서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통합적 전략으로서의 성격을 지녀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을 위한 전략적 의사결정 프레임워크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까지의 선행 연구는 주로 에코디자인의 디자인적 특성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어 왔다(Ham, 2014; Munaro et al., 2022; Suh, 2014). 이러한 연구들은 에코디자인의 조형적 특성을 분석하거나, 제품 수명 종료 시 해체 가능성과 같은 기능적 특성에 주로 주목하였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순환경제, 에코디자인, 지속가능한 패션과 같은 개별 개념의 정의와 원칙을 중심으로 이론적 논의를 전개해 왔다(Geisendorf & Pietrulla, 2018; Schäfer & Löwer, 2021; Wagner et al., 2019; Won et al., 2025). 그러나 이들 연구는 주로 개념적 수준이나 정책 방향 제시에 머물러 있어, 에코디자인이 실제 패션기업의 경영 전략과 제품 개발 및 운영 과정에서 어떻게 구체적인 실행으로 전환되는지에 대한 분석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다음 두 개의 연구 문제를 도출하여, 국내외 패션 브랜드에서 에코디자인 규정이 어떻게 수용되고 실행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사례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
- 연구문제 1: 패션 기업들은 에코디자인의 7개 세부 영역 중 어떤 영역을 중심으로 실행하고 있으며, 각 영역은 어떠한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는가?
- 연구문제 2: 글로벌 패션기업과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간 에코디자인 실행 방식에는 어떠한 차이가 나타나는가?
구체적으로, Zhu & Liu(2025)이 제시한 에코디자인의 7개 세부 영역을 분석 틀로 활용하여 글로벌 패션기업과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사례를 비교 분석하고자 한다. 글로벌 대형 패션기업과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는 공급망 구조, 자원 접근성, 브랜드 전략 측면에서 구조적 차이를 지니기 때문에, 동일한 에코디자인 요구 조건 하에서도 실행 방식에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에코디자인은 제품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자원이 투입되기 때문에, 브랜드가 보유한 기술력과 자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Jang, 2024). 이에, 본 연구는 이러한 차이가 패션 브랜드로 하여금 에코디자인 실행 영역을 선택함에 있어 어떠한 차이를 가져오는지를 규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에코디자인의 7개 세부 영역이 패션 브랜드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향후 패션기업이 에코디자인 정책을 도입하고 실행하는 데 있어 실질적인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지속가능 순환섬유전략에서 전환의 개념과 의미
섬유·패션 산업은 환경적 부담이 큰 산업으로 지적되어 왔으며, 이에 대응하여 EU는 산업 전반의 구조적 ‘전환(transition)’을 요구하는 지속가능 순환섬유전략을 제시하였다(Arnold et al., 2023). 섬유·패션 산업은 기후위기와 물 및 에너지 등의 자원 제약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생산-소비-폐기의 전 과정에 부정적인 환경적 영향을 미쳤으며, EU는 이와 같은 문제를 구조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지속가능 순환섬유전략’을 제시하였다. 이 전략은 2030년을 기준점으로 EU 시장에 출시되는 섬유 제품이 수명이 길고, 재활용 가능하며, 상당 부분을 재활용 섬유로 만들고, 유해물질의 사용을 배제하며, 사회적 권리와 환경을 존중하는 생산을 지향하도록 명시하고 있다(European Commission, 2022; Jæger et al., 2023; KOTRA, 2023). 이 지향점은 단순히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는 방식 자체인 과잉생산/과잉소비와 제품 수명 설계, 사용 및 사용 종료, 그리고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책임을 지고 그 정보와 거버넌스 체계를 포함하는 전환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즉, 본 전략에서 말하는 ‘전환’은 친환경 소재의 적용과 같은 부분적 개선을 넘어, 제품의 설계, 생산, 유통, 사용, 회수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 전반을 순환 가능하도록 재구성하는 구조적 변화로 정의할 수 있다(Arnold et al., 2023). 이는 개별 공정의 효율 개선이 아니라, 제품이 오래 사용되고 다시 순환될 수 있도록 시스템 전반을 재설계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Geissdoerfer et al., 2017).
특히 EU는 섬유 산업의 전환을 제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시작되는 과정으로 강조하고 있다. 섬유 제품의 수명 연장은 기후 및 환경 영향을 저감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 중 하나로 제시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제품 디자인의 역할이 강조된다(European Commission, 2022; Papile & Del Curto, 2025). 이는 지속가능 순환섬유전략에서 요구하는 전환이 단순히 친환경 제품의 생산 여부에 국한되지 않고, 제품이 장기간 사용되고 재사용 및 재활용될 수 있도록 제품 생애주기 전반의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고 관리하는가로 평가 기준이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환경적 영향을 고려하고 생애주기 전반을 통합적으로 반영하는 에코디자인 접근은 지속가능 전환을 분석하는 데 핵심적인 프레임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주로 친환경 소재의 적용이나 특정 설계 요소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어, 제품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기업의 실제 실행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Karell & Niinimäki, 2020; Schäfer & Löwer, 2021). 또한 정책 차원에서 제시된 에코디자인 전략이 패션 브랜드 및 기업 수준에서 어떻게 구체적인 제품과 운영 방식으로 구현되는지에 대한 통합적 분석 역시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Brambila-Macias & Sakao, 2021; Karell & Niinimäki, 2020).
2. 지속가능 순환섬유전략에서 전환을 위한 실행 프레임: 에코디자인의 7개 핵심 영역
에코디자인은 제품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일반적 정의를 넘어, 최근에는 자원 및 생산, 제품 구조, 사용 종료, 데이터, 거버넌스, 서비스 모델을 포함하는 확장된 실천 프레임으로 정의되고 있다(Stadler et al., 2025). EU는 지속가능 순환섬유전략(European Commission, 2022)을 통해 에코디자인의 의무화를 선언하고 내구성, 수리 가능성, 재활용성 등의 요건을 제시한 바 있으며, 이에 본 연구는 Zhu & Liu(2025)가 제시한 에코디자인의 세부 영역을 기반으로 자원 및 소재 관리, 지속가능한 생산 및 제조, 제품 설계 및 개발, 사용 종료 설계, 데이터 기반 측정 및 관리, 거버넌스 및 이해관계자 참여, 제품-서비스 시스템 설계의 7개 핵심 영역을 이해하고, 이를 기준으로 패션 브랜드에서 어떻게 에코디자인을 받아들여 적용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에코디자인은 순환패션으로 전환하는데 있어 핵심 개념이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브랜드의 대응 수준을 살펴보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된다. 이를 위해 글로벌 사례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사례를 함께 비교 분석하여, 국내외 기업별로 어떤 실행 영역이 강조되고 있는지와 영역 간 조합의 차이를 확인해보고자 한다. 각 영역의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Fig. 1>.
(1) 자원 및 소재 관리는 재활용 및 재생 가능 소재의 활용과 유해물질 최소화를 핵심으로 하는 영역이다. EU는 혼방 섬유와 화학물질이 재활용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하며, 단일 소재 설계 원칙, 저탄소 소재 사용, 지역 조달을 강조하고 있다(European Commission, 2022). 이는 패션 기업이 재활용 또는 재생 가능 소재를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지, 소재 구성 및 화학물질 관련 정보를 어떻게 공개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적용될 수 있다.
(2) 지속가능한 생산 및 제조는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에너지 부담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재단과 패턴 최적화를 통한 잔여 원단 최소화, 저오염 공정으로의 전환, 재생에너지 우선 사용, 생산 관리의 디지털화가 주요 실행 방향으로 제시된다(European Commission, 2022). 이와 같은 영역은 패션 브랜드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단계에서 에너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 원단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지 등을 중심으로 평가할 수 있다.
(3) 제품 설계 및 개발은 제품 수명 연장에 초점을 두며, 내구성/품질 기준 상향, 수선을 고려한 설계, 부자재 표준화 및 호환성 확보, 그리고 장기적인 사용을 유도하는 정서적 가치까지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EU는 품질 결함이 제품이 조기 폐기되는 주요 원인임을 지적하며 내구성 강화가 순환 비즈니스 모델 실현의 전제 조건임을 강조한다(European Commission, 2022). 이는 패션 기업이 소비자로하여금 장기적인 제품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브랜딩 전략을 어떻게 세우는지, 소비자의 경험적 측면을 어떻게 설계하는지 등으로 적용될 수 있다.
(4) 사용 종료 설계(End-of-Life Design)는 섬유-섬유 재활용률이 전 세계적으로 1% 미만에 불과한 현실을 전환의 핵심 과제로 삼으며, 제품의 해체 단계를 고려하여 디자인을 하는 것을 포함하며, 재활용을 염두한 소재 및 부자재 선택을 하는 것이 이에 포함된다 (European Commission, 2022). 기업이 제품 해체 용이성을 고려한 구조를 설계하고 있는지, 재활용을 고려한 소재 및 부자재를 선택하고 있는지 등을 중심으로 평가할 수 있다.
(5) 데이터, 모델링 및 측정은 제품과 공급망 전반에 걸친 환경 영향을 정량화 하는 것과 정보 구조화를 핵심으로 한다. 제품의 생애주기평가 등의 방법을 통한 영향 측정, 제품 및 공급망 데이터의 표준화, DPP 연계 정보 구조 설계가 주요 실행 항목이다. DPP는 이 영역에서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정보 인프라로서 위치한다(Psarommatis & May, 2024). 이를 통해 패션 기업과 브랜드 측면에서 데이터 기반 관리가 어떠한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는지 검토한다.
(6) 거버넌스 및 이해관계자 참여(Governance and Stakeholder Engagement)는 가치사슬 전반에 있어 이해 관계자들의 역할과 책임의 정립, 공급자, 재활용 업체 등 파트너와의 협업 메커니즘, 소비자의 지속가능한 행동 유도를 위한 케어 및 반납 안내 등이 포함된다(European Commission, 2022). 기업이 공급망 파트너와의 협업 구조를 어떻게 형성하고 있는지, 이해관계자 간 역할과 책임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소비자의 지속가능한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정보 제공 및 참여 유도 전략을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할 수 있다.
(7) 제품-서비스 시스템 설계(Product-Service System Design)는 소유권 판매 중심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서 수리, 공유, 임대, 리세일 등의 서비스 접근 모델로의 전환을 요구한다. 이와 관련하여 서비스 조건의 공개와 수리 건수, 회수율, 재판매율 등의 성과 데이터가 검증 기준으로 제시된다(European Commission, 2022). 이는 패션 브랜드와 기업이 제품 수선, 공유, 리세일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도입하는지, 혹은 이와 같은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에코디자인의 7개 영역은 EU의 지속가능 순환섬유전략이 요구하는 전환을 제품 설계와 생애주기 관점에서 구체적인 실행 항목으로 구분한 것이며, 본 연구에서는 이를 기준으로 패션기업의 사례를 분석하고 비교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지속가능 순환섬유전략은 섬유·패션 산업을 지속가능한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핵심 비전이자 미션이며, 그 중심에는 에코디자인이 있다. 이는 의류 산업 생태계를 위한 전환 경로 공동 설계이며(European Commission, 2022), 의류 기업과 브랜드는 규제 대응 차원을 넘어 에코디자인을 경영 전략에 내재화 할 필요성이 있다. 위와 같은 전략을 따르는 것은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가능성 규정을 준수하는 동시에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Jeganathan & Szymkowiak, 2025).
본 연구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에코디자인을 실천하고 있는 국내외 패션 기업의 사례를 수집하고, 에코디자인의 7개 영역을 중심으로 패션 기업들이 어떻게 에코디자인을 실행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나아가, 기업 유형에 따라 실행 방식에 어떠한 차이가 나타나는지, 그리고 실행 영역 간에는 어떠한 조합적 패턴이 형성되는지를 논의하고자 한다.
Ⅲ. 연구방법
본 연구는 섬유·패션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에코디자인 전략을 고찰하기 위해 문헌 기반의 사례 연구를 수행하였다.
1. 데이터 수집
연구 대상이 되는 사례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에코디자인에 대한 전반적인 데이터 수집 단계와, 사례 선정 단계를 거쳤다. 먼저, 에코디자인에 대한 전반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 에코디자인과 관련된 문헌을 수집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특히, EPRS(European Parliamentary Research Service)의 STOA(European Parliament, Panel for the Future of Science and Technology) 보고서(2024.6)가 제시한 단계별 시나리오와 정책옵션을 기준점으로 삼아 2024년 6월 이후 문헌을 주로 선정하되, 2024년 이전의 문헌 중에서도 에코디자인과 관련한 주요한 내용을 포함한 일부 자료를 참고하였다. 관련 문헌을 수집하기 위해, Google Scholar, 주요 학술 데이터베이스인 Web of Science 등에서 “eco-design”, “green deal”, “ESPR”, “digital product passport”, “circular textiles” 등의 주요 키워드를 사용하여 관련성 높은 문헌 검색을 하였으며, 검색 결과로 얻은 자료들을 활용하여 추가적인 관련 문헌을 탐색하였다.
이어서, 에코디자인 사례를 수집, 분류하였으며, 사례 선정은 다음의 기준을 적용하였다. 앞서 검색한 에코디자인과 관련된 문헌을 중심으로 사례를 도출하였다. 이렇게 1차적으로 도출된 사례들을 기반으로 연구 대상이 되는 사례를 선정하는 단계를 거쳤다. 포함 기준으로는 첫째, EU 지속가능 순환섬유전략에서 제시하는 에코디자인 관련 실행이 공식 홈페이지, 연간 지속가능성 보고서, 보도자료 등 공식 문서를 통해 확인 가능한 브랜드를 대상으로 하였다. 둘째, 캠페인 슬로건 수준의 선언에 그치거나 실행 내용이 공식 문서로 검증되지 않는 사례는 제외 하였다. 셋째, 국내외 브랜드 간 실행 방식을 확인하기 위해 글로벌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를 각각 포함하였으며, 대기업 브랜드와 디자이너 브랜드의 규모 차이에 따른 실행 방식의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결과적으로 총 11건(국내4건, 해외 7건)의 사례가 도출되었다.
2. 분석 방법
수집된 사례는 에코디자인 7개 영역을 기준으로 분류하였다. 분류 단위는 브랜드가 수행한 구체적인 실행 사항(제품, 프로그램, 서비스, 인프라 참여 등)으로 설정 하였고, 각 브랜드 사례는 에코디자인 7개 영역 관점 중 대표 관점에 우선 배치하였다. 단순 슬로건이나 선언적인 표현은 제외하고, 실제 실행한 내용이 확인되는 항목만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또한, 에코디자인 7개 영역의 실행 세부 기준(Table 1)을 분석 지침으로 삼아 각 브랜드가 수행한 구체적인 실행 사항을 식별하고 기록하였으며, 일관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또한, 분류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음의 절차를 적용하였다. 먼저, 연구자가 에코디자인 7개 영역을 기반으로 한 분류 지침을 기반으로 사례에 대해 1차 분류를 수행하였으며, 이후 공동연구자 2인이 동일한 분류 지침을 기준으로 독립적으로 검토하는 동료 검토(peer debriefing)를 진행하였다. 분류 결과 간의 불일치가 발생한 항목에 대해서는 해당 영역의 정의와 실행 세부 기준을 근거로 사례 자료를 재검토 하는 토론을 통해 최종 합의에 도달하였다. 특히, 복수 관점에서 중복 분류 되는 사례의 경우, 각 관점 배정의 근거를 분류 메모로 기록하여 해석의 일관성을 유지하였다. 이와 같은 절차는 단일 연구자의 주관적 해석으로 인한 편향을 최소화 하고, 분류 결과의 재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Ⅵ. 연구결과
연구 결과, 최종 사례는 실행 단위(제품/프로그램/서비스/인프라 참여)를 기준으로, 총 11건(국내 4건, 해외 7건)으로 도출 되었다. 관점별 분류는 에코디자인 실행이 실제로 복수 관점의 기준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으므로 교차적 속성을 반영하여 중복을 허용하였다. 다만 중복 분류는 동일 브랜드의 실행이 복수 관점에 해당하는 근거가 명시적으로 확인되는 경우로 한정 하여 총 19회 분류 되었다 <Table 1>. 사례 단위별(11건) 관점 매핑 결과는 <Table 2>에 제시하였다. 국내외 브랜드 사례는 에코디자인 7개 관점 전반에 걸쳐 분포하였다.
에코디자인 실행은 단일 영역에 국한되기보다 여러 개의 영역이 결합된 형태로 나타났으며, 사례별로 서로 다른 조합 패턴이 확인되었다. 이는 개별 브랜드의 실행이 특정 영역에 한정되기보다 여러 개의 영역을 동시에 충족하는 교차적인 특성을 가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경향은 에코디자인이 제품 설계, 생산, 사용, 폐기 전 단계에 걸친 통합적 접근을 요구하는 개념이라는 점에서, 특정 영역에 단독으로 적용되기보다 여러 개의 영역이 결합된 형태로 구현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한 글로벌 기업과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간 실행 방식에도 차이가 보였는데, 글로벌 기업은 생산, 데이터, 거버넌스 등 구조적 영역에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는 설계 및 업사이클링과 같은 디자인 중심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실행 비중을 보였다. 이는 기업의 자원 수준과 공급망 통제력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각 영역별 사례는 다음과 같다.
1. 자원 및 소재 관리
자원 및 소재 관리에서는 재활용·재생 가능 소재 활용과 유해물질 저감을 중심으로 두 건의 사례가 분류되었다. 올버즈×아디다스는 협업 러닝화 ‘퓨처크래프트.풋프린트’에 재활용 폴리에스터와 바이오 기반 소재를 조합하여 적용함으로써 소재 전환을 전면화 하였고, 제품 미드솔에 탄소 발자국 수치를 직접 표기하는 방식으로 소재 선택과 환경 커뮤니케이션을 연결하였다(Allbirds Korea, n.d.; Song, 2021). 블랙야크는 ‘플러스틱(PLUSTIC)’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에서 수거한 투명 폐페트병만을 활용하여 K-rPET 재생섬유 기반의 의류·용품을 생산하며 수거-재활용-제품생산-소비까지 이어지는 자원 순환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구축하였다. 협력사들과 함께 투명 페트병 파쇄기를 직접 개발하여 가공의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재활용 소재 적용 제품을 티셔츠, 재킷, 패딩, 가방 등의 품목으로 확대하고 있다(Presidential Commission on Climate Crisis Response, 2024). 이러한 결과는 해당 영역이 비교적 명확한 실행 기준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2. 지속가능한 생산 및 제조
지속가능한 생산 및 제조에서는 파타고니아의 사례에서 공급망 환경 책임 프로그램을 통해 화학물질, 수자원, 에너지, 폐기물 등 관리의 범위를 확장하고 제조 시설 평가를 기반으로 공급업체 승인과 관리 그리고 의사결정을 수행하고 있었다. H&M의 사례를 통해서는 전력 구매 계약(PPA/VPPA) 체결을 통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확대하는 에너지 조달·전환 방식의 실행이 제시되었다(H&M Group, 2024b). 또한, 올버즈×아디다스의 협업 사례를 통해 제조 단계에서의 탄소 발자국을 제품 단위로 표시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이 병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Allbirds Korea, n.d.; Song, 2021). 해당 영역이 높은 수준의 자원과 기술을 요구함에 따라 주로 글로벌 기업 중심으로 실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3. 제품 설계 및 개발
제품 설계 및 개발에서는 장기적 사용을 유도하는 문화적 가치와 사용자 감정 연결 요소의 설계 통합을 기준으로 두 건의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사례가 분류되었다. 영앤생은 조개 등 자연물을 기반으로 한 상징을 제품과 브랜딩에 반영하여 지속가능성 가치와 소비자 간의 정서적 연결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제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구현하고 있다(Hypebeast Korea, 2025a; Vogue Korea, 2022). 지용킴은 햇빛·바람 등 자연 요소를 활용한 자연 페이딩(natural fading) 기법을 제품 설계에 반영하여, 사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 자체를 미학적 가치로 전환하는 독창적인 설계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Hypebeast Korea, 2022). 제품 설계 및 개발의 영역은 비교적 유연한 실행이 가능하여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활발히 나타나는 경향을 보여준다.
4. 사용 종료 설계
사용 종료(End-of-life) 설계에서는 무엇을 재가공하는지에 따라 그 유형을 분류할 수 있었는데,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영앤생은 빈티지 의류를 해체해 만든 실로 원단을 직조하고, 빈티지 원단과 일반 원단을 레이어링 혹은 재구성하는 등의 방식으로 실험적인 옷을 직접 제작하는 빈티지 재구성을 실행하고 있었다(Hypebeast Korea, 2025a; Vogue Korea, 2022). 지용킴은 폐근무복이나 폐자재 등을 재가공하여 옷이나 가방으로 전환하는 폐자원 업사이클을 실현하고 있으며(Hypebeast Korea, 2025b; Korea Textile News, 2024), RE; CODE는 3년차 재고나 에어백, 카시트 등을 활용하여 재고와 산업소재를 제품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Hankyung, 2025; RE;CODE, n.d.). 사용 종료 설계 영역은 비교적 낮은 자원으로도 실행 가능하므로 중소 규모 브랜드에서도 적용이 용이함을 시사한다.
5. 데이터 기반 측정 및 관리
데이터, 모델링 및 측정에서는 제품과 공정 단위의 환경 지표를 측정·구조화하고 이를 공개하는 정보 인프라 중심의 실행이 관찰되었다. 데이터, 모델링 및 측정에서는 제품 단위 환경지표 공개와 공급망 성과관리 지표 및 제3자 시스템 연계가 관찰되었다. 파타고니아는 Higg Index 등 측정 도구와 bluesign® 등 제3자 인증 시스템을 활용하여 공급망 환경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Patagonia Korea, n.d.), 올버즈×아디다스는 제품 단위 탄소 발자국 수치를 제품에 직접 표기하는 방식으로 환경성과를 소비자에게 가시화하였다(Allbirds Korea, n.d.). H&M은 재생에너지 조달(VPPA 등)과 탄소 전환·감축 성과를 관리 항목으로 설정하고 이를 연간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H&M Group, 2024a, 2024b). 이는 데이터 기반 관리가 정량적 측정과 정보 공개를 포함하는 고도화된 영역으로, 주로 글로벌 기업들에 도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6. 거버넌스
거버넌스 및 이해관계자 참여에서는 CDP 등 공시·평가 체계 활용과 교육·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한 인식 제고가 주요 실행으로 나타났다. 프라다 그룹은 유네스코 산하 정부간 해양학위원회(UNESCO-IOC)와 공동 개발한 ‘Sea Beyond’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 아동 대상 해양 환경 교육을 실시하며 소비자 인식 제고와 이해관계자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Vogue Korea, 2025), Aura Blockchain Consortium 참여를 통해 자사 공급망에 블록체인 태그를 점진적으로 적용하며 추적·기록 기반 인증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푸마는 CDP 등 공시·평가 체계를 활용하여 기후변화 정책 및 투명성 부문 최고 등급을 획득하는 등 성과 기반 거버넌스를 실행하고 있다(PUMA, 2024). H&M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하고 전환 실행을 외부 협력 구조로 뒷받침하고 있다(H&M Group, 2024b). 거버넌스 및 이해관계자 참여에서는 공급망 전반의 협력과 통합적 관리가 요구되는 구조적 특징을 가지므로 기업 규모에 따라 실행의 수준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7. 제품-서비스 시스템
제품-서비스 시스템 설계에서는 H&M의 경우 수리와 임대, 재판매, 수거(회수) 등의 순환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리테일 기반의 제품-서비스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었다(H&M Group, 2024a, 2024b). 한편, 디지털 인증서가 고객과의 접점으로 확장되는 방식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노바디스 차일드는 QR을 기반으로 한 DPP를 통해 제품 관리법, 수선 가이드, 재활용 방법과 연계 파트너 서비스를 제공하고, NFT를 기반으로 한 영수증으로 소유권을 증명하며 중고거래 시 진위 여부 확인까지 가능하게 하는 DPP-서비스 연동 방식을 실행하고 있다(Korea Textile News, 2025; Nobody’s Child, n.d.). LVMH 그룹(루이비통, 불가리, 로로피아나 등)은 Aura Blockchain Consortium 기반의 DPP를 활용하여 정품 확인과 제품 정보를 제공하고, 구매자가 디지털 인증서 기반으로 보증과 이력 정보를 연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고객 접점을 확장하고 있다(Aura Blockchain Consortium, n.d.; Harper’s BAZAAR Korea, 2021). Aura Blockchain Consortium을 공동 설립한 프라다 그룹도 자사 공급망에 블록체인 태그를 점진적으로 적용하며 추적과 기록 기반 인증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Vogue Korea, 2025). 이러한 실행은 DPP의 용도를 정품 인증 및 소유권 증명, 이력 기록 등으로 확장하여 리세일 구매자까지도 포함하는 거래와 이력 중심의 고객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해당 영역이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서비스의 형태로 확장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Ⅴ. 결론
본 연구는 국내외 패션 브랜드에서 에코디자인 규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수행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하여 사례 연구를 진행하였다. 보다 체계화된 사례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EU 지속가능 순환섬유전략(European Commission, 2022)이 요구하는 에코디자인 실행 방향을 바탕으로 Zhu & Liu(2025)가 구체화한 에코디자인의 세부 영역을 기반으로 (1) 자원 및 소재 관리, (2) 지속가능한 생산 및 제조, (3) 제품 설계 및 개발, (4) 사용 종료 설계, (5) 데이터 기반 측정 및 관리, (6) 거버넌스 및 이해관계자 참여, (7) 제품-서비스 시스템 설계 영역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례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사례를 함께 비교 분석하였다. 특히 글로벌 기업과 국내 패션 기업 사례를 함께 분석함으로써, 기업 규모와 공급망 구조, 자원 접근성의 차이에 따라 어떤 실행 영역이 상대적으로 강조되는지, 그리고 영역 간 조합이 어떠한 전략적으로 차이를 보이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에 본 연구의 학술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패션 브랜드의 에코디자인 실행이 단일 활동에 국한되기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결합되어 나타난다는 점을 사례 분석을 통해 확인하였다는 시사점을 가진다. 기존 연구가 에코디자인의 개별적인 요소나 특정 단계에 초점을 맞춰 온 것과 달리, 본 연구는 에코디자인을 여러개의 실행 영역이 결합된 통합적 구조로 간주하며, 디자인이 단일 차원의 설계 활동이 아닌 제품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구성되는 다차원적인 실행 체계로 나타아는 경향을 확인하였다는 학술적 시사점을 가진다. 이는 에코디자인 전환이 반드시 제품 생애주기 전반을 일괄적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기업이 처한 자원 수준과 브랜드 전략에 따라 특정 단계에서부터 부분적으로 시작되고 확장되는 과정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에코디자인은 ‘전면적 재구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통제 가능한 영역에서부터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확장될 수 있는 실행 전략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음을 본 연구의 사례들이 보여주고 있다.
둘째, 국내외 패션 기업들은 에코디자인 7개 관점 전반에 걸쳐 실행을 분포시키고 있었으나, 영역별 실행의 깊이와 방식에서는 기업 간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2) 지속가능한 생산 및 제조, (5) 데이터, 모델링 및 측정, (6) 거버넌스 및 이해관계자 참여와 같은 영역은 글로벌 대형 패션 기업을 중심으로 선도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차이는 생산 공정 관리, 환경 데이터 측정, 공급망 추적성 확보와 같은 영역은 상당한 수준의 기술적, 재무적 자원을 요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원이 풍부한 글로벌 기업이 선도적으로 실행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EU 지속가능 순환섬유전략과 같은 규제 환경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글로벌 기업들은 규제 대응 압력이 높아, 데이터 기반 관리와 거버넌스 체계를 우선적으로 구축할 필요성이 크다. 나아가, 공급망 전반에 대한 통제력과 협상력을 보유한 대형 기업일수록 원재료 조달부터 생산,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에코디자인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구조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는 에코디자인 전환이 단일한 표준 경로를 따르기보다, 기업의 자원 수준과 전략적 위치에 따라 상이하게 실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이러한 결과는 에코디자인이 브랜드 정체성과 창의적 설계를 기반으로 구현될 수 있는 대안적 전환 경로를 포함함을 보여준다.
이어서,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실무적 시사점을 지닌다. 먼저, 본 연구를 통해 패션 기업들이 에코디자인 관점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7가지 영역을 모두 포괄적으로 도입하기보다는, 일부 영역을 중심으로 선택적으로 실행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모든 기업이 에코디자인의 모든 영역을 동시에 도입해야 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본 연구는 기업들이 각자의 자원 수준과 브랜드 정체성, 운영 구조에 따라 특정 영역을 선택적으로 도입하는 방식으로 에코디자인을 실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글로벌 대형 기업은 공급망 관리, 데이터 측정, 거버넌스 체계와 같은 구조적 영역을 중심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반면,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와 중소 규모 기업은 제품 설계나 업사이클링과 같은 보다 유연하고 실행 단위가 작은 영역에서 에코디자인을 구현하고 있었다. 이는 에코디자인이 반드시 대규모 투자나 복잡한 시스템 구축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상황에 맞게 시작하고 확장해 나갈 수 있는 전략적 접근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기업은 에코디자인을 일괄적으로 도입해야 할 부담으로 인식하기보다, 자사의 핵심 역량과 브랜드 방향성에 부합하는 영역부터 우선적으로 적용하고, 이를 점진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특히, 본 연구의 사례 범위 내에서, 각 브랜드는 자원 수준과 전략적 위치에 따라 특정 영역을 중심으로 선택적으로 실행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에코디자인이 일괄적으로 도입되기보다는 기업의 역량과 전략에 따라 점진적으로 확장되는 실행 과정임을 확인하였다. 이 중 디지털 기술 기반 실행에서는 동일한 DPP 활용이라도 브랜드/기업의 목적과 접점에 따라 상이하게 구현되는 양상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에코디자인 실행의 다층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DPP가 규제 대응 수단을 넘어 브랜드-소비자 간 순환 서비스 플랫폼으로서 기능할 수 있음을 사례를 통해 확인하였다.
이처럼 본 연구는 에코디자인 전환과 관련하여 국내외 패션 브랜드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전환을 실행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국내외 브랜드 간의 실행 방식의 차이를 사례 기반으로 분석함으로써 학문적, 실무적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지만, 다음과 같은 한계점 또한 존재한다. 첫째, 본 연구는 사례 기반의 질적 접근을 활용하였다는 점에서 통계적 일반화에 한계가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양적 연구를 통해 에코디자인의 7가지 실행 관점 중 어떤 전략이 기업 규모와 소비자 반응 측면에서 보다 효과적인지를 실증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에코디자인 전환을 비교적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사례를 선정하였기 때문에, 분석 대상의 수가 제한적이며 산업 전반을 대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현재 시점에서 에코디자인 전환을 성공적으로 구현한 사례가 아직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연구의 제약으로 작용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보다 다양한 규모와 유형의 기업을 포함하여 사례를 확장하고, 전환 수준에 따른 비교 분석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4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24S1A5A2A03038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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