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Article ]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Vol. 76, No. 2, pp.51-66
ISSN: 1229-6880 (Print) 2287-782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Apr 2026
Received 04 Feb 2026 Revised 25 Feb 2026 Accepted 18 Apr 2026
DOI: https://doi.org/10.7233/jksc.2026.76.2.051

생성형 AI 패션 디자인의 미학적 판단 모델 연구 : 브랜드 정체성 요소 기반의 의사결정을 중심으로

정연이
홍익대학교 대학원 패션디자인과 강사
A Study on an Aesthetic Judgment Model for Generative AI-Based Fashion Design : Focusing on Brand Identity-Centered Decision Making
Yeonyi Jung
Instructor, Dept. of Fashion Design, Hongik University Graduate School

Correspondence to: Yeonyi Jung, e-mail: style.jung@hongik.ac.kr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choice overload and decision-making uncertainty among fashion designers working within generative AI environments and proposes a structured aesthetic judgment model to guide evaluative decision-making. While generative AI has significantly reduced the time and cost required to generate design forms, it has also shifted the designer's role from that of a primary creator to that of a critical evaluator responsible for selecting viable design alternatives from a rapidly expanding set of options. However, existing research on human-AI interaction and collaboration has largely focused on operational efficiency and generative performance, leaving the evaluative criteria, judgment processes, and decision-making logics that guide design selection under explored. To address this gap, this study repositions brand identity not merely as a post hoc management concept, but as a cognitive and aesthetic framework that enables designers to systematically structure selection processes before final design decisions are made. From this perspective, the study proposes a three-stage aesthetic judgment model centered on brand identity. The model comprises (a) cognitive homology alignment, which narrows the decision space by excluding alternatives that conflict with the brand's historically accumulated formal aesthetics; (b) contextual semiotic reconstruction, which interprets design alternatives in relation to the brand's narrative, cultural codes, and symbolic associations; and (c) axiological final validation, which determines whether a design can be formally endorsed as a legitimate expression of the brand’s core values. As a conceptual study grounded in an integrative literature review, this research contributes to the scholarly literature by redefining professional expertise in generative AI-driven fashion design. Specifically, it shifts the focus from the mere production of design outputs to the justification and articulation of aesthetic and brand-centered design decisions.

Keywords:

aesthetic judgment, brand identity, fashion design, generative AI, Human-AI Collaboration

키워드:

미학적 판단, 브랜드 정체성, 패션 디자인, 생성형 AI, 인간-AI 협업)

Ⅰ. 서론

최근 생성형 AI는 패션 디자인의 전통적인 프로세스를 급격하게 재편하고 있다. 과거 디자이너의 고유 영역이었던 조형적 형태 생성(Form Generation)이 자동화됨에 따라, 디자인 제작에 소요되는 물리적 비용과 시간은 비약적으로 감소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생성의 민주화'는 역설적으로 디자인 대안의 무분별한 과잉을 초래했으며, 디자이너의 역할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생성자'에서, 무수한 선택지 중 최적의 안을 선별하는 ‘미학적 판단자(Aesthetic Evaluator)'로 급격하게 전이되고 있다.

AI로 쉽게 생성되는 수많은 디자인 안은 오히려 디자이너에게 선택의 과부하와 판단의 불확실성이라는 실무적·심리적 부담을 가중했다. 현재 인간과 AI의 협업(HAIC, Human-AI Interaction & Collaboration)에 관한 연구들은 주로 효율성 입증에 편중되어 있으며, 생성된 결과물을 어떠한 기준으로 평가하고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연구는 공백으로 남아 있다. 특히 패션산업 실무에서 디자인 의사결정은 여전히 개인의 직관이나 암묵적 합의에 의존하고 있어, AI 협업 환경에서 선택과 판단의 논리를 정당화할 수 있는 객관적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패션 디자인의 미학적 판단을 구조화하고자 한다.

본질적으로 디자인 분야의 평가는 주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교육계와 산업 현장에서 오랫동안 반복되어 온 문제라 할 수 있다. 특히 디자인의 창의성과 표현력, 제품의 완성도와 같은 질적 평가 항목은 표면적으로는 명확한 기준처럼 보이지만, 평가자의 경험과 취향이 다른 판단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디자인 평가는 종종 평가자의 권위(authority)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객관적 근거는 규명되지 못한 채 판단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권위에 기반한 판단과 전문성에 기반한 판단은 구분되어야 한다. 권위가 판단의 결과를 정당화하는 힘이라면, 전문성은 판단이 형성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즉, 전문적 판단이란 주관성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 판단이 어떠한 기준과 프레임 속에서 수행되는지 밝혀 구조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생성형 AI가 쏟아내는 방대한 결과물 앞에서 디자이너는 ‘선택과 배제'를 통해 의사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본고는 이와 같은 상황의 판단 준거로서 브랜드 정체성 요소가 어떠한 구조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주목하였다. 본 연구는 HAIC 디자인 시대의 무수한 대안들 사이에서 유효한 결과물을 가려낼 수 있는 핵심 준거로서 ‘브랜드 정체성'을 설정하고, 그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

기존 논의들은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거나 유지하는 전략에 집중해 왔고, 실제 디자인 기획 현장에서 실시간 발생하는 ‘채택 논리'와 ‘판단 메커니즘'을 명시적으로 다룬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Yan et al.(2023)는 GAN을 활용해 패션 디자인 생성 기술의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했으나, 최적안을 도출하는 구체적인 선별 기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Chen and Ma(2024)의 경우 지식 그래프와 Stable Diffusion의 결합으로 제어 정밀도를 높였지만, 해당 속성들이 브랜드 정체성과 연동되어 미학적 가치 판단으로 전이되는 과정은 심도 있게 다루지 않았다. 한편 Ghori et al.(2025)은 정량적 데이터로 결과물의 품질을 증명하는 데 주력하였으나, 질적 판단의 영역을 이론으로 정립하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브랜드 정체성을 결과 관리의 개념이 아닌 판단 이전 단계에서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인지적·미학적 프레임으로 재위치시키고자 한다. 이를 통해 생성형 AI 디자인 산출물 중 브랜드의 핵심 가치에 부합하는 최적안으로 선별하기 위한 ‘구조화된 미학적 판단 모델(Evaluative Framework)'을 제안하는 데 연구의 목적이 있다.

본 연구는 HAIC 환경에서의 패션 디자인 판단 과정을 체계적으로 구조화하고 이론으로 규명하기 위한 개념적 연구(Conceptual Research)이다. 이를 위해 관련 이론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통합하는 문헌 기반 연구 방법을 사용하였다.

먼저 패션 디자인 판단과 관련된 이론적 기반을 도출하기 위하여 디자인 의사결정, 브랜드 아이덴티티, 생성형 AI 기반 디자인 생성과 관련된 연구들을 중심으로 문헌을 검토하였다. RISS, DBpia 등 국내 학술 서비스와 SCOPUS, Web of Science, Google Scholar 등 국외 데이터베이스를 병행 활용하였으며, 주요 검색 키워드는 ‘design judgment', ‘aesthetic Judgment', ‘brand identity', ‘generative AI design', ‘human-AI collaboration' 등이었다.

문헌 선정은 연구 주제와의 관련성, 이론적 정합성, 그리고 생성형 AI 디자인 환경에의 적용 가능성을 기준으로 하였다. 그리고 선정된 문헌으로부터 디자인 판단과 관련된 핵심 개념을 추출하고, 개념 간 관계를 재구성한 뒤 이를 단계별 판단 구조로 정리하였다. 또한 본 연구 주제의 이중적 특성에 따라 범위를 이원화하였다. 디자인 판단의 근간이 되는 기초 이론과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관한 이론은 폭넓게 고찰해 학술적 견고함을 확보하고, 생성형 AI 기반 디자인 연구는 최근 5년 이내의 문헌을 중심으로 수집하여 기술적 유효성을 고려하였다.

문헌 분석 과정은 다음의 세 단계로 진행되었다. 첫째, 브랜드 아이덴티티 이론을 검토하여 패션 디자인 판단의 준거로 활용될 수 있는 브랜드 정체성 구성 요소를 도출하였다. Aaker(1995/2003), Kapferer(2004/2009), Urde(2013) 등 기존 브랜드 아이덴티티 연구를 검토하고, 특히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조직 내부 요소와 외부 표현 요소의 통합 구조로 설명하는 CBIM(Corporate Brand Identity Matrix)을 주요 이론적 틀로 참조하였다. 둘째, 디자인 판단과 관련된 의사결정 및 미학적 평가 이론을 검토하여 디자인 결과를 평가하는 인지적 판단 과정의 구조를 분석하였다. 이 과정에서는 디자인 의사결정 이론과 미학적 판단 연구를 중심으로 디자인 평가 과정에서 작동하는 판단 기준과 평가 구조를 검토하였다. 셋째, 앞선 두 단계에서 도출된 이론적 논의를 통합하여 인간-AI 협업 환경에서 적용 가능한 패션 디자인 미학적 판단 모델을 구성하였다. 이를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 요소를 디자인 판단의 기준으로 재구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디자인 결과를 평가하는 3단계 판단 구조를 도출하였다.

본고는 상이한 개별 이론들의 단순한 병렬 나열이 아니라, 생성형 AI 환경에서 실제 디자인 판단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따라 이론을 재구성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문헌은 (a) HAIC 환경에서의 적용 가능성, (b) 패션 디자인의 조형·기호학적 접점, (c) 디자인 의사결정 준거와의 연관성을 기준으로 선별하였다.

특히 브랜드 아이덴티티 이론은 관리·표현 중심의 기존 관점에서 벗어나, 디자인 선택 이전 단계에서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인지적·미학적 준거로 재해석하였다. 이 과정에서 CBIM 구성 요소는 디자인 판단과 직접 연결되는 요소를 중심으로 재구성하였으며, 조형적·기호학적 평가와 연결되기 어려운 항목은 분석 범위에서 제외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1.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개념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란 이념·목적·활동·표현 등을 일관되게 유지하여 브랜드의 차별점을 형성하고 신뢰를 높이는 전략적 개념이다(“Brand identity”, 1997). 또한 의도적으로 설계된 시각적 상징물은 물론, 브랜드를 관통하는 본질적 가치 체계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Aaker(1995/2003)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브랜드 전략가가 창조하고 유지하고자 하는 ‘독특한 연상들의 집합(Unique set of associations)'으로 정의하며, 핵심 아이덴티티(Core Identity)와 확장 아이덴티티(Extended Identity)로 구분하였다. Kapferer(2004/2009)는 이를 브랜드 아이덴티티 프리즘을 통해 물리적 요소, 성격, 문화, 관계, 반영, 자아상이라는 여섯 가지 차원의 상호작용을 구체화하였다. De Chernatony(1999) 역시 비전과 문화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 정체성 모델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조직 내부의 가치 체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처럼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소비자에게 인식되는 브랜드 이미지라기보다는 브랜드가 스스로를 규정하는 다층적 내부적 기준에 가깝다.

기업 브랜드의 맥락에서 Balmer(2010)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기업 정체성의 ‘결정체(distillation)'로 규정하며, 이는 미션, 비전, 문화, 역량과 같은 조직 내부의 실체적 요소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Urde가 제안한 기업 브랜드 아이덴티티 매트릭스(Corporate Brand Identity Matrix, CBIM)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내부 요소, 외부 요소,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통합 요소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하고, 그 중심에 브랜드의 약속(Promise)과 핵심 가치(Core Values)를 위치시킨다(Urde, 2013). 한편 Bartholmé와 Melewar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념을 감각적 차원으로 확장하여, 브랜드 정체성이 시각적 요소를 넘어 촉각, 청각, 공간 경험 등 다양한 감각을 통해 인식되는 총체적 경험 구조로 작동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Bartholmé & Melewar, 2011).

앞서 고찰한 이론들을 정리하면 Table 1과 같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조직의 자기규정을 넘어, 조직 내부에 공유되는 가치·문화·약속을 구조화한 다층적 의미 체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다양한 상황과 맥락 속에서도 일관된 의미를 유지할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Major Theoretical Perspectives on Brand Identity in Prior Research

선행 연구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 이론들은 대부분 브랜드가 무엇이며, 어떻게 일관되게 관리·표현되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주로 전략 수립 및 결과 평가를 위한 기준으로 활용되었으나, 실제 디자인 과정에서 발생하는 선택과 배제의 순간, 즉 다수의 가능성 중 무엇을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에 대한 인지적 작동 방식과 연결 지어 이론화되지 못했다. 오늘날과 같이 생성형 AI 디자인 대안을 과잉 생성하는 환경에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사후 점검의 기준으로만 유지할 때 판단 과정 자체를 설명하거나 정당화하는 데 한계가 발생한다. 따라서 기존 브랜드 아이덴티티 이론을 선택 이전 단계에서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기준으로 재위치시킬 필요가 있다.

2. 디자인 판단 이론

디자인 판단(Design Judgment)은 단순한 직관이나 감각 반응이 아니라, 과업의 목적과 맥락이 결합되고 판단 주체의 경험이 반영되어 의사결정이 이어지는 복합적 인지 과정이다. 특히 디자인 판단의 특수성은 절대적인 정답이 없는 상태에서, 제한된 시간과 정보 속에서 여러 대안들을 비교하고 배제함으로써 하나의 최적안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성은 디자인 판단이 감각적 평가와 이성적 추론이 동시에 작동하는 영역임을 시사한다.

1) 미학적 판단

디자인의 미학적 판단은 단일한 감각 반응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평가 기준의 층위가 중첩된 구조를 형성하며 수행된다. 미학적 평가는 아름다움(Beauty)과 매력(Attractiveness)이라는 두 차원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아름다움은 비율이나 대비와 같은 형식적 원리에 기반한 비교적 안정적인 판단이다. 반면, 매력은 새로움과 맥락적 적합성에 의해 좌우되는 가변적 판단으로 설명된다(Khalighy et al., 2014). 이러한 구분은 미학적 판단에 보편적 원칙과 상황 의존적 해석이 모두 포함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패션 디자인은 이 두 차원이 언제나 동일한 비중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우선시되는 요소는 형식적 완성도가 되기도 하고, 맥락적 의미 또는 동시대적 감수성이 우선순위가 되기도 한다.

예컨대, 특정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시그니처를 재해석한 디자인에서는 형식적 안정성이 강조되는 반면, 시즌 콘셉트를 탐색하거나 시험하는 경우에는 새로움이 판단의 핵심 근거가 된다. 이러한 미결정 상태는 미학적 판단의 특성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디자이너는 여러 평가 요소 사이의 우선순위를 조절하며 미적 완성도와 시장 적합성 사이의 균형을 찾아가야 한다. 특히 HAIC 조건에서는 미결정성이 더욱 두드러져, 평가 요소 간 우선순위가 정리되지 않으면 선택의 일관성과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AI가 쏟아내는 패션 디자인의 미학적 판단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 층위의 판단 기준이 어떻게 조율되는지 고찰해야 하며, 아래의 적응적 의사결정 이론과 확률적 추론의 관점을 통해 디자인 판단의 의사결정 과정을 구조화할 수 있다.

2) 적응적 의사결정

적응적 의사결정 이론(Adaptive Decision Making Theory, ADM)이란 인간의 판단이 확고한 규칙이나 단일한 전략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으며, 과업의 성격과 맥락에 따라 전략이 선택되거나 전환된다는 이론인데, Hartmann et al.(2008)은 사용자 인터페이스 평가 연구를 통해 판단 주체가 상황에 따라 속성 가중치 전략과 속성별 제거 전략을 혼합적으로 활용함을 설명하였다. 이는 디자인 평가에 항상 동일한 원칙이 적용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되는 전략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기능성 및 효율성이 중심이 되는 과업의 경우 명확한 성능이 판단을 지배하는 반면 감상이나 표현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서 미학적 요소가 판단의 중심이 된다. 이 과정에서 판단 주체는 이미지 스타일, 판매가, 출하 시기 등의 맥락을 동시에 고려하여, 상황에 맞도록 특정 기준을 더 강조하거나 축소하는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수행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디자인 평가는 단일하고 고정된 평가 규칙이 아니라, 가변적인 적응형 의사결정이라 할 수 있다.

3) 확률적 추론

디자인 판단은 대부분 확정되지 않은 결과를 예측하며 이루어진다. 패션 디자인의 경우 의상의 착용 맥락과 계절성, 빠른 트렌드 주기, 민감한 시장 반응 등 다소 역동적인 불확실성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로 인해 디자이너의 선택은 절대적인 단 하나의 최적안을 도출하기보다, 여러 대안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을 선별하는 방식으로 수행된다. 이때 디자인 판단은 단순한 미적 선호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 하의 여러 대안들을 비교하고 배제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특성은 공학 및 설계 이론에서 논의되어 온 확률적 의사결정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베이지안 결정 네트워크(Bayesian Decision Network)는 불확실한 변수들이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서, 각 선택지가 초래할 수 있는 결과와 상대적 효용성을 고려하여 판단한다. 확률적 의사결정의 핵심 가치는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정보 속에서 확률적 추론을 통해 가장 강건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도출하는 과정 자체에 있다(Gembarski et al., 2021). 불확실성 속에서 디자이너나 엔지니어가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솔루션 공간을 좁혀 나가는 것이다.

결과의 성공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기 어려운 패션디자인 영역에서, 판단은 결과 보다 선택이 이루어지는 순간의 판단 논리를 중심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디자인 판단의 합리성은 결과의 정확성보다 판단 과정의 타당성에 의해 설명된다. 이때 확률적 의사결정은 복잡성을 관리함으로써 불확실성을 줄이고, 보다 타당한 판단 절차를 통해 실패 위험을 최소화하며, 기대 효용이 높은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도록 돕는다.

디자인 선택은 적응적 의사결정 전략, 확률적 추론, 그리고 미학적 평가 원칙이 맥락에 따라 복합적으로 결합되는 인지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선행된 디자인 판단에 관한 연구들은 그 메커니즘의 설명에 중점을 두었을 뿐, 선택과 평가의 기준 체계를 구조적으로 설명하지는 못했다. 현재와 같은 생성형 AI 디자인 환경에서는, 디자인 판단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원리를 분석하기보다, 다수의 디자인 대안들 중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과 배제가 이루어져야 하는지 고찰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없다면 디자인 판단의 혼란과 정당성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디자인 판단 준거를 브랜드 정체성에서 추출하고, 이를 HAIC 환경에 유효한 미학적 판단 프레임으로 구조화하고자 한다.


Ⅲ. 판단 프레임으로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1. 브랜드 정체성의 재위치화

전통적인 브랜드 이론에서 브랜드 정체성은 기업이 정의하고 유지해야 할 정렬의 대상이자, 시장에서 인식되는 결과를 관리하기 위한 개념으로 논의되어 왔다(Urde, 2013). 이러한 점에서 브랜드 정체성은 주로 브랜드 표현의 일관성이나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평가하는 사후적 기준으로 활용되며, 이미 도출된 디자인 결과가 얼마나 그 브랜드와 부합하는지를 점검하는 관리 도구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수많은 대안들이 동시에 생성되는 HAIC 환경에서, 디자인의 핵심 문제는 무엇을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사후 평가 중심의 기존 프레임만으로는 판단 과정 전체를 설명하기 어렵다.

특히 생성형 AI의 출력은 확률적 특성과 높은 변동성을 지니기 때문에, 명확한 기준 없이 선택이 이루어질 경우 브랜드의 맥락과 무관한 결과가 채택될 위험이 커진다(Palani & Ramos, 2024). 과잉 선택지는 판단의 혼란을 야기하고, 개인의 감각이나 경험 의존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브랜드 정체성을 단순한 결과 관리 개념으로 유지할 때 더욱 두드러지므로, 선택 과정에서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기준으로 재고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브랜드 정체성의 개념적 위상을 재위치시키고자 한다.

2. 인지적 비계

일반적으로 인간은 복잡한 판단 과제를 수행할 때 모든 정보를 동일한 비중으로 처리하지 않는다. 직접적이고 명시적인 정보는 인간의 판단에 우선적으로 영향을 주고 방향성을 만드는데, 교육학·교육심리학에서는 이러한 판단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인지적 비계(Cognitive Scaffolding)’ 개념을 제시해 왔다. 이는 학습자가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사고의 범위와 방향을 구조화하는 지원 장치를 의미한다(Wood et al., 1976). 이 개념은 다수의 디자인 선택지가 제시되는 상황에서 복잡한 판단의 사고 범위를 보다 명확하게 조정하는 구조틀로 활용할 수 있다.

AI가 쏟아내는 생성물로 인해 디자이너는 이전보다 훨씬 많은 디자인 대안을 동시에 고려해야만 한다. 하지만 모든 대안을 동일한 수준에서 비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판단 과정에서 인지 과부하가 발생하게 된다. 이때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선택은 개인의 직관이나 단편적인 인상에 의해 좌우되기 쉬운데, 이는 ‘선택의 역설’로 설명할 수 있다. 선택지가 과도하게 증가할수록 판단 주체는 오히려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고, 선택의 만족도 역시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 앞에 브랜드 정체성은 무엇에 집중하고 무엇을 배제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내부적 기준으로 기능할 수 있다(Palani & Ramos, 2024; Gembarski et al., 2021). 브랜드가 지향하는 핵심 가치, 미적 취향, 디자인 아카이브와 같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디자이너가 무엇에 집중하고 무엇을 배제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가이드가 된다. 디자이너는 모든 대안을 동일하게 검토하는 인지 과부하에서 탈피하고, 브랜드 정체성과의 적합성을 중심으로 사고의 범위를 좁혀 나아갈 수 있다.

2.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성 요소

브랜드 정체성이 디자인 판단의 기준으로서 기능하기 위해서는, 그 요소들이 일정한 구조를 갖추고 정리될 필요가 있다. 이는 추상적인 선언이 아니라, 판단 과정에서 참조될 수 있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요소들의 집합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요소들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면, 판단 기준이 개인의 경험이나 직관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될 수 있다.

Urde(2013)가 제안한 기업 브랜드 아이덴티티 매트릭스(Corporate Brand Identity Matrix, CBIM)는 브랜드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이론적 틀이다. Figure 1과 같이 CBIM은 브랜드 코어를 중심에 두고 내부 요소, 외부 요소, 그리고 이 둘을 연계하는 통합 요소로 구성되며,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일관되게 정렬하고 유지하는 데 유용한 전략적 경영 도구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모델은 브랜드를 단순한 시각적 상징이나 마케팅 이미지가 아니라, 조직 내부의 가치 체계와 외부 시장에서의 표현이 상호 연결된 구조로 이해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론적 의의를 지닌다. 이러한 구조는 브랜드가 무엇을 지향하고 어떻게 표현되어야 하는지를 다층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한다.

<Fig. 1>

The CBIM(Urde, 2013, p.750)

그러나 CBIM은 본래 조직관리와 브랜드 경영 전반에 적용하기 위해 제안된 모델로, 기획, 생산, 유통,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조직 활동을 정렬할 수 있도록 폭넓은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반면 본 연구의 관심은 브랜드 운영 전체가 아니라, 생성형 AI가 제안한 다수의 디자인 대안 중 어떤 결과를 선택하고 어떤 결과를 배제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디자인 판단의 상황에 있다. 디자인 판단은 제한된 시간 안에 여러 시각적 대안을 비교하고 선별해야 하는 과정이므로, 판단 기준 역시 디자인 해석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요소 중심으로 정리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본 연구는 CBIM의 전체 요소를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디자인 판단에 직접 작동하는 기준을 중심으로 분석 구조를 축약하고 재구성하였다.

재구성의 기준은 각 요소가 디자인 대안의 미학적·의미론적 판단에 직접 참조될 수 있는가에 두었다. 기존 CBIM에서 ‘핵심 가치(core values)"와 ‘약속(promise)"이 코어에 위치하는 이유는, 이 두 요소가 브랜드 내부의 가치 체계와 외부 표현을 연결하고 정렬하는 중심 기준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브랜드 코어가 디자인 판단에서도 유지되어야 할 최상위 기준이라고 보았다. 패션 디자인은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와 약속이 시각적으로 구체화되는 영역이므로, 생성형 AI가 제안한 디자인 역시 이 기준과의 정합성 속에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아무리 새롭고 시각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결과라 하더라도, 브랜드의 핵심 가치와 약속에 반한다면 공식적인 결과물로 승인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핵심 가치와 약속은 디자인 대안의 채택 여부를 조정하는 최상위 판단 기준으로 작동하며, 본 연구의 분석 틀에서도 브랜드 코어로 유지하였다.

CBIM의 내부 요소에 해당하는 ‘미션(mission)", ‘비전(vision)’, ‘문화(culture)’는 모두 조직 내부의 지향과 가치 체계를 설명하는 요소이지만, 디자인 판단의 장면에서는 브랜드가 어떠한 철학과 태도를 유지해야 하는지를 해석하게 하는 기준으로 함께 작동한다. 다만 세 요소는 개념적으로 동일하지 않다. 브랜드의 근간이 되는 ‘미션’은 존재 이유와 불변의 목적을 규정하는 기준이며, ‘비전"은 브랜드가 도달하고자 하는 방향과 미래상을 제시한다. 또한 ‘문화’는 이를 실천하는 공유된 가치관과 미학적 태도를 반영한다(Urde, 2013; De Chernatony, 1999).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들을 하나의 단일 요소로 환원하기보다는, 브랜드의 정신적 지향을 형성하는 내부 판단 축 위에 놓인 요소들로 이해하였다. 즉 세 요소는 각각 독립된 개념적 의미를 유지하면서도, 디자인 판단에서는 공통적으로 브랜드의 철학적 일관성을 참조하게 하는 내부 기준으로 기능한다. 이를 디자인 판단에 적용하면, ‘미션’은 시안이 훼손해서는 안 될 본질적 당위성을 묻고, ‘비전’은 AI가 제안한 시안이 브랜드의 미래상을 시각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지 묻는 방향성의 기준이 된다. 본 연구에서는 이 세 가지 내부 요소는 개별적으로 분절되어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판단 시 ‘브랜드 정신(Brand Spirit)’이라는 내면적 지향점을 형성한다. 디자이너는 이 축을 기준으로 해당 디자인 시안이 브랜드의 본질적 철학과 세계관에 부합하는지 내부적 관점에서 검토하게 된다.

외부 요소에 해당하는 ‘포지셔닝(position)’, ‘성향(personality)’, ‘표현방식(expression)’ 역시 서로 다른 개념이지만, 디자인 판단의 장면에서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다. ‘포지셔닝’은 브랜드가 시장과 문화 속에서 어떠한 위치와 이미지를 점유하는가를 설명하며, ‘성향’은 브랜드가 어떠한 이미지와 분위기로 인식되는가를 나타낸다. ‘표현방식’은 정체성이 디자인에서 어떤 조형 언어로 드러나는가를 의미한다. 이 세 요소는 개념적으로 구분되지 않지만, 실제 디자인 판단에서는 결국 특정 결과물이 동시대의 흐름 속에서 얼마나 적절하게 읽히고 수용될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함께 작동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동시대적 맥락과 트렌드 대응을 형성하는 외부 판단 축 위에 놓인 요소들로 재배치하였다.

한편, 기존 CBIM의 구성 요소 중 ‘역량(Competences)’, ‘관계(Relationships)’,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은 조직의 전문성이나 고객과의 관계 방식 등 비가시적인 경영 자산을 의미한다. 이는 브랜드 경영 전반에서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본 연구가 다루고자 하는 디자인 이미지의 조형성이나 기호학적 의미를 평가하는 미학적 판단 준거로 삼기 어려우므로 연구 모델에서 제외하였다.

이와 같이 본 연구는 CBIM의 요소 중 디자인 판단에 직접 관련되는 층위에 따라 재구성하였으며 Figure 2의 도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 즉 핵심 가치와 약속을 브랜드 코어로 유지하고, 미션·비전·문화는 브랜드의 정신적 지향을 형성하는 내부 판단 축에, 포지셔닝·개성·표현방식은 동시대적 맥락과 변화에 대응하는 외부 판단 축에 배치하였다. 이러한 구조에서 브랜드 코어는 내부의 정신적 일관성과 외부의 시대적 적합성 사이의 균형을 조정하는 중심축으로 기능한다.

<Fig. 2>

Brand Core-Centered Identity Structure for Design Judgment (Diagram by the author, 2026)


Ⅳ. 브랜드 정체성 중심의 3단계 미학적 판단 모델

생성형 AI 환경에서는 다수의 시각적 대안이 동시에 생성되므로 패션 디자인 판단을 지원할 체계적인 의사결정 도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브랜드 정체성 중심의 범위 설정, 의미 해석, 그리고 가치 승인으로 점진적으로 수렴되는 과정을 ‘인지적 상동 정렬’, ‘맥락적 기호 재구성’, ‘가치론적 최종 승인’의 세 단계로 개념화하였으며, 각 단계의 핵심 질문과 판단 준거를 정리하면 Table 2와 같다. 3장에서 도출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성 요소는 4장의 3단계 판단 모델에서 단계별 평가 준거로 작동하며, 그 대응 관계를 제시하였다. 이 모델 구조는 판단 전략을 고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유연한 의사결정이 공식적 판단으로 수렴되는 책임 구조를 명확히 하기 위한 프로토콜이 될 수 있다.

Three-Stage Evaluation Framework for AI-Generated Fashion Design

제안된 판단 프레임워크의 적용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생성형 AI가 브랜드 X의 아카이브를 학습하여 100개의 코트 디자인 시안을 생성한 상황을 가정해 보자. 1단계(인지적 상동 정렬)에서는 브랜드가 유지해 온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트위드 소재라는 조형적 코드를 기준으로, 이와 정합되지 않는 약 70개의 시안을 조기에 배제하여 판단 범위를 축소한다. 2단계(맥락적 기호 재구성)에서는 남은 30개의 시안을 ‘지속 가능한 럭셔리’라는 브랜드 서사와 시즌 콘셉트 속에서 해석하며, MAYA 원칙에 따라 전형성과 새로움 사이의 균형을 기준으로 약 5개의 후보군으로 압축한다. 마지막으로 3단계(가치론적 최종 승인)에서는 해당 시안이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구조적 완성도와 윤리적 생산 원칙에 부합하는지를 검토하여, 최종적으로 2개의 시안을 공식 결과물로 승인한다.

1. [1단계] 인지적 상동 정렬(Cognitive Homology Alignment)

‘인지적 상동 정렬’은 서로 다른 대상 사이에서 구조적 유사성을 인지적으로 대응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상동(homology)은 서로 다른 형태가 동일한 구조적 원리를 공유할 때 사용되는 개념으로, 인지적 상동은 이러한 구조적 유사성이 인간의 인지 과정에서 인식되고 대응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본 연구에서는 이 개념을 생성형 AI가 제안한 디자인 결과와 브랜드가 장기간 축적해 온 조형적 형식 사이의 정합성을 판단하는 초기 인지 과정으로 정의한다. 즉 실루엣, 비례, 색채, 소재, 디테일 처리 방식 등 브랜드가 반복적으로 유지해 온 형식적 특성과 비교하여 해당 디자인이 브랜드의 형식적 범위 안에 포함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의 핵심 질문은 ‘이 디자인이 브랜드 정체성과 형식적으로 정합되는가’이며, 판단 기준은 브랜드가 장기간 축적해 온 실루엣, 비례, 색채, 소재감, 디테일 처리 방식 등 조형적 특성에 있다. 따라서 이 단계의 목적은 최적안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해석과 가치 판단 단계로 넘어갈 수 없는 대안을 초기 수준에서 배제하여 판단 범위를 축소하는 데 있다. 이 단계에서는 앞서 제시한 브랜드 정체성 분석틀 가운데, 브랜드 코어와 내부 판단 축에서 파생된 형식적 성향, 특히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유지해 온 조형 언어와 표현 방식이 주요 준거로 활용된다.

이 단계에서 적용되는 기준은 보편적으로 공유되는 미학 법칙 그 자체가 아니다. 디자인 이론에서 비례, 균형, 대비와 같은 형식적 원리는 일반적 미학 기준으로 논의되어 왔으나, 패션 브랜드의 판단 맥락에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원리 중 어떤 형식이 반복적으로 선택·유지되어 왔는가이다. Khalighy et al.(2014)는 대비(contrast), 비율(proportion), 순수성(pureness)이라는 형식적 기준을 중심으로, ‘불변의 형식적 미학 원리(Immutable Formal Aesthetic Principles)’로 디자인의 미학적 판단을 구조화하였다. 이는 가변적이고 일시적인 매력(attractiveness)과 구분되는 디자인의 본질적 가치라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논의를 참조하여, 브랜드가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유지해 온 형식적 선택의 집합을 불변의 형식적 미학으로 개념화한다. 여기서 말하는 ‘불변성’이란 미학 원리의 보편성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선택해 온 형식적 범위가 안정적으로 축적되었다는 점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1단계에서 작동하는 기준은 보편 미학이 아니라, 브랜드화된 미학 기준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패션 브랜드는 의상의 소재와 질감, 실루엣과 구조, 색상 조합, 디테일 처리 방식 등의 지속으로 고유의 조형 언어를 형성한다. 이와 같이 축적된 형식 체계는 브랜드의 시각적 정체성으로서, 디자이너에게 ‘브랜드답게 보이는가’에 대한 암묵적 판단 기준을 제공한다(Kapferer, 2004/2009). 인지적 상동 정렬은 이러한 브랜드의 형식적 성향과 확연히 충돌하는 디자인들을 먼저 제외함으로써, 판단 기준의 초점을 브랜드 아이덴티티 내부로 집중시키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브랜드의 전문가 공동체가 공유하는 시각적 인지 체계가 작동한 결과라 할 수 있다. Goodwin(1994)의 관점을 빌리자면, 디자이너는 브랜드가 반복해 온 시각적 특성을 일종의 지각 체계인 ‘코딩(coding)’으로 내재화한다. 이를 토대로 AI가 제안하는 파편화된 이미지들 중에서 브랜드 고유의 형식언어와 연결되는 조형적 특징을 선택적으로 ‘부각(highlighting)’시켜 선별한다. 또한 다수의 선택지로 인해 판단 과정이 복잡해지는 상황에서는, 선택 대안을 속성에 따라 순차적으로 제거하는 속성별 제거(EBA, Elimination by Aspects) 전략(Tversky, 1972)이 인지 부담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따라서 1단계의 판단 과정은 미학적 우열을 가려 ‘좋은 디자인’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판단 대상이 될 수 없는 디자인’을 제외하여 판단 대상의 범위를 축소하는 전문적 인지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생성형 AI를 통해 수십, 수백 개의 디자인 대안이 동시에 쏟아지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초기 필터링의 과정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2. [2단계] 맥락적 기호 재구성(Contextual Semiotic Reconstruction)

‘맥락적 기호 재구성’은 디자인 요소가 특정 문화적·브랜드적 맥락 속에서 어떤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지를 재구성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기호학적 관점에서 디자인은 단순한 조형적 형태가 아니라 사회적 맥락 속에서 의미를 형성하는 상징 체계로 이해된다. 본 연구에서는 이 개념을 형식적으로 적합한 디자인 대안이 브랜드의 서사, 문화적 맥락, 그리고 동시대적 의미 체계 속에서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단계로 정의한다.

이전 단계가 ‘브랜드답게 보이는가’를 물었다면, 여기서는 ‘이 디자인이 브랜드의 의미 체계에서 읽히는가’를 고려한다. 기호학적 관점에서 패션 디자인은 개인의 취향 표현이 아니라, 동시대적 사회·문화의 의미를 매개하는 기호 체계라 할 수 있다(Barthes, 1967/1998). 2단계 판단은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생성된 디자인 결과물이 브랜드가 구축해 온 기호적 질서와 어떠한 관계를 맺는지 검토한다. 미션과 비전, 포지셔닝, 브랜드 성향과 같은 정체성 요소가 주요 해석 준거로 활용되며, 해당 디자인이 브랜드의 맥락 안에서 어떠한 의미를 생성하는가이다. 외관상 같은 형식의 패션 디자인이라 하더라도, 그 의상을 착용해야 하는 상황, 사회적·문화적 맥락, 그리고 브랜드 서사에 따라 그 의미는 다르게 해석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블랙 테일러드 재킷이라는 하나의 기표가 럭셔리 하우스에서는 클래식한 품위를 상징하고, 컨템포러리 스트리트 브랜드에서는 젠더 중립적 태도를 나타내며, 공기관 유니폼일 때는 신뢰를 상징하여 각기 다른 기의로 분화되어 수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AI가 만든 생성물이 브랜드와 형식적으로 유사해 보이는가를 판단하는 과정을 지나, 2단계에서는 해당 디자인이 브랜드의 의미 체계 속에서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향점과 일치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생성형 AI가 제안한 디자인은 브랜드의 기존 아카이브를 단순히 재현하기보다, 파편화되고 분절된 레퍼런스와 이질적 요소들을 조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브랜드의 맥락과 어긋나는 결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AI가 제시하는 방대한 디자인 대안은 탐색 범위를 확장시키지만, 미학적 가치는 전문가의 비판적 해석을 통해 맥락적 기호로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정은 HAIC 환경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브랜드 자산으로 변환하는 핵심 기제가 된다. 디자이너는 AI를 통해 확장된 가능성 안에서, 브랜드가 지향하는 의미와 상징이 동시대적 트렌드와 결합될 때 어떻게 해석되는지를 분석하고, 이를 브랜드 의미 체계 내에서 재배치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은 패션 디자인을 고정된 결과물이 아니라, 상황과 맥락에 따라 의미가 재배치되는 기호적 구성물로 간주하는 데 기반한다.

패션 디자인은 본질적으로 브랜드 아카이브의 ‘안정적 전형성(Typicality)’과 트렌드가 요구하는 ‘자극적 새로움(Novelty)’ 사이의 긴장을 조율하는 과정이다. 디자이너는 이 두 극단 사이의 긴장을 조율하며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하는데, 브랜드의 자산 가치를 지키면서 혁신의 속도를 조절하는 최적의 위치를 찾기란 쉽지 않은 전문 영역일 뿐 아니라 매우 추상적이고 모호하다. 이러한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좋은 해결책은 수용 가능한 범위 안에서 가장 진보적인 디자인을 선택한다는 Loewy(1951, as cited in Thompson, 2017/2021)의 MAYA(Most Advanced Yet Acceptable)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다. MAYA 원칙은 브랜드 맥락에서의 수용 가능성을 전제로 디자인 대안의 허용 범위를 설정한다는 측면에서, 생성형 AI 기반 디자인 결과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적합하다. MAYA 원칙은 생성형 AI의 과잉 혁신 리스크를 제어하는 실무적 경계선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이는 대중의 수용 한계점(Acceptable) 내에서 최대 혁신(Advanced)을 도출하는 임계점을 제시하며, 디자인이 브랜드와 기호학적으로 단절되지 않도록 기능하기 때문이다. 미적 선호도 뿐만 아니라 동시대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해야 하는 패션산업 영역에서, 시장의 수용성을 포괄하는 MAYA 원칙은 의사결정 과정을 설명하는 타당한 근거가 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 개념을 Derek Thompson (2017/2021)의 저서에 수록된 설명을 근거로, 해석적 원리로서 제시하고자 한다. 아래 Figure 3은 MAYA 원칙을 차용하여 2단계 맥락적 기호 재구성의 판단 준거를 시각적으로 정리한 예시이다.

<Fig. 3>

Interpretive Contextual Fit Matrix Anchored in the MAYA Principle (Diagram by the author, 2026)

3. [3단계] 가치론적 최종 승인(Axiological Final Validation)

가치론적 최종 승인 단계는, 앞선 단계에서 형식적 정렬과 의미적 재구성을 거친 디자인 대안이 브랜드의 핵심 가치와 약속을 대표할 수 있는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이다. 가치론(axiology)은 가치의 본질과 판단 기준을 탐구하는 철학적 영역으로, 특정 대상의 선택이나 평가가 어떠한 기준에 의해 정당화되는지를 설명한다. 본 연구에서는 이 개념을 디자인 대안이 브랜드의 핵심 가치와 사회적 약속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브랜드 정체성을 대표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최종 판단 단계로 설정한다. 이 단계에서는 디자인의 미학적 완성도뿐 아니라 브랜드가 장기간 유지해 온 가치 체계와의 정합성이 주요 승인 기준으로 작동한다. 이때 디자인은 브랜드가 공적으로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표현으로 최종 결정되므로 이전 단계와 판단의 성격이 질적으로 달라진다.

1단계가 인지적 선택, 2단계가 의미 해석의 문제였다면, 3단계의 판단은 규범적 승인으로 전환되어, 디자인 판단을 미학적 선호의 영역에서 책임과 정당성의 영역으로 이동시킨다. 즉 ‘이 디자인이 가능한가’의 문제가 아니라 ‘이 디자인이 브랜드를 공식적으로 대표할 수 있는가’에 판단의 초점을 두는 것이다.

생성형 AI 디자인 환경에서는 이러한 가치 승인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AI는 방대한 데이터 조합들을 제안할 수 있으나, 그 결과를 브랜드의 공식적 표현으로 채택함으로써 발생하는 모든 책무는 디자이너와 브랜드에 귀속된다. 따라서 3단계는 알고리즘의 제안을 수용하는 기술적 선택이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의 지속성, 사회적 신뢰, 자산으로서의 가치 등을 결정하는 제도화된 판단 단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최상위 판단의 준거는 ‘브랜드 코어’이다. 브랜드 코어는 브랜드가 장기간에 걸쳐 유지해 온 가치, 세계관, 미학적 태도, 그리고 외부와 맺은 윤리적·사회적 약속들이 포함되며, 디자인의 형식이나 의미를 직접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을 대리해 발화하게 하는 것이다.

가치론적 최종 승인은 이러한 브랜드 코어를 기준으로 해당 디자인이 브랜드의 과거와 단절되지 않으면서도 미래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과정이다(Kapferer, 2004/2009; Urde, 2013). 따라서 생성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맥락적 오독이나 가치 충돌을 식별하는 판단이 더욱 중요하며, 전문가의 역할은 생성형 AI가 간과할 수 있는 문화적 적합성과 윤리적 책임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데 있다. 가치론적 최종 승인 단계에서는 결과물의 미학적 완성도와 무관하게, 브랜드 신뢰를 훼손하거나 핵심 정체성을 이탈하는 디자인의 경우 과감히 배제해야 한다.

이탈리아 브랜드 Missoni는 IBM과의 협업으로 HAIC 디자인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인간의 최종 승인 과정을 거친 AI 기반 제품의 판매가 크게 증가하였다. 흥미롭게도 소비자들은 AI의 개입 여부를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AI 디자인에 2배가량 높은 호감도를 보였다(Moreau et al., 2023). 생성형 AI의 확률적 추천이 디자이너의 가치론적 판단을 통해 최종 승인되면서, 브랜드 맥락에서 의미를 획득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Missoni의 AI 디자인은 그동안 간과되거나 숨겨졌던 브랜드의 가치를 추출하고 창의성을 증폭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Wisconsin School of Business, 2025). 가치론적 최종 승인은 창의성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감당할 수 있는 변화의 범위를 명확히 함으로써 다양한 시도가 무분별하게 일탈하지 않도록 하는 안전 장치라 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를 통해 디자이너는 창의성과 일관성 사이의 긴장을 종결하고, 브랜드 핵심 가치와 방향성을 공적으로 확정하게 된다.

이상의 연구로부터 도출한 3단계의 미학적 판단 모델을 종합하여 정리하면 Figure 4와 같다. 본 도식에서 제시된 인간 개입 시점(Human Intervention Point, HIP)은 AI의 확률적 생성물을 브랜드의 유의미한 자산으로 변환하기 위해 각 단계에서 인간 전문가가 수행하는 판단 행위를 의미한다. 이는 구체적으로 브랜드 정체성에 기반한 전문적 여과(Professional Filtering), 동시대적 맥락에 따른 기호학적 판단(Semiotic Judgment), 그리고 브랜드 핵심 가치 중심의 규범적 승인(Normative Validation)의 세 지점으로 구조화된다.

<Fig. 4>

Three-Stage Aesthetic Judgment Model for AI-Generated Fashion Design(Diagram by the author, 2026)


Ⅴ.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HAIC 환경에서 디자이너가 직면하는 선택의 불확실성과 기준의 모호성 문제에 주목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브랜드 코어를 준거로 삼아 3단계 미학적 판단 모델을 도출하였다.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단계인 인지적 상동 정렬에서는 생성형 AI가 제안한 다수의 디자인 대안 중 브랜드가 오랜 시간 축적해 온 형식적 미학과 명백히 충돌하는 안을 초기에 배제한다. 인지적 상동 정렬 단계의 목적은 최적안을 고르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이후 단계에서 의미 해석과 가치 판단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판단 대상을 현실적 범위로 좁히는 데 있다.

두 번째는 맥락적 기호 재구성 단계이다. 앞선 단계에서 형식적으로 걸러낸 대안들을 브랜드 서사, 문화적 맥락, 동시대적 해석 가능성이라는 관점에서 재검토함으로써, 각 디자인이 브랜드의 의미 체계 안에서 어떻게 읽힐 수 있는지 판단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는 MAYA 원칙을 활용하여 브랜드 맥락에서 전형성과 새로움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인 가치론적 최종 승인 단계에서는 앞서 1단계와 2단계에서 추려낸 결과를 브랜드 코어를 중심으로 최종적으로 검증한다. 3단계는 해당 디자인을 브랜드의 공식 표현으로 보낼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며, 여기서 판단의 질적 성격이 바뀐다. 이제 디자인 판단은 미학적 인지나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가 그 결과물에 책임질 수 있는지 묻는 규범적 승인으로 격상하는 것이다.

이상의 3단계는 독립된 평가 항목의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디자인 판단이 설명 가능하고 책임질 수 있는 결정으로 수렴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며, 디자인 선택이 미학적 선호를 넘어 공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도록 판단 준거를 점진적으로 수렴하는 구조이다. 이러한 책임 구조의 진행 방식은 순차적이되, 인지적 탐색 과정은 반복될 수 있다.

본 연구의 의의는 HAIC 환경에서 디자이너의 전문성을 재정의했다는 점이다. 전문가의 핵심 역량은 ‘무엇을 만들어내는가’에서 ‘무엇을 어떻게 판단하는가’로 이동하였다. 또한 단순히 AI 생성물을 평가하는 기준 제시에 그치지 않고, 판단자로서 인간의 개입이 어떻게 구조화되고 책임 있는 결정으로 수렴되는지를 브랜드의 핵심 가치 구조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본 연구는 디자인 판단을 자동화하거나 점수로 환산하는 도구를 만들려는 시도가 아니다. 인간 전문가의 판단이 어떤 기준과 과정을 거쳐 형성되고 정당화될 수 있는지 설명하는 개념적 틀을 제시하는 것이다. 판단 기준이 구조적으로 정리될 때, 생성형 AI는 통제 불가능한 생성 도구가 아니라 창의성을 증폭시키는 업무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 연구는 개념적 고찰에 머물렀고, 연구의 결과인 3단계 미학적 디자인 판단 모델의 실제 효과나 성과를 검증하지는 못하였다는 한계점을 지닌다. 향후 연구에서 실제 워크플로우나 AI 기반 디자인 시스템에 각 단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검증하여 고도화한다면, 패션 디자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창의 산업에 적용 가능한 디자인 판단 모델의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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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Fig. 1>
The CBIM(Urde, 2013, p.750)

<Fig. 2>

<Fig. 2>
Brand Core-Centered Identity Structure for Design Judgment (Diagram by the author, 2026)

<Fig. 3>

<Fig. 3>
Interpretive Contextual Fit Matrix Anchored in the MAYA Principle (Diagram by the author, 2026)

<Fig. 4>

<Fig. 4>
Three-Stage Aesthetic Judgment Model for AI-Generated Fashion Design(Diagram by the author, 2026)

<Table 1>

Major Theoretical Perspectives on Brand Identity in Prior Research

Scholar Definition of Brand Identity Key Characteristics Theoretical Focus
David Aaker (1995/2003) A set of unique associations that brand strategists seek to create and maintain - Strategic intent from the brand sender's perspective
- Distinction between Core Identity and Extended Identity
- Four perspectives: product, organization, person, symbol
Brand strategy/Association structure
Jean-Noël Kapferer (2004/2009) An identity structure that integrates a brand's internal essence and external expression - Brand Identity Prism (six facets)
- Culture emphasized as the central axis
- Clear distinction between sender (identity) and receiver (image)
Identity structure/Culture
Leslie de Chernatony (1999) A strategic brand identity constructed around vision and culture - Vision- and culture-centered model; emphasis on employees and internal organizational roles
- Relationship included as a core identity component
Internal organization/Strategic process
John M.T. Balmer (2010) The determinant of corporate identity - Emphasis on dynamic alignment among actual, ideal, and perceived identities
- Identity grounded in corporate reality
- Long-term, organization-centric perspective
Corporate identity/Consistency
Mats Urde (2013) An integrated brand identity linking internal and external organizational domains - Corporate Brand Identity Matrix (CBIM)
- Based on mission, vision, culture, and competencies
- Promise and core values positioned at the center
Corporate brand/Value-based
Bartholmé & Melewar (2011) A corporate sensory identity encompassing all five senses - Expansion beyond visually centered concepts
- Identity defined as the totality of sensory experience
- Emphasis on the material and sensory dimensions of brand experience
Sensory experience-based identity

<Table 2>

Three-Stage Evaluation Framework for AI-Generated Fashion Design

Stage & Key Question Evaluation Checklist Decision
Stage 1: Cognitive Homology Alignment
 
“Is the design within the brand’s formal repertoire?”
(Scaffolding: Brand Expression)
✔□Formal Consistency: alignment with brand-specific silhouettes and proportional systems
✔□Code Consistency: use of signature colors and material ranges
✔□Detail Language: consistency in finishing, construction, and decorative elements
□ Early rejection
□ Retained
Stage 2: Contextual Semiotic Reconstruction
 
“Can the design generate meaning within the brand’s narrative and context?”
(Scaffolding: Mission·Vision·Culture·Positioning)
✔□MAYA Balance: appropriate balance between typicality and novelty
✔□Narrative Consistency: alignment with brand story and seasonal concept
✔□Contextual Fit: target audience acceptance, situational appropriateness (T.P.O), and cultural risk assessment
□ Reinterpretation
□ Adjustment
□ Hold
□ Pass
Stage 3: Axiological Final Validation
 
“Can the design represent the brand’s core values?”
(Scaffolding: Core Values & Promise)
✔□Value Alignment: consistency with core brand values and philosophy
✔□Ethical Responsibility: evaluation of potential social or cultural issues
✔□Asset Contribution: potential to enhance long-term brand equity and trust
□ Final approval
□ Final rej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