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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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Vol. 68 , No. 5

[ Thesis ]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stume - Vol. 68, No. 5, pp. 40-64
Abbreviation: JKSC
ISSN: 1229-6880 (Print) 2287-7827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Aug 2018
Received 25 Apr 2018 Revised 21 Jul 2018 Accepted 07 Aug 2018
DOI: https://doi.org/10.7233/jksc.2018.68.5.040

인상주의 회화에 나타난 서양복식의 특성 고찰 : 회화의 촉각적 시각성과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의 관계성을 중심으로
조민형 ; 박신미
국립안동대학교 의류학과 석사수료
국립안동대학교 의류학과 부교수

An Observation of the Characteristics of Western Dress in Impressionist Painting : Focused on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Haptic Visuality of Fine Art and the Visual Tactility of Dress
Minhyung Jo ; Shinmi Park
Master Candidate, Dept. of Clothing & Textiles, Andong National University
Associate Professor, Dept. of Clothing & Textiles, Andong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 Shinmi Park, e-mail: fashion@anu.ac.kr


Abstract

This study aims to investigate the visual tactility of women's dresses in impressionist paintings and in the mid-to-late 19th century. The research questions are: What is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visual and tactile senses, and what multiple visual sensations extend through the relationship? How is haptic visuality defined and what are its characteristics in impressionist paintings? How is visual tactility defined and presented in the women's dresses in impressionist paintings? What are the characteristics of women's dress designs in impressionist paintings and in the mid-to-late 19th century? What are the attributes of the visual tactility of women's dresses in impressionist paintings and in the 19th century, and how do they compare? The research methods include a literature review and content analysis. In conclusion, the visual tactility of women's dresses in the mid-to-late 19th century was that of the space created by structural variability of flexible exaggeration. In addition, the general visual tactility (variability of form, illusion of color, and surface reconstruction of materials) is inherent in the dress.


Keywords: haptic visuality, impressionism, multiple visual sensations, visual tactility, 19th century women's dress
키워드: 촉각적 시각성, 인상주의, 복합적 시감각, 시각적 촉각성, 19세기 여성 복식

Ⅰ. 서론
1. 연구 제안

오감 중 시각은 고대부터 이성적인 감각으로 인정받기 시작하여 근대까지 ‘시각중심주의’ 개념을 필두로 서구 문명을 지배하였다(Jonas, 1966). 하지만 19세기 중반 사진의 등장으로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 루스 이리가라이(Luce Irigaray, b. 1932), 로라 마크(Laura U. Marks, b. 1963) 등의 사상가들은 시각의 본질적 관념인 ‘보다(see)’라는 직접적 행위 감각에 ‘촉각’이라는 개인적 경험 감각을 삽입한 복합적 시감각(Multiple Visual Sensations)인 ‘촉각적 시각성(Haptic Visuality)’이라는 새로운 감각의 개념을 구축한다(Benjamin, 2007; Irigaray, 1985; Marks, 2000). 이는 인간이 사진, 영화 등의 방대한 시각적 미디어 정보를 개인의 경험 감각인 촉각을 통해 적극적으로 구현하는 주관적 시감각을 설명하는 이론적 근거가 되었다(Benjamin, 2007).

촉각적 시각성은 미디어뿐만 아니라 순수예술 영역인 인상주의(Impressionism) 회화에서도 보인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변화하는 자연의 빛과 색채가 만들어내는 순간의 인상을 포착한다. 인상주의 회화의 복합적 시감각은 평면에서 마티에르(Matiere)의 중첩으로 표현된 입체적 촉각을 시각으로 수용하는 촉각적 시각성으로 현존된다. 실증적 자세로 대상을 탐구한 인상주의 화가들의 시선은 인상주의 작품 속 오브제 중 하나인 복식을 마주할 때 회화의 전체를 아우르는 본질적 속성인 촉각적 시각성이 아닌 또 다른 감각인 ‘시각적 촉각성(Visual Tactility)’으로 구현된다. 이는 복식이 단순히 작가의 주관적 관념에 의한 시감각으로 완성된 오브제가 아닌 옷을 입는 사람의 지위와 행동, 성별, 장소, 형태와 소재 등의 객관적 요소에 대한 주관적 경험에 기반을 둔 다감각적 인식을 오브제 자체가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고는 인상주의 회화의 촉각적 시각성과 회화 속 여성 복식의 특징인 시각적 촉각성의 관계 고찰을 통해 복식에 나타난 시각적 촉각성의 특성을 추출하고자 한다.

선행 연구 분석 결과, 시각과 촉각에 관한 연구는 현대 회화에 나타난 감각의 융합과 주체의 위치를 촉각적 시각성을 중심으로 고찰하거나(Jeong, 2016), 3D 디지털 애니메이션에서 시각적 촉각성이 수용자의 현전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Song, 2015) 등 매체 예술 및 현대 회화를 중심으로 시각과 촉각의 관계에 대한 담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또한, 촉각과 시각의 관계성에 관한 연구는 독일 출신 평론가 발터 벤야민이 20세기 초반 복제 기술에 주목하면서 촉각의 필요성을 대두시킨 것을 시작으로 루스 이리가라이, 로라 마크와 같은 이론가들에 의해 촉각적 시각성이 논의되었다(Benjamin, 2007; Irigaray, 1985; Marks, 2000). 의류학 영역에서는 패션에 나타난 시각적 촉각에 대한 관한 연구의 가능성이 제시(Kim, 2015) 되었지만, 심층 연구는 여전히 부재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본고는 선행 연구 대상이 아니었던 인상주의 회화의 촉각적 시각성과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의 관계성을 분석하여 이를 중심으로 19세기 서양 여성 복식의 특성을 추출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19세기 서양 여성 복식을 분석함에 있어 디자인의 기본 요소인 실루엣, 컬러, 재료뿐만 아니라 복식의 아우라를 구축하는 시각적 촉각성의 본질을 규명한다는 측면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

2. 연구 목적 및 방법

본 연구의 목적은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과 19세기 중ㆍ후반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을 고찰하는데 있다. 연구 목적 달성을 위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시각과 촉각은 어떠한 관계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확장된 복합적 시감각은 무엇인가. 둘째, 인상주의 회화에 나타난 촉각적 시각성의 정의와 특성은 무엇인가. 셋째, 시각적 촉각성의 정의와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에 나타난 시각적 촉각성은 무엇인가. 넷째,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과 19세기 중ㆍ후반 여성 복식의 시대별 디자인 특성은 무엇인가. 다섯째,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과 19세기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은 각각 어떠한 속성으로 나타나며 이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이다.

본 연구의 연구 방법은 문헌연구와 내용분석이다. 본고는 앞서 제시된 연구 문제 해결을 위해 1860년대 초기 인상주의부터 1890년대 후기 인상주의까지의 회화 작품 609점을 1차로 추출하여 인상주의 회화에 나타난 촉각적 시각성의 특성을 분석하고, 이 작품들 중 여성 복식이 오브제로 활용된 244점을 추가적으로 2차 선정하여 시각적 촉각성의 특성을 추출한다. 또한 연구는 2차 추출 자료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19세기 중ㆍ후반 여성 복식 자료 145점을 분석하여 실루엣, 컬러, 패턴, 소재 등의 특성을 회화 속 여성 복식과 비교한다.


Ⅱ. 인상주의 회화의 촉각적 시각성과 시각적 촉각성
1. 복합적 시감각: 촉각적 시각성과 시각적 촉각성

복합적 시감각이란 시각에 한 가지 이상의 또 다른 감각이 융합되어 발현하는 시각이다. 페미니스트인 루스 이리가라이는 시각이 비가시적 요소인 빛과 대기의 접촉으로 이루어진다고 주장함으로써 시각의 다감각적 가능성을 열어 복합적 시감각의 기틀을 마련한다(Irigaray, 1985). 이는 발터 벤야민, 로라 마크의 사상가들의 주장과 함께 철학, 미디어, 예술 분야에서 촉각적 시각성의 개념으로 구축된다(Benjamin, 2007; Marks, 2000). 시각은 일차원적인 정보 수용체로서 오랜 역사 동안 인간의 사회, 문화, 사상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스 시대의 철학자들은 시각을 이성적인 감각으로 인식하여 서구 사회의 기반이 되는 ‘시각중심주의’를 구축한다(Jonas, 1958).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Plato, BC 427-BC 347)은 시각이야말로 진실을 볼 수 있는 가장 우월하고 이성적인 감각이며 이데아에 가장 근접한 감각이라고 주장한다(Smith, 2007). 또한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BC 322)는 시각을 가장 이상적이고 오감 중 우월한 감각으로 꼽는다(Smith, 2007). 곧, 고대부터 내려온 시각에 대한 인식은 이상에 가까운 빛과 사실을 볼 수 있는 이성적인 감각인 것이다. 이로 인해 시각은 18세기 산업혁명 이전까지 서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감각으로 영향을 미친다. 산업혁명 이후 정보화 시대의 도래로 인해, 시각은 단일 감각으로써 한계를 맞게 된다. 발터 벤야민은 다가오는 미디어의 사회에서 오로지 시각 하나의 감각에 의존하여 정보를 수용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촉각의 영역인 익숙함을 바탕으로 보다 많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Benjamin, 2007). 또한 루스 이리가라이는 시각을 눈에 보이는 대상의 형태 하나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이 포함되어 있는 분위기와 인상까지 인식하는 감각으로 재정의 한다(Irigaray, 1985). 이로써 시각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써 촉각과 복합적 시감각을 이루게 된다. 이후 미디어 평론가 로라 마크는 ‘촉각적 기억(Tactile Memory)’을 통해 시각으로 지각하는 촉각인 촉각적 시각성을 명명한다(Marks, 2000). 촉각적 기억은 경험 감각을 통해 생성되는데, 경험 감각인 시각과 촉각은 대상의 형태와 표면의 촉감 그리고 아우라(Aura)를 인지한다. 복식은 경험 감각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착장자마다 고유한 분위기에 따라 상이한 아우라를 표출한다. 이는 복식의 복합적 시감각인 시각적 촉각성으로 발현된다.

2. 촉각적 시각성이란?
1) 촉각적 시각성의 정의

촉각적 시각성이란 대상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시각과 촉각이 상호보완적 관계를 구축하여 시각을 통해 내재되어 있던 촉각적 기억을 발현시켜 촉각의 감각을 인식하는 복합적 시감각으로 정의된다<Table 1>. 1826년 사진의 발명은 정보화 시대를 가속시키는데, 사진은 19세기 유럽 사회에서 일어난 자연 과학에 근거한 실증적 대상 관찰 풍조를 보조하며 예술·문학 사조에 영향을 미친다(Gombrich, 1950). 회화는 사진의 등장으로 인해 역사 기록의 역할을 상실하고 작가의 개인적 관념이 투영된 창조적 작업으로 발전한다. 그리고 19세기 중ㆍ후반에 자연의 빛을 작가의 주관으로 재해석한 인상주의 회화가 형성된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눈에 보이는 순간의 인상을 포착하고자 한다. 인상주의 화가들의 관점에서 인상은 오브제에 대한 주관적 감명으로 대상 그 자체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과 당시 상황 그리고 대상이 표출하는 고유한 아우라를 통해 구축된다. 발터 벤야민은 저서 Das Kunstwerk im Zeitalter seiner technischen Reproduzierbarkeit(1936) 를 통해 최초로 아우라를 예술적 개념으로 명명한다. 벤야민은 아우라란 오직 원본에서만 나타나며 이것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현존성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한다(Benjamin, 2007). 벤야민은 또한 아우라는 기술이 발달되어 복제품이 원본에 가깝게 제작되더라도 원본에서만 발현된다고 설명한다. 아우라는 예술작품 뿐만 아니라 모든 현존 대상에서 출현되는데, 특히 인상주의 회화에서는 자연 속에 현존된 실체에 투영된 빛이 만들어낸 아우라가 나타난다.

<Table 1> 
The Concept and Characteristics of the Haptic Visuality of Impressionist Painting and the Visual Tactility of Dress in Impressionist Painting
The haptic visuality of impressionist painting: the definite Aura The visual tactility of dress in impressionist painting: the variable Aura
▪ The sense of space that constructed by the planar solidity which created by techniques of Impressionist painting.
▪ A tactility embedded in the visual.
▪ The multiple visual sensations embodied by the definite Aura.
▪ Objective object composed of form, color, material.
▪ The variable Aura created by wearer wearing objective object.
▪ The multiple visual sensations that others recognized again the variable Aura through subjective perspective.
The tactility of planar space The flexible tactility
The planar solidity constructed by surface texture. The flexible tactility which changed by wearer.
The visuality of ideational space The multilateral visuality
The visual space constructed by light which defined through the perception of artist. The multilateral visuality perceived by artist.
(Table by researchers, 2018)

2) 인상주의 회화에 나타난 촉각적 시각성

19세기 화가들은 빛이 만들어내는 순간의 인상을 회화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주관적 경험을 실체화한다. 이는 자연의 아우라를 실증적 자세로 분석한 것이다. 화가들은 가시적 혹은 비가시적 요소들을 주관적으로 정의한다. 그러므로 인상주의 회화의 촉각적 시각성은 ‘규정적 아우라’를 통해 현존되며, ‘평면적 공간의 촉각성’과 ‘관념적 시각성’의 특성이 두드러진다<Table 1>. 인상주의 회화에 나타난 촉각적 시각성의 첫 번째 특성은 ‘평면적 공간의 촉각성’이다. 인상주의 회화의 표면 위로 두텁게 쌓인 텍스츄어는 평면에서 입체를 구축하며 공간감을 생성하는데, 이는 이차원적 공간이 구현해낸 촉각적 시각성이다. 화가들은 빛의 표현을 통해 공간을 시각화할 뿐만 아니라, 입체적 재질감 곧 두껍게 쌓아올린 물감의 두께감 그리고 붓의 움직임을 통해 형성된 텍스츄어의 표면적 질감의 융합을 통해 촉각적 시각성을 구현한다.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 1832-1883)는 실외에서 자연을 관찰할 때 관찰 대상들이 고유한 색채를 지닌 개별 대상으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 오브제를 인식하기 전 우리의 눈은 이미 다양한 컬러들을 결합시켜 대상의 고유한 색채계 보다 밝은 색채계로 대상을 인식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Gombrich, 1950). 또한 마네는 우리가 인식하는 대상물들은 서로 다른 관계성을 지닌 오브제 간의 색조가 혼합된 융합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주장은 많은 화가들에게 공감을 얻어냈고, 이후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있어서 매순간 변화하는 빛의 인상 포착은 작업의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화가들은 찰나의 순간을 화폭에 담기 위해 야외에서 빠른 붓놀림으로 채색하고 정밀한 세부 묘사 기법보다는 물감의 질감을 드러내는 마티에르의 기법을 활용하여 캔버스 표면 위에 입체적 텍스츄어를 구축해낸다. 1869년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 1841-1919)는 <Fig. 1> 『La Grenouillere』에서 빠른 작업을 통해 빛이 투영된 라 그르누이예르(La Grenouillere) 호수의 인상을 완성한다. 작가는 빛의 속성을 화폭에 담아내기 위해 서로 다른 대상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인식하며 개별 오브제의 윤곽선을 모호하게 만든다. 르누아르는 현장에서 대상을 직접 마주했던 당시의 시각적 인상을 색채 분할 기법으로 표현하여 시각의 혼합이 만들어내 는 시각적 공간감을 구축한다. 1877년 카미유 피사로(Jacob-Abraham-Camille Pissarro, 1830-1903)는 <Fig. 2> 『Rye Fields at Pontoise, Cote des Gratte-Coqs』에서 바람에 휘날리는 호밀밭을 채도가 높은 색채를 사용하고 짧은 붓 터치로 묘사하여 역동적 공간감을 담아냈다. 두 번째 특성은 ‘관념적 공간의 시각성’이다. 인상주의 작가들은 개인의 시각에서 분석된 빛의 속성을 공간에 투영시켜 작가의 인식을 통해 규정되는 시각적 공간성을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들은 대상 그 자체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겪은 환경적 요소의 경험까지도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작품 속에 담아내며 대상과 화가 사이의 비가시적 요소인 빛과 대기에 대한 경험적 촉각을 시각화한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실내가 아닌 실외에서 직접 마주한 대상을 화폭에 담아낸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19세기 사실주의(Realism) 화풍을 계승하지만 대상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경험적 감각을 대입시켜 사실주의자들과 차별점을 구축해낸다. 실례로 1879년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의 작품 <Fig. 3>『Camille Monet on her Deathbed』는 아내의 죽음에 대한 모네의 감정적 동요가 화폭에 담겨있다. 작품에서 비규정적인 붓 터치의 흔적 뒤에 숨어있는 카밀유의 모습은 실체를 감추고 있는데, 이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작가의 허망한 마음이 투영된 것이다. 또한 작가의 불안정한 심리상태는 1890년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의 작품 <Fig. 4> 『L'église d'Auvers-sur-Oise』에서도 가시화된다. 작품 속 구불거리는 형태의 교회 건물과 일렁이는 밤하늘은 고흐의 격앙된 감정이 화폭에 표현된 것이다.


<Fig. 1> 
『La Grenouillere』, 1869, Pierre-Auguste Renoir (Denvir, 2000, p. 55)


<Fig. 2> 
『Rye Fields at Pontoise, Cote des Gratte-Coqs』, 1877, Camille Pissarro (Walther, 1992, p. 164)


<Fig. 3> 
『Camille Monet on her Deathbed』, 1879, Claude Monet (Walther, 1992, p. 184)


<Fig. 4> 
『L'eglise d'Auvers-sur-Oise』, 1890, Vincent van Gogh (Denvir, 2000, p. 209)

3. 시각적 촉각성이란?
1) 시각적 촉각성의 정의

시각적 촉각성이란 형태, 색채, 재료로 구성된 객관적 오브제가 착장자에게 착용되어 만들어낸 가변적 아우라를 타자가 주관적인 관점으로 인식하는 복합적 시감각이다<Table 1>. 복식에서 아우라는 가변적인 착장자의 지위와 행동, 성별, 장소와 더불어 복식 오브제 자체가 내포하고 있는 형태, 컬러, 재료들의 속성을 융합하여 ‘유동적 촉각성’과 ‘다각적 시각성’을 발현시킨다<Table 1>. 그러므로 복식에서 나타나는 가변적 아우라는 착장자에 의해 유동적으로 표출되는 촉각성이 타자에 의해 다각적 시각성으로 수용된 결과물이라 하겠다. 촉각은 피부를 감각기관으로 하며 오감 중 가장 넓은 감각 수용체를 가진다(Smith, 2007). 몸에 착용되는 복식은 피부에 맞닿아 있으며 형태, 색채, 재료를 통해 다양한 촉각적 경험을 유발시킨다. 복식의 객관적 오브제가 내재한 촉각성은 착장자의 자율적인 움직임에 따라 유동적으로 드러난다. 반면 타자가 인지하는 복식의 이미지는 시각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때 복식 오브제 자체의 표면적 특성뿐만 아니라 착용자의 아우라까지 복합적으로 감지된다. 복식은 단순히 촉각 하나의 감각으로 지각할 수 없고 촉각적 기억의 시각화를 통해 지각된다. 복식에서 ‘유동적 촉각성’과 ‘다각적 시각성’의 상호 작용은 가변적 아우라 구축의 방법적 계기이다. 곧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은 복식의 객관적 오브제를 통해 현존된 평면성과 입체성의 표면적 특성이 복합적 시감각으로 인지되는 다감각적 인식이다.

2)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에 나타난 시각적 촉각성

인상주의 화가들은 복식을 마주할 때 가변적 아우라로 구현되는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을 재현한다. 복식의 아우라는 가시적 요소인 복식의 현존성과 착장자의 움직임, 주변 환경 그리고 비가시적 요소인 착장자의 사회적 정체성을 통해 형성되어 복식을 마주하는 타자의 주관적 관점으로 인식된다. 이는 복식의 가변적 아우라로서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공감각적 경험을 제공하고 화가들의 주관에 의해 회화로 실체화된다. 곧 인상주의 회화 작품 속 19세기 여성 복식은 화가가 마주한 복식에 대한 경험이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으로 구현된 것이다. 가변적 아우라를 표출하는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은 ‘유동적 촉각성’과 ‘다각적 시각성’의 특성을 내재한다<Table 1>. 첫 번째 특성은 ‘유동적 촉각성’이다. 착장자의 가변적 아우라는 복식의 물성을 유동적으로 변화시킨다. 복식의 물성은 재료와 형태의 움직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빛의 반사로 시각화되는데, 인상주의 화가들은 빛의 표현을 통해 변동되는 복식의 시각적 공간감을 구축하여 재료의 물성이 드러내는 유동적 촉각성을 완성한다. 실례로 <Fig. 5>은 1870년 마네의 작품 『Portrait of Eva Gonzales』으로 회화 속 여성이 착용한 드레스의 재질과 주름은 빛의 표현으로 묘사된다. 작가는 앉은 자세로 인해 형태가 변형된 드레스의 시각적 공간감을 빛을 통해 재현하여 복식 오브제의 물성을 형상화한다. 유동적 촉각성에 대한 작가의 주관적 표현은 르누아르의 작품 <Fig. 6> 『Place Clichy』에서도 등장한다. 르누아르는 작품 속 여성의 재킷 표면을 얇고 섬세한 선의 연속으로 묘사하여 텍스츄어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는 작가가 작품 속 여성의 재킷을 마주했을 때 경험한 촉각적 물성인 복식 표면의 유동적인 시각적 공간성을 주관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두 번째 특성은 ‘다각적 시각성’이다. 복식에 대한 시각적 경험은 다각적 기억으로 축적되는데, 인상주의 회화 속 복식 오브제는 복식의 실루엣 그 자체가 아닌 착장자의 움직임에 의해 변형된 외형이 작가의 다각적 기억에 의해 재구성되어 가변적 실루엣을 구축해낸다. 모네의 1886년 작품 <Fig. 7> 『Study of a Figure Outdoors』에서 표현된 사례를 살펴보면, 작가는 인물을 디테일하게 묘사하기보다 비가시적 요소를 가시화함으로서 인물의 순수한 아우라를 담아낸다. 작품 속 복식의 흔들리는 치맛자락은 시각적으로 재해석된 작가의 관념적 공간성을 통해 복식을 다각적으로 인식하도록 한다. 또한 1878년 베르트 모리조(Berthe Pauline Morisot, 1841-1895)의 작품 <Fig. 8> 『Summer』 속 복식은 명확한 윤곽선 없이 오브제에 반사된 빛의 묘사를 통해서 형태가 구현된다. 작가는 빛으로 구축된 매스의 공간감이 특징인 러플(Ruffle)에 다각적 시각성을 담아낸다.


<Fig. 5> 
『Portrait of Eva Gonzales』, 1870, Edouard Manet(Denvir, 2000, p. 54)


<Fig. 6> 
『Place Clichy』, c.1880, Pierre-Auguste Renoir (Denvir, 2000, p. 177)


<Fig. 7> 
『Study of a Figure Outdoors』, 1886, Claude Monet (Rubin, 1999, p. 307)


<Fig. 8> 
『Summer』, 1878, Berthe Morisot (Denvir, 2000, p. 120)


Ⅲ.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과 19세기 중ㆍ후반 여성 복식의 특징
1. 1860년대: 고전적 낭만과 근대의 발전이 수용된 벨 스타일

1860년대의 프랑스 파리는 기술의 진보와 고전적 낭만이 공존하는 근대 도시의 전형으로 발전한다. 초기 인상주의 작품에서는 도심 속 자연에서 여유를 즐기는 파리 시민들의 모습이 주로 묘사되어 있는데, 이는 로코코 귀족들의 전원적 취향을 동경한 도시 문화로 근대적 공간과 고전적 생활 감성이 공존한 형태이다(Hauser, 2016). 바르비종파(Ecole de Barbizon)의 외광화와 사실주의의 신조에 영감을 받아 등장한 초기 인상주의는 근대 도시의 모습에 고전적 빛의 대비를 접목시켜 새로운 예술의 형식을 정립한다(Hauser, 2016). 여성 복식에서도 낭만주의의 산물인 크리놀린(Crinoline)과 더불어 복식 근대화의 시발점인 남성복 형식을 차용한 카라코 재킷(Caraco Jacket)이 함께 공존한다<Table 2>. 또한 회화에서 외광 효과가 부각되자 복식에서도 시폰 소재가 빈번히 사용되어 빛의 투영으로 구축된 표면적 공간감이 나타난다. 1860년대 초기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과 실제 1860년대 여성 복식에서는 확장된 크리놀린인 벨 스타일이 보인다. 회화 속 여성 복식의 실루엣은 목까지 올라오는 폐쇄적인 네크라인 선을 시작으로 아래로 거대하게 확장되는 벨 실루엣(Bell Silhouette)이 주류를 이룬다. 기본적으로 드레스는 크리놀린과 페티코트(Petticoat)로 지지되며<Fig. 9>, 이브닝 드레스의 경우는 르댕고트(Redingote)가 아우터로 착장된다. 컬러는 화이트 또는 아이보리를 주류로 옐로우, 레드, 그린 등이 빛의 속성을 표현하며 따뜻한 느낌을 담아낸다. 장식 구성으로 상체는 짧은 프릴을, 하체는 넓고 부피가 큰 러플이 장식되어 있다. 또한 드레스의 심라인에는 넓은 면적으로 디테일과 트리밍이 장식되어 있는데, 이것은 실루엣의 확장성을 극대화시키는 요소이다<Fig. 10>. 여성 복식의 실루엣은 인상주의 회화에 묘사된 것과 같이 하향 중심의 벨 실루엣이다<Table 2>. 드레스는 크리놀린의 변형인 크리놀레트(Crinolette)로 뒷면을 더 강조한 형태를 구축한다<Fig. 11>. 크리놀린 형태의 스커트와 르댕고트로 이루어진 데이 드레스가 평상복으로 착용되고, 르댕고트가 없는 이브닝 드레스를 착용하기도 한다<Fig. 12>. 컬러는 순색보다 좀 더 탁한 계열의 블루, 브라운, 핑크가 주로 응용되고 인상주의 회화 속 복식보다 다양한 컬러가 등장한다. 디테일과 트리밍은 네크라인과 소매의 심라인에 짧은 프릴을 장식하고, 스커트의 심라인에는 큰 러플이나 나이프 플리츠(Knife Pleats)를 이용하여 벨실루엣을 강조한다. 1860년대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과 실제 복식의 실루엣과 장식은 외적으로 뚜렷한 차이 없이 동일한 형태로 나타난 반면, 컬러의 경우 회화 속 복식이 실제 복식보다 따뜻한 컬러와 높은 채도로 이루어진다.

<Table 2> 
The Time-variant Characteristics of Woman's Dress in Impressionism Painting
The time-variant characteristics of woman's dress in impressionism painting: analysing haptic visuality and visual tactility
The
characteristics
of impressionism
painting
1860s_The birth of impressionism: The transition period between
realism and impressionism
1870s_The age of impressionism:
Exploring the light
1880s_The age of neo-impressionism: A scientific approach 1890s_The age of post-impressionism: The intervention of the
artist's subjective perspective

<Fig. 25> 『Le Déjeuner sur
I’herbe』 1863,
Edouard Manet
(Denvir, 2000, p.
27)
- Expansion of the empirical observation
trend based on natural science in the
fields of art and literature.
- The art world led by a realistic style.
- The advent of early Impressionism, focused
on natural observation, which succeeded
Realism.
- The birth of early Impressionism, focused
on natural observation, centered on
realism in 1863 with Edouard Manet's 『Le
Déjeuner sur l'herbe』.

<Fig. 30> 『Impression-Sunrise』
, 1872, Claude
Monet
(Rubin, 1999, pp.
10-12)
- The characteristics of Impressionism are established
as the study of light based on natural
science becomes important in painting.
- The discovery of the fact that light positively
represents nature when it encounters the object
of painting.
- The term 'Impressionism' first appears in La
Charivari by the critic Louis Leroy .
- The appearance of Claude Monet's 『
Impression-Sunrise』 in The Exhibition of the
Impressionists in 1874 establishes the characteristics
of the Impressionist style.
- When I encountered objects of painting, I
found that light represents nature positively.
- Monet's 『Impression-Sunrise』 was announced
in the Nameless Artist Exhibition in 1874,
and the characteristics of the Impressionist style
were established.

<Fig. 35> 『Bathing at
Asnieres』
1883-4, Georges
Seurat
(Denvir, 2000,
p. 139)
- In impressionist painting, optical theory and
color theory were scientifically analyzed, leading
to the birth of Neo-Impressionism.
- Neo-Impressionism features 'Pointillism' and
smooth surfaces created by soft, delicate
brush.
- In 1884, the pointillism, which appeared
Seurat's 『Bathing at Asnieres』 perfected a
new technique for expressing light in color.

<Fig. 40> 『The Starry
Night』 1889,
Vincent van
Gogh
(Walther, 1992,
p. 71)
- The subject reinterpreted through the artist's
experience is expressed as a painting technique.
- The creation of thick matière through a dynamic
brushstroke.
- The artist's subjective perspective is completed
as a painting in Vincent Van Gogh's 『The
Starry Night』 in 1889.
Haptic visuality The gentle haptic visuality revealed through a realistic
representation of light
Haptic visuality created by afterimage of form Haptic visuality expressed through the composition of the
delicately divided color module
Haptic visuality created by the subjective idea
The
characteristics
of
dress
Item Crinoline, Crinolette, Petticoat, Redingote, Shawl, Caraco Jacket,
Petticoat, Day Dress, Evening Dress
Crinolette, Petticoat, Hip Back, Caraco Jacket, Day Dress,
Evening Dress, Reception Dress
Bustle, Hip Back, Caraco Jacket, Day Dress, Evening Dress,
Riding Jacket, Petticoat
Petticoat, Jacket, Blouse, Day Dress
Silhouette Downward-centered bell silhouette emphasizing a thin waist Polonaise silhouette of the curtain with the form of an austrian
shade
Bustle silhouette expressing artificial sensuality Upward-centered hourglass silhouette
Color Appearance of various pure colors and patterns due to the invention
of artificial dyes
Contrast between bright colors and complementary colors of light Bright colors represented in harmony of clear pure colors reproduced
in harmony of clear purple
Segmentation of color borrowed from the characteristics of engravin
Detail Ruffles and trimmings that construct and emphasize the form of
the crinoline
Large, wide details and trimming dispersing gaze Moderate details and excessive trimming disturbing the contour Formality of 3D morphology realized through shirring details
image FlexibilityEleganceExaggerationWarmth
3DFlamboyanceHeaviness
RigidityFormalVirtuousHeaviness
ExaggerationFlamboyance3D
VirtuousExaggerationHeavinessRigidity
FlamboyanceContradictionConcision
3DFlexibilityExaggeration
ConcisionVirtuousHeavinessContradiction
Women's dress
from
impressionism
painting and 19th
century women's
dress

<Fig. 26> 『Study for
Degeuner sur
I'herbe』 1865,
Claude Monet
(Denvir, 2000,
(p. 35)

<Fig. 27> 『Women in
the Garden』
1866, Claude
Monet
(Rubin, 1999,
p. 100)

<Fig. 28>
Day Dress,
c.1865
(Fukai et al.,
2005, p. 229)

<Fig. 29>
Day Dress,
c.1865 & Day
Dress, c.1865
(Fukai et al.,
2005, p. 228)

<Fig. 31> 『La Loge』
1874,
Pierre-August
e Renoir
(Denvir, 2000,
(p. 87)

<Fig. 32> 『Dancing at the
Mouling de la
Galette』 1876,
Edgar Degas
(Denvir, 2000,
(p. 105)

<Fig. 33>
Reception
Dress, c.1874,
Charles
Frederick
Worth
(Fukai et al.,
2005, p. 240)

<Fig. 34>
Turner, 1870s
(Fukai et al.,
2005, p. 285)

<Fig. 36> 『Bar at the
Folies-Bergere』
1881-2, Edouard
Manet
(Denvir, 2000,
(p. 129)

<Fig. 37> 『Dance at
Bougival』
1882-3,
Pierre-Auguste
Renoir
(Denvir, 2000,
(p. 134)

<Fig. 38>
Reception
Dress,
c.1883,
Charles
Frederick
Worth
(Fukai et al.,
2005, p. 256)

<Fig. 39>
Day Dress,
c.1883, Emile
Pingat
(Fukai et
al., 2005,
p. 254)

<Fig. 41> 『Combing the
Hair』 c.1892-5,
Edgar Degas
(Callen, 2000,
p. 48)

<Fig. 42> 『Girl with a
Greyhound(Julie
Manet)』 1893,
Berthe Morisot
(Denvir, 2000,
(p. 206)

<Fig. 43>
Day Dress,
c.1892
(Fukai et al.,
2005, p. 312)

<Fig. 44>
Day Dress,
1895, Charles
Frederick
Worth
(Fukai et al.,
2005, p. 314)
Visual tactility Flexible visual tactility realized through stereoscopic garment
composition
Segmented visual tactility built with flat ratio of segmented
color
Visual tactility combining textual differences with colors in
the same series
Visual tactility of weight based on the optical illusion created
by constructive volume
(Table by researchers, 2018)


<Fig. 9> 
『Alfred Sisley and Lise Trehot in the Garden』, 1868, Pierre-Auguste Renoir (Rubin, 1999, p. 163)


<Fig. 10> 
『The Balcony』, 1868-1869, Edouard Manet (Denvir, 2000, p. 61)


<Fig. 11> 
Day Dress (bodice and skirt), about 1862 (Johnston, Kite, & Persson, 2009, p. 122)


<Fig. 12> 
Evening Dress, c.1866 (Fukai, Suoh, Iwagami, Koga, & Nie, 2005, p. 234)

2. 1870년대: 도시의 감성이 반영된 폴로네에즈 스타일

1870년대 파리에 도시적 생활 감성이 유행하면서 인상주의는 세련된 도시 예술로 발전하여 정신적ㆍ문화적 유행을 선도한다(Hauser, 2016). 인상주의 회화에 묘사된 도시 전경의 모습은 실내에서 실외로 확장된 당시 도시인들의 생활 모습을 담고 있다. 여성 복식도 점차 도시적 감성에 맞춰 과거의 모습을 벗고 도시 생활에 적합한 형태로 발전한다. 이에 여성들은 스커트의 끝자락을 끌어올려 활동이 용이한 폴로네에즈(Polonaise) 스타일을 선호하게 된다. 폴로네에즈 스타일은 1870년대의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과 실제 여성 복식 모두에서 나타난다. 또한 이 스타일의 실루엣은 스커트의 끝자락을 오트리안 쉐이드(Austrian Shade) 커튼 형태로 올린 형태이다<Table 2>, <Fig. 13>. 폴로네에즈 실루엣의 착장은 힙이 부각된 크리놀레트 지지대 위로 페티코트와 드레스 그리고 카라코 재킷을 착용하여 완성한다. 컬러는 전체적으로 블루, 퍼플, 핑크, 그린, 그레이, 블랙 등 다양한 유채색을 응용한 복식이 등장한다. 장식은 카라코 재킷의 네크라인이나 심라인에 배치한 블레이드 트리밍(Braid Trimming)과 짧은 프릴을 통해 윤곽선은 흐리게 하고 시선을 분산시킨다. 하단의 스커트에는 러플과 나이프 플리츠 등 움직임의 영향을 크게 받는 장식들을 배치한다<Fig. 14>. 1870년대의 여성 복식은 치맛자락을 힙 위로 올려 묶은 폴로네에즈 실루엣으로 크리놀린과 버슬(Bustle) 스타일의 과도기적 형태를 이루고 있다<Fig. 15>. 실제 여성 복식에서는 목까지 올라오는 카라코 재킷과 스커트를 매치한 투피스 형태의 데이 드레스나 네크라인이 깊게 파인 리셉션 드레스(Reception Dress)를 착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컬러는 인상주의 회화에 나타난 것과 같이 블루, 퍼플, 아이보리, 핑크의 다양한 유채색이 등장한다. 디테일과 트리밍 역시 카라코 재킷 끝단에 짧은 프릴 장식이나 블레이드, 리본 트리밍을 사용하고, 드레스 심라인에 큰 러플을 장식한다. 또한 스커트에는 수직으로 끌어올린 오트리안 쉐이드 커튼 형태의 주름이 응용된다<Fig. 16>. 1870년대는 19세기 중ㆍ후반 중 인상주의 회화에 묘사된 여성 복식과 실제 여성 복식의 특징이 가장 동일한 시기이다. 다만 실제 여성 복식은 회화 속 복식보다 힙 드레이핑이 더욱 강조된다.


<Fig. 13> 
『The Parisienne』, Pierre-Auguste Renoir, 1874 (Callen, 2000, p. 77)


<Fig. 14> 
『In the Conservatory』, Edouard Manet, 1879 (Denvir, 2000, p. 114)


<Fig. 15> 
Turner, 1870s (Fukai et al., 2005, p. 285)


<Fig. 16> 
Dress, about 1873 (Johnston et al., 2009, p. 125)

3. 1880년대: 인공적 관능미를 표출하는 버슬 스타일

1880년대에는 새로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쾌락적 심미주의인 데카당스(Décadence)가 출현한다(Hauser, 2016). 데카당스는 기존의 낭만주의적 미의식을 부정하고 새로운 미적 표현 방법을 탐구하여 관능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사조이다(Monthly Art, 1999). 젊은 인상주의자들은 데카당스의 사상에 동조하여 이전의 인상주의 화법을 벗어난 새로운 표현법을 강구하는데, 대표적으로 조르주 피에르 쇠라(Georges Pierre Seurat, 1859-1891)의 점묘법(Pointillism)이 등장하게 된다(Gombrich, 1950). 당시 복식에서도 데카당스의 쾌락적 심미주의가 나타나는데 이것이 버슬이다. 인위적인 것의 아름다움을 지향하여 미적 근대성을 이루고자 한 데카당스의 사상은 버슬 스타일에서 여성의 인체미를 인공적으로 부각시킨 실루엣으로 드러난다(Oh, 2008). 1870년대 말에 찰스 프레드릭 워스(Charles Frederick Worth, 1825-1895)에 의해 제안된 버슬은 초기에는 프린세스 라인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진 트레인(Train)이 부각되었다(Behlen et al., 2012). 이후 1880년대 중반에 이르러 허리에서 90도로 급격하게 부풀려진 버슬 실루엣의 전형이 구축된다. 이로써 여성의 관능미와 에로티시즘(Eroticism)을 극대화시킨 데카당스의 쾌락적 심미주의가 복식에서도 완성된다<Table 2>. 1880년대의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과 19세기 여성 복식은 모두 힙 부분이 강조된 버슬 스타일로 나타난다. 1880년대 인상주의 회화에 묘사된 여성 복식의 실루엣은 직선적인 전면과 굴곡이 심한 후면의 대비로 구성된 버슬 실루엣이 주류를 이룬다<Fig. 17>. 기본적인 드레스는 버슬과 힙 백(Hip Back)으로 지지한 스커트와 카라코 재킷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데이 드레스와 이브닝 드레스의 형태 차이는 크게 없다. 컬러는 블랙과 화이트 그리고 원색을 아이템마다 솔리드로 배열하여 대비를 이룬다<Fig. 18>. 디테일과 트리밍으로는 카라코 재킷의 끝단에 윤곽선을 방해하는 짧은 프릴이나 트리밍을 장식하였고, 스커트에는 큰 부피의 장식 대신 작은 트리밍을 배치하여 장식성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다. 이 시기 실제 여성 복식의 실루엣 역시 스커트를 힙 위로 말아 올려 뒷모습을 과장시킨 버슬 실루엣으로 나타난다<Fig. 19>. 아이템은 버슬 실루엣의 스커트와 카라코 재킷으로 구성된 데이 드레스와 여성용 라이더 재킷(Woman’s Riding Jacket)이 등장한다<Fig. 20>. 컬러는 아이템 간 컬러 배열이 차이 나는 회화와 다르게 블랙과 와인 컬러가 주를 이루고 전체 착장이 한 가지의 컬러로 구성되어 있다. 장식으로는 하단의 스커트 전체에 주름 디테일을 이용하여 버슬 형태를 구축하고, 재킷에는 짧은 프릴과 리본, 블레이드 트리밍을 장식한다. 1880년대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과 실제 여성 복식의 실루엣은 동일하지만 컬러는 회화에서 더 다채롭게 표현되어 있고 장식은 회화 속 복식이 실제 복식보다 더 단순하게 나타난다.


<Fig. 17> 
『Sunday Afternoon on the Island of La Grande Jatte』, 1886, Georges Seurat (Denvir, 2000, p. 152)


<Fig. 18> 
『The Umbrellas』, c.1881 and c.1885, Pierre-Auguste Renoir (Rubin, 1999, p. 303)


<Fig. 19> 
Walking Dress, c.1884 (Fukai et al., 2005, p. 245)


<Fig. 20> 
Woman’s Riding Jacket, 1885-1886 (Johnston et al., 2009, p. 17)

4. 1890년대: 디테일의 단순화와 실루엣의 과장으로 관념 속 인체미를 실현시킨 아워글라스 스타일

1890년대에는 시각적 인상보다 정신적 이론을 더 중시하는 상징주의(Symbolism)가 유행하면서 작가의 관념적 표현을 더 중요하게 여겨 예술에서 대상의 변형과 뒤틀림을 허용한다(Hauser, 2016). 인상주의 화가들은 상징주의의 사상에서 영향을 받아 작가의 개성이 두드러지는 후기 인상주의(Post-Impressionism)를 발전시킨다. 복식에서도 자극적 인체미를 강조하는 버슬 스타일이 점차 사라지고 절제된 디자인 요소와 형태의 과장을 통해 관념 속 인체미를 실현시키는 아워글라스(Hour-Glass) 스타일이 등장한다<Table 2>. 아워글라스 스타일은 후기 인상주의 회화에 묘사된 여성 복식과 당시 실제 여성 복식의 공통된 특징이다. 1890년대 회화 속에 보이는 소매가 거대하게 부풀려지고 허리가 조여진 아워글라스 실루엣의 드레스는 장식이나 페티코트가 부각되지 않는 하단과 소매의 어깨부분과 가슴부분이 과장된 상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Fig. 21>, 일부에서는 재킷과 블라우스로 구성된 투피스 형태의 데이 드레스가 나타난다. 컬러는 화이트, 블랙, 옐로 컬러가 주로 등장하며, 후기 인상주의의 특성인 작가의 관념적 시각에 의해 일부 작품에서는 복식의 사실적인 컬러가 드러나지 않는다. 장식으로는 상체를 부풀리는 셔링 디테일이 주로 사용된다<Fig. 22>. 실제 여성복식 역시 버슬의 힙 형태가 축소되고 소매를 과장하고 허리를 조인 아워그래스 실루엣이 주류를 이룬다<Fig. 23>. 여성의 착장은 아워글라스 실루엣으로 변형된 카라코 재킷과 스커트로 구성된 투피스 착장이나 동일한 실루엣의 원피스 드레스로 나타난다. 컬러는 브라운과 오렌지 계열의 따뜻하고 중후한 감성의 컬러가 주류를 이루고, 일부 복식에서 블랙 컬러의 무채색 계열이 전체 착장이나 디테일에 이용된다<Fig. 24>. 장식은 상체에 화려하고 부피가 큰 장식이 사용되고 스커트에 간단한 자수나 크게 부각되지 않는 엠보싱 디테일이 구성되어 있다. 1890년대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과 실제 여성 복식의 특징이 가장 차이 나는 시기이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동일하지만, 컬러의 경우 회화에서는 작가가 주관적으로 재해석한 컬러로 복식을 표현하고 장식은 실제 여성 복식에서 더 화려하게 묘사된다.


<Fig. 21> 
『Portrait of Mrs H. P. Havemeyer』, 1896, Mary Cassatt (Denvir, 2000, p. 233)


<Fig. 22> 
『Berthe Morisot and her Daughter, Julie Manet』, 1894, Pierre-Auguste Renoir (Denvir, 2000, p. 199)


<Fig. 23> 
Day Dress, c.1892 (Fukai et al., 2005, p. 292)


<Fig. 24> 
Day Dress, 1895 (Johnston et al., 2009, p. 241)


Ⅳ. 인상주의 회화의 촉각적 시각성과 인상주의 회화 속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
1. 1860년대: 사실적 빛의 표현으로 나타난 부드러운 촉각적 시각성과 입체적인 의복 구성을 통해 구축된 유연한 시각적 촉각성

1860년대 인상주의 회화의 특성은 사실적 빛의 표현으로 나타난 부드러운 촉각적 시각성이다. 반면 회화 속 복식에서는 입체적 의복 구성을 통해 구축된 유연한 시각적 촉각성이 특성이다<Table 2>. 1860년대는 자연과학에 근거한 실증적 사실주의와 바르비종파의 작품에 묘사된 외광 효과에서 영향을 받은 초기 인상주의가 태동한 시기이며, 실제로 이 시기는 예술계를 주도하는 사실주의 화풍과 초기 인상주의의 과도기이다(Gombrich, 1950; Hauser, 2016). 1863년 Salon des Refusés 에 출품된 마네의 <Fig. 25> 『Le Dejeuner sur I'herbe』는 사실주의의 자연 관찰적인 탐구와 바르비종파의 외광 효과가 접목되어 초기 인상주의의 등장을 알리게 된다(Walther, 1992). 당시 인상주의 화가들은 사실주의의 형태 분석을 근거로 인식된 오브제에 빛의 속성을 투영시켜 사물의 형태를 부드럽게 묘사하여 사실적 빛의 표현으로 나타난 부드러운 촉각적 시각성을 완성한다. 1860년대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은 유연, 따뜻, 무거움의 촉각적 심상과 입체, 과장, 화려의 시각적 심상을 통해 우아한 공감각적 심상을 표출한다<Table 2>. 여성 복식의 외형은 주로 근대와 고전의 감성이 결합된 벨 실루엣이 두드러지며 하향 중심의 자연스러운 균형감을 표현하고 있다<Fig. 26>. 하단의 유연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러플과 주름 디테일 그리고 태슬이나 프린지 등의 입체적인 트리밍은 복식 표면에 깊은 공간감을 준다<Fig. 27>. 이는 움직임에 따라 드러나는 유동적인 공간감으로 표면에서 반사되는 빛의 효과를 풍부하게 하여 과장된 크리놀린인 벨 실루엣을 부각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여성 복식의 아이템은 앞서 살펴본 복식 구성과 동일하며, 컬러는 낮은 채도의 어두운 색으로 정숙한 분위기를 이룬다<Fig. 28>. 또한 1856년 윌리엄 퍼킨(William H. Perkin, 1838-1907)에 의한 인공 염료의 발명과 19세기 직조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순색과 재료의 교차로 직조된 패턴이 등장한다(Song, 2011). 자연적 사실과 외광 효과의 유행은 시폰 소재의 유행으로 이어지는데, 유연하고 얇은 시폰은 속이 비치는 직물로 빛의 속성을 복식에 투영시키는 재료이다<Fig. 29>. 당대 여성들은 밝은 컬러와 얇은 소재의 응용을 통해 유연하고 고전적인 여성성을 강조하였고, 이는 복식에서 입체적인 의복 구성을 통해 구축된 유연한 시각적 촉각성으로 나타났다.

2. 1870년대: 형태의 잔상이 만들어낸 촉각적 시각성과 개별적 장식과 컬러의 평면적 대비가 구축한 분절된 시각적 촉각성

1870년대 인상주의 회화의 촉각적 시각성은 형태의 잔상이 만들어낸 촉각적 시각성이고, 회화 속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은 개별적 장식과 컬러의 평면적 대비가 구축한 분절된 시각적 촉각성이다<Table 2>. 1870년대는 본격적인 인상주의기로서 이전보다 구체적인 빛의 탐구가 이루어진다. 화가들은 대상을 마주할 때 자연을 실증적으로 대변하는 것이 빛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1874년 The Exhibition of the Impressionists 에서 모네의 『Impression-Sunrise』가 발표되어 인상주의 화풍의 특징들이 정립된다<Fig. 30>, (Gombrich, 1950). 이 전시에 참가한 비평가 루이 르루아(Louis Leroy, 1812-1885)는 신문 Le Charivari 지에서 ‘인상주의’라는 용어를 처음 명명한다(Rubin, 1999). 이 시기 인상주의 화풍은 이전의 사실주의의 영향에서 벗어나 현존하는 자연이 뿜어내는 아우라를 비가시적 요소인 빛과 대기의 흐름에 따라 헝클어지고 얽힌 형태로 묘사하여 형태의 잔상이 만들어낸 촉각적 시각성을 표현한다. 1870년대의 여성 복식은 경직, 무거움의 촉각적 심상과 과장, 입체, 화려의 시각적 심상으로 규정, 정숙의 공감각적 심상을 표출한다<Table 2>. 당시에는 도시의 근대화로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확대됨에 따라 외부 활동에 적합한 복식이 요구되기 시작했다. 또한 가정용 재봉틀의 발명과 보급으로 가내에서 손쉽게 레이어드와 드레이핑 연출이 가능하게 되면서 폴로네에즈 스타일이 대중화 된다(Behlen et al., 2012). 외부 활동에 용이한 폴로네에즈 실루엣이 주류를 이루며 복식 구성은 앞 장에서 분석한 바와 같다. 상의는 비교적 짧은 프릴이나 리본 장식을 배치하여 스커트보다 간결하고 정숙한 형태를 이룬다<Fig. 31>. 반면 스커트의 겉자락을 폴로네에즈 시키며 드러난 페티코트에는 주로 러플 디테일이나 태슬, 블레이드, 리본, 나이프 플리츠 트리밍으로 심라인을 장식한다<Fig. 32>. 스커트 자락을 힙 위로 레이어드하며 나타난 드레이핑 주름은 입체적이고 과장된 뒤태 장식으로 응용된다<Fig. 33>. 주름을 부각하기 위한 두꺼운 실크나 면이 주요 소재로 사용된다. 컬러는 두 가지 이상의 컬러를 명확한 경계로 배열하여 평면에서의 대비를 구축하는데<Fig. 34>, 이는 개별적 장식과 컬러의 평면적 대비가 구축한 분절된 시각적 촉각성을 형성한다.

3. 1880년대: 섬세하게 짜인 색 모듈이 표출하는 촉각적 시각성과 평면적 구성을 통해 구현된 시각적 촉각성

1880년대 인상주의 회화의 촉각적 시각성은 섬세하게 분열된 색 모듈이 표출하는 촉각적 시각성이고,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은 평면적 구성을 통해 구현된 시각적 촉각성이다<Table 2>. 1880년대는 신인상주의기로 빛의 표현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이 시도되어 새로운 미의 구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데카당스의 시대였다. 이러한 사회적 풍조에 동조한 젊은 인상주의 화가들은 광학이론과 색채이론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점묘법이라는 새로운 화법을 발명하여 신인상주의(Néo Impressionsme)를 탄생시킨다(Gombrich, 1950). 점묘법은 쇠라에 의해 처음 이론화되어 최초의 점묘화인 <Fig. 35> 『Bathing at Asnieres』로 발표된다(Gombrich, 1950). 다양한 원색으로 부드럽게 표현되는 점묘화는 이전보다 매끄러운 표면의 인상주의 회화로 나타나고, 이는 곧 섬세하게 짜인 색 모듈이 표출하는 신인상주의 회화의 촉각적 시각성을 완성한다. 1880년대 복식은 무거움, 경직의 촉각적 심상과 과장, 화려, 간결, 모순의 시각적 심상을 통해 정숙하고 인위적인 공감각적 심상을 표현한다<Table 2>. 복식 장식은 재킷의 네크라인이나 소매에 속이 비치는 소재의 짧은 프릴을 배치하여 윤곽선을 흩트리는 장식으로 응용된다<Fig. 36>. 또한 화려한 리본이나 꽃 장식 등 과도한 트리밍을 사용하여 정적인 전체 착장에 포인트를 준다<Fig. 37>. 재료는 벨벳이나 모직 등 빳빳하고 두꺼운 직물을 응용하여 인공적인 버슬 실루엣을 견고하게 구축하는데, 이는 정적이고 경직된 버슬의 정숙성을 드러낸다<Fig. 38>. 여성 복식의 컬러는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단색이나 톤 온 톤(Tone on Tone) 배열로 이루어진 패턴 장식으로 인해 매스가 명확하게 구분된다<Fig. 39>. 이러한 특징은 복식에서 평면적 구성을 통해 구현된 시각적 촉각성으로 나타난다.

4. 1890년대: 주관적 관념이 만들어낸 촉각적 시각성과 구축적 볼륨이 투영된 무거운 시각적 촉각성

1890년대 인상주의 회화의 촉각적 시각성은 주관적 관념이 만들어낸 촉각적 시각성이고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은 구축적 볼륨이 투영된 무거운 시각적 촉각성이다<Table 2>. 1890년대는 후기 인상주의기로서 작가의 주관적 관점이 개입되어 작가마다 개성적인 화법이 등장한 시기이다. 당시 프랑스 파리에서는 인상주의에 이어 상징주의가 부상하는데(Hauser, 2016), 일부 인상주의 화가들은 정신적 관념을 중요시하는 상징주의의 흐름에서 영향을 받아 후기 인상주의를 구축한다. 후기 인상주의의 작품들은 사실적 빛의 표현에 집중했던 초기 인상주의와 다르게 작가의 경험으로 재해석된 주관이 회화의 기법으로 표출되었다. 대표적인 작품은 <Fig. 40>으로 1889년 고흐가 제작한 『The Starry Night』이다. 작품은 작가의 주관적 관점으로 바라본 밤하늘이 회화로 고스란히 묘사되고 있으며 작가의 감성이 반영된 역동적인 붓 터치로 생성된 두꺼운 마티에르가 특징이다. 이는 작가의 주관적 관념으로 대상을 재해석하여 구현되는 후기 인상주의의 촉각적 시각성으로 나타난다. 1890년대 여성 복식은 유연, 무거움의 촉각적 심상과 입체, 과장, 간결, 모순의 시각적 심상으로 나타난 정숙한 공감각적 심상을 표출한다<Table 2>. 여성의 에로티시즘이 부각되는 버슬 실루엣은 이 시기에 들어서면서 완전히 사라지고 여성의 어깨를 확장시켜 가슴을 앞으로 내민 아워글라스 실루엣이 출현한다<Fig. 41>. 여성 복식의 상의는 셔링으로 구축된 부피감으로 상향 중심의 무게감을 이루고 있다<Fig. 42>. 복식의 재료로는 은은한 디테일이 부각되는 광택 있는 실크가 주를 이룬다. 실루엣과 반대로 디테일은 간소화되어 블레이드나 리본이 주로 활용되고 복식 재료의 표면에 엠보싱, 프린팅, 직조, 아플리케를 응용한 장식으로 입체적인 복식의 상의와 대비되는 스커트를 형성하고 있다. 아이템은 앞장에서 살펴본 복식 구성과 동일하며, 컬러는 주로 중후한 브라운 계열이나 따뜻한 계열과 일부 무채색 착장이 등장한다<Fig. 43>. 또한 하나의 착장 안에서 컬러를 응용하여 매스를 명확하게 구별하는데, 이는 당시 후기 인상주의에도 영향을 미친 판화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Fig. 44>. 1890년대 여성 복식에 나타난 구축적인 볼륨은 복식의 무거운 시각적 촉각성을 완성한다.


Ⅴ.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과 19세기 중ㆍ후반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의 특성
1.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

인상주의 화가들은 직접 마주한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을 주관적 관점으로 표현한다. 화가들은 복식의 표면에서 반사되는 빛과 착장자의 아우라를 회화의 마티에르 혹은 윤곽선 무너뜨리기로 묘사한다. 인상주의 화풍이 주목된 1860년대부터 1890년대까지 활동한 인상주의 작가들은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을 작품의 모티브로 삼아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을 재현한다. 1860년대 회화 속 여성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은 가는 장식과 평면의 재구성으로 구축된 유연한 입체감이 특징이다. 프릴, 셔링, 핀턱, 슬래쉬로 장식된 상의와 러플, 캐스케이드 플레어(Cascade Flare), 나이프 플리츠, 자수(Embroidery)로 이루어진 하의가 벨 실루엣을 구체화시키는 요소들이다. 상의를 중심으로 장식된 프릴은 1860년대 디테일 중 38%의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Table 3>. 얇은 소재로 제작된 프릴 디테일은 <Table 5>에서 보듯이 재킷의 심라인을 짧고 섬세하게 장식하는데, 이는 초기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에서 보이는 여성적이고 유연한 느낌을 준다. 핀턱은 복식의 표면을 평면적으로 재구성하여 견고하고 정숙적인 이미지를 구축한다. 하의의 러플과 캐스케이드 플레어는 뚜렷한 윤곽선 없이 명암의 대비만으로 표현되어 유연하고 우아한 이미지와 함께 시각적인 공간감을 이룬다. 트리밍에 사용된 비즈는 동일 계열의 색상에서 명암의 차이를 통해 마티에르의 거친 표면으로 재현된다. 테이프, 브레이드 트리밍, 퍼 그리고 레이스는 1860년대의 회화 속 복식에서 가장 많이 응용된 화이트 베이스의 드레스 컬러와 명확하게 구별되는 유채색으로 심라인을 장식한다. 그 중 테이프는 초기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에서 27%의 비율로 가장 많이 나타난 트리밍 재료이며 <Table 5>와 같이 테이프 트리밍의 규정적 선과 거친 표면은 아래로 넓게 퍼지는 과장된 드레스의 입체적 실루엣을 부각시킨다<Table 3>. 1870년대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은 거침과 유연, 얇음과 넓음 그리고 평면과 입체의 대비되는 요소가 두드러지는 모순적인 장식성이 특징이다. 폴로네에즈 스타일을 구축한 디테일은 프릴, 러플, 셔링, 캐스케이드 플레어, 나이프 플리츠, 핀턱, 자수이다. 재킷의 네크라인에는 짧은 프릴이나 넓은 러플이 장식되어 화려하고 유연한 디테일을 구축하며, 1870년대 작품 속 여성 복식의 디테일 중 프릴과 러플은 각각 34%와 29%의 비율로 나타난다<Table 3>. 네크라인에 사용된 캐스케이드 플레어는 거친 붓질과 밝은 컬러로 묘사되어 화려하고 유동적인 느낌을 표현한다. 또한 1870년대 회화 속 여성 복식에서는 채도가 대비되는 블루와 블랙, 핑크와 화이트가 각각 20%와 12%로 주류를 형성하여 복식에서 차갑고 화사한 시각적 촉각성을 구현한다<Table 3>. 바스트 부분에 장식된 핀턱은 <Table 5>에서 보듯이 곡선을 통해 폐쇄적인 느낌의 재킷에서 입체적인 선이 만들어내는 시각적 착시로 글래머러스한 효과를 일으킨다. 드레스 심라인의 나이프 플리츠는 명확한 명암의 대비로 묘사되어 직선적이고 경직된 형태가 특징인 디테일을 활동적인 공간감으로 완성한다. 평면적 장식의 얇고 직선으로 이루어진 테이프 트리밍과 입체적 장식의 넓고 볼륨감 있는 브레이드는 퍼, 레이스 트리밍과 함께 사용되어 대비되는 장식성을 구축한다. 또한 평면적 재료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한 코사지, 리본 모듈은 복식 표면에서 장식의 리듬감을 구현한다. 간결한 장식으로 경직되고 정숙한 이미지가 1880년대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의 특징이다. 이 시기에 버슬 스타일을 구축한 디테일은 프릴, 러플, 셔링, 핀턱, 인버티드 플리츠(Inverted Pleats), 나이프 플리츠로 구성된다. 재킷의 심라인에는 당시 회화에서 50%의 비율로 가장 많이 나타나는 디테일인 짧은 프릴이 장식되어 있고, 러플 형태의 자보(Jabot)로 더욱 폐쇄적인 형태를 구축한다<Table 3>. 반면 입체적인 셔링과 경직된 핀턱은 여성 인체를 과장하는 동시에 규정적이고 정숙한 이미지를 완성한다. 이는 1880년대 회화 속 여성 복식에서 청결한 심상의 블루와 화이트가 각각 25%와 22%의 결과로 드러난다<Table 3>. 하의에는 인버티드 플리츠, 나이프 플리츠를 장식하여 평면적이고 직선적인 효과를 이룬다. 트리밍은 스커트의 심라인이나 네크라인 혹은 재킷의 심라인에 얇은 브레이드와 퍼를 사용하여 간결하고 정숙적인 느낌을 표출한다. 1890년대 회화에 나타난 여성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은 간결한 장식과 입체적인 형태 구성으로 과장되고 권위적인 이미지를 구현한다. 1890년대에는 프릴, 러플, 셔링의 디테일이 주류 스타일인 아워글라스 실루엣을 구축한다. 여성 복식의 소매는 <Table 5>와 같이 어깨와 소매 단에 셔링 디테일을 응용한 입체적인 실루엣으로 과장된 상체가 표현된다. 셔링은 후기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 중 80%의 가장 높은 비율로 등장한 디테일이며 과장된 소매를 구축하기 위해 응용된 장식이다<Table 3>. 또한 당시 회화 속 복식의 컬러 중 화이트와 블랙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50%와 25%이다<Table 3>. 이러한 무채색의 응용은 간결할 뿐만 아니라 보는 이가 느끼는 명암의 차이를 개인의 주관으로 자유롭게 해석하도록 유도한다. 프릴과 러플은 네크라인과 소매 끝단에 장식되어 있고 이는 앞선 시대보다 넓은 형태로 구성되는 반면, 트리밍은 두꺼운 소재의 레이스나 벨벳 리본을 응용한 유연한 장식으로 이루어진다. 트리밍은 이전 시대와 같이 다양한 재료를 응용하기보다 간결한 디테일의 상의와 상반된 재료를 달아 정적인 복식에 장식성을 부여한다. 인상주의 회화에 나타난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을 분석한 결과 세 가지 시각적 촉각성의 특성이 추출된다. 인상주의 회화 속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은 짧은 프릴과 나이프 플리츠와 같이 경직되고 간결한 장식으로 직선적이고 평면적인 형태를 구축하지만 움직임의 영향을 크게 받아 착장자의 자세에 따라 회화에서 유연한 형태로 완성된다. 이는 ‘매스의 평면적 표현으로 구현된 가변적 형태성’으로 나타난다. 회화 속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은 동일 컬러 내에서 채도의 다양화를 통해 공간감을 실현하거나 명확한 채도의 대비로 면의 분절을 이루어 경직과 유연의 촉감각을 표출한다. 이러한 컬러의 응용은 ‘규정된 컬러의 감성이 실현된 시각의 촉각화’를 완성한다. 회화 속 디테일과 트리밍은 표면에 반사된 빛의 분산을 묘사하여 드러난 입체적인 공간으로 화려한 시감각과 거친 촉감각을 구축한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에서 ‘빛이 만들어 낸 공간을 시각적 촉각화’로 표현한다.

<Table 3> 
Ratio of the Design Factors of Women's Dress in Impressionist Painting [Unit: %]
Ratio of the design factors of women's dress in impressionist painting
Detail
Frill Ruffle Shirring Ruche Cascade
Flare
Pleats Pin
Tucks
Embroidery Slash
Inverted Knife
1860s 38 29 4 8 4 4 4 4 4
1870s 34 29 2 2 7 18 4 5
1880s 50 11 7 18 4 11
1890s 10 10 80
Total 36 23 10 1 5 5 10 5 3 1
Color
White Ivory Pink Yellow Green Khaki Gray Brown Blue Red Purple Black
1860s 26 9 3 9 9 9 9 11 6 11
1870s 12 8 12 8 6 2 2 6 20 4 2 20
1880s 22 8 8 3 3 11 25 6 14
1890s 50 8 8 8 25
Total 22 8 8 6 5 1 3 7 17 5 1 16
Trimming
Beads Tape Braid Fur Tassel Lace Corsage Ribbon
1860s 9 27 18 9 18 18
1870s 21 21 29 7 7 7 7
1880s 50 50
1890s 33 33 33
Total 3 20 20 20 10 13 7 7
(Table by researchers, 2018)

<Table 4> 
Ratio of the Design Factors of Mid-to-late 19th Century Women's dress [Unit: %]
Ratio of the design factors of mid-to-late 19th century women's dress
Detail
Frill Ruffle Shirring Ruche Cascade
Flare
Pleats Pin
Tucks
Embroidery Slash
Inverted Knife
1860s 13 9 17 13 9 17 4 13 4
1870s 11 22 6 17 11 6 11 11 6
1880s 15 15 7 15 7 4 22 7 7
1890s 9 27 9 9 9 36
Total 13 16 10 14 5 6 15 4 14 3
Color
White Ivory Pink Yellow Green Khaki Gray Brown Blue Red Purple Black
1860s 5 18 14 9 18 14 5 5 14
1870s 6 6 6 13 6 13 13 13 19 6
1880s 14 21 7 14 7 21 14
1890s 14 43 29 14
Total 8 8 7 17 2 5 14 10 10 7 12
Trimming
Beads Tape Braid Fur Tassel Lace Corsage Ribbon
1860s 11 25 14 7 18 14 11
1870s 6 13 13 25 19 6 19
1880s 17 9 9 9 17 17 4 17
1890s 13 25 13 13 25 13
Total 12 17 12 7 17 17 3 15
(Table by researchers, 2018)

<Table 5> 
The Relationship between women's dress in the mid-to-late 19th century and women's dress in impressionist painting


2. 19세기 중ㆍ후반 여성 복식에 나타난 시각적 촉각성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에는 작가의 주관적 관점과 표현 과정에 의해 의도적인 왜곡이나 생략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변형은 착장자의 가변적 아우라를 강조하여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을 묘사하지만 객관적 오브제로서의 복식이 가지는 시각적 촉각성을 사실적으로 재현하지 않을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19세기 중ㆍ후반 실제 여성 복식에 나타난 디테일과 트리밍의 시각적 촉각성의 특성을 추출하고자 한다. 1860년대 실제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은 가벼운 소재의 입체적 디테일과 무거운 소재의 평면적 트리밍으로 유연하고 우아한 이미지를 구현한다. 벨 스타일은 상의에 프릴과 핀턱, 하의에 러플, 셔링, 루시(Ruche), 인버티드 플리츠, 나이프 플리츠, 자수로 구성되어 있다. 상의의 프릴은 네크라인에 짧게 장식되어 있고, 1860년대 실제 복식의 디테일 중 17% 비율의 나이프 플리츠는 하의에서 넓은 면적의 평면적 입체감을 구현하며 경직된 느낌을 표출한다<Table 4>. 컬러는 전체적으로 회화 속 복식보다 어두우며, 아이보리 컬러와 브라운 컬러가 18%의 동일한 비율로 등장한다<Table 4>. 트리밍은 비즈, 테이프, 브레이드, 퍼, 태슬, 프린지, 레이스, 리본으로 장식된다. 테이프는 당시 가장 많이 응용된 트리밍 재료로, <Table 5>와 같이 회화에서는 평면적이고 경직된 형태로 묘사되나 실제 복식에는 화려한 무늬의 테이프로 이루어져 있다. 트리밍 장식은 상의와 하의의 끝단에서 유연한 형태를 구축한다. 1870년대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은 간결하고 평면적인 장식을 통한 경직된 장식성이 특징이다. 폴로네에즈 스타일이 구축한 디테일은 프릴, 셔링, 러플, 루시, 캐스케이드 플레어, 인버티드 플리츠, 나이프 플리츠, 자수로 구성되어 있다. 상의에는 짧은 프릴이나 좀 더 넓은 러플이 네크라인을 장식하고 있는데, 이전 시대보다 22%의 비율로 나타난 러플이 11%의 프릴보다 높은 비중으로 심라인을 장식하고 있다<Table 4>. 한편 셔링으로 장식되어 있는 스토머커는 표면에서 깊은 입체감을 구축한다. 하의에는 넓은 면적의 러플이 심라인을 장식하고, 표면을 오트리안 쉐이드 커튼 형태로 주름 잡은 루시 장식은 스커트에 볼륨감을 부여한다. 또한 캐스케이드 플레어, 인버티드 플리츠, 나이프 플리츠는 스커트의 심라인에서 움직임에 따른 리듬감을 표출한다. 1870년대에는 다양한 유채색이 응용되며 그 중 보라색이 19%의 높은 비율을 이루고 있다<Table 4>. 트리밍은 비즈, 테이프, 브레이드의 평면적인 재료뿐만 아니라 <Table 5>에서 보듯이 프린지, 레이스, 코사지, 리본의 입체적인 재료를 최대로 응용하여 끝단에 율동적인 장식성을 부여한다. 유연한 선으로 구축된 입체적인 형태의 화려한 장식성은 1880년대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의 특징이다. 프릴, 러플, 셔링, 루시, 캐스케이드 플레어, 나이프 플리츠, 자수는 버슬 스타일을 구축한 디테일과 트리밍이다. 네크라인과 소매, 스커트 심라인에는 눈에 띠게 넓은 프릴, 러플 장식으로 여성스럽고 유연한 장식이 나타난다. 또한 셔링과 루시 장식은 복식 표면에 깊은 공간감을 구현하여 과장된 장식을 이룬다. 캐스케이드 플레어와 디테일 기법 중 22%의 비율로 가장 많이 등장한 나이프 플리츠는 스커트의 밑단에 장식되어 율동성을 부여한다<Table 4>. 한편 자수와 같은 평면적 디테일은 회화적 장식으로 화려한 이미지를 표출한다. 컬러로는 노란색과 빨간색의 난색이 모두 21%로 한색보다 자주 보이고 블랙, 화이트, 그레이 등의 무채색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드러낸다<Table 4>. 트리밍은 비즈, 테이프, 퍼, 태슬, 레이스, 코사지, 리본이 사용된다. 17%의 비율로 나타나는 비즈, 퍼, 태슬, 코사지, 리본은 평면에서 재료의 응용을 통한 입체적인 공간감을 부여하고 테이프와 레이스는 <Table 5>와 같이 복잡한 선으로 구현된 재료를 통해 화려한 장식을 강조한다<Table 4>. 1890년대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은 복잡한 선으로 짜인 재료를 응용한 유연하고 여성적인 장식성으로, 대표 스타일인 아워글라스 실루엣을 구축한 디테일은 러플, 셔링, 인버티드 플리츠, 자수이다. <Table 5>에서 보듯이 쉬폰, 레이스의 여성적인 소재 혹은 금실, 은실의 화려한 재료를 응용한 주름은 과장되고 입체적인 장식을 구현한다. 실제 여성 복식에서는 36%로 나타난 자수 디테일이 빈번하게 나타난다<Table 4>. 자수는 복식의 표면에서 얕은 입체감을 실현시키는데, 1890년대에는 빛의 명암을 더욱 강조하는 비즈 재료와 함께 장식되어 일반 자수 장식보다 깊은 입체감을 형성한다. 컬러는 노란색이 34%의 비율로 가장 많이 보이며 솔리드 컬러의 복식이 아닌 한 가지 컬러 이상의 유채색이나 디테일 혹은 트리밍 기법과 함께 혼용된다<Table 4>. 트리밍으로는 비즈, 테이프, 브레이드, 퍼, 레이스, 리본이 사용된다. 트리밍은 전체 트리밍 재료 중 25% 비율의 테이프나 태슬로 장식되었는데, 이는 평면적 구성으로 간결한 부피감을 구축하고 경직된 느낌을 주며 표면에서 유연한 선으로 장식되어 우아한 느낌을 준다<Table 4>. 19세기 중ㆍ후반 여성 복식 속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을 분석한 결과 세 가지 시각적 촉각성의 특성이 도출된다. 당시 실제 복식에 나타난 디테일과 트리밍은 선의 프릴과 러플 그리고 율동적인 나이프 플리츠의 입체적인 장식으로 다각적이고 우아한 형태를 구축한다. 이와 같이 디테일과 트리밍은 복식에서 ‘입체적 매스가 구현한 형태의 다각성’을 완성한다. 실제 복식의 트리밍은 채도의 차이 혹은 재료 간의 명확한 컬러 대비를 통해 평면적 공간성을 구현하는데, 이는 ‘본질적 컬러의 배열이 만들어낸 평면적 공간성’으로 나타난다. 디테일과 트리밍은 한 가지 이상의 재료가 봉제 기법에 의해 중첩되어 실질적인 입체감을 통해 ‘표면 위에 중첩된 재료들이 구축해내는 입체적 시각의 촉각화’를 표출한다.

3. 인상주의 회화에 나타난 여성 복식과 19세기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 관계성 고찰

19세기 중ㆍ후반 여성 복식과 당대 화가들이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에 대한 경험을 재현한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 간의 관계성을 고찰해 보면 복식의 일반적인 시각적 촉각성의 특성을 살펴 볼 수 있다<Table 5>. 앞 절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과 19세기 중ㆍ후반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의 특성은 각각 세 가지로 드러나며, 각 특성의 관계성을 고찰한 결과 다음과 같은 복식의 공통점이 추출된다. 첫째는 ‘유연한 구성을 통해 구축된 매스의 가변성’이 보인다. 인상주의 회화에 속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은 ‘매스의 평면적 표현으로 구현된 가변적 형태성’이고 19세기 중ㆍ후반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은 ‘입체적 매스가 구현한 형태의 다각성’이다. 실제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이 구축해낸 다각적 형태는 평면의 회화에서 매스의 유연한 윤곽선으로 표현된 것이다. 두 번째 특성은 ‘규정된 컬러의 시각적 조합이 만든 촉각적 공간성’이다.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은 ‘규정된 컬러의 감성이 실현된 시각의 촉각화’이고, 실제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은 ‘본질적 컬러의 배열이 만들어낸 평면적 공간성’이 특징이다. 당시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은 대비되는 색상이나 채도의 명확한 차이로 인한 시각적인 착시를 통해 평면에서의 공간감을 형성하며 촉각적 특성을 이끌어낸다. 세 번째 공통점은 ‘평면에서 물질적 부피감을 통해 나타난 입체성’이다.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은 ‘빛이 만들어낸 공간의 시각적 촉각화’로, 동시대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은 ‘표면 위에 중첩된 재료들이 구축해내는 입체적 시각의 촉각화’로 이루어진다.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은 표면위에 중첩되며 실질적인 입체감을 구현한다. 이는 명암에 의해 깊은 공간감을 형성하여 시각적 촉감각을 표출한다. 1860년대부터 1890년대까지의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과 실제 여성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으로 나타난 시각적 촉각성의 공통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19세기 중ㆍ후반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은 ‘유연한 과장의 구조적 가변성이 만들어낸 공간의 시각적 촉각성’이다.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과 실제 여성 복식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빈도로 추출된 촉각적 심상은 ‘유연성’인 반면 시각적 심상은 ‘입체성’이다. 19세기 여성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은 과장된 실루엣을 구현하기 위해 유연한 선으로 형성된 입체적인 형태를 구축하여 다각적 공간감을 통해 시각적 촉각성을 발현시킨다. 또한 앞서 도출한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과 19세기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의 공통점을 통해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의 특성을 살펴볼 수 있다. 복식의 형태는 다각적이고 유동적인 특성을 가지며 움직임을 통해 도출된 가변적 형태는 시각을 통해 유연성, 견고성 등의 촉각적 감각을 표출한다. 이것이 유연한 구성을 통해 구축된 매스의 가변성이 만들어낸 ‘형태의 가변성’이다. 움직임을 통해 도출된 가변적 형태의 복식은 시각을 통해 유연성, 견고성 등의 촉각적 감각을 드러낸다. 또한 복식에서 색은 그 색이 가지는 고유한 온도감을 촉각적으로 나타낼 뿐만 아니라 다른 색과 시각적 조합을 통해 촉각적 공간감을 형성한다. 이와 같이 규정된 컬러의 시각적 조합이 만든 촉각적 공간성은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 중 하나인 ‘색의 착시’로 나타난다. 표면 위에 중첩된 재료들이 구축해내는 입체적 시각의 촉각성은 평면에서 물질적 부피감을 통해 완성된 입체성으로 ‘재료의 표면적 재구성’으로 드러난다. 또한 복식에서 재료는 본질적으로 고유의 시각적 촉각성을 내재하고 있다. 재료의 특성은 어떤 기법으로 재구성되는지 혹은 어떤 재료들과 조화를 이루는지 등의 다양한 표면적 재구성을 통해 평면에서 입체감을 만들어내며 시각적 촉각성을 표출한다.


Ⅵ. 결론

본 연구의 목적은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과 19세기 중ㆍ후반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을 고찰하는데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 인상주의 회화에서 나타난 촉각적 시각성은 ‘평면적 공간의 촉각성’과 ‘관념적 공간의 시각성’으로 드러났다. 반면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은 ‘유동적 촉각성’과 ‘다각적 시각성’으로 도출되었다. 또한 인상주의 회화의 촉각적 시각성과 회화 속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을 분석한 결과 1860년대는 ‘고전적 낭만과 근대의 발전이 수용된 벨 스타일’, 1870년대는 ‘도시의 감성이 반영된 폴로네에즈 스타일’, 1880년대는 ‘인공적 관능미를 표출한 버슬 스타일’ 그리고 1890년대는 ‘디테일의 단순화와 실루엣의 과장으로 관념 속 인체미를 실현시킨 아워글라스 스타일’이 특징으로 분석되었다.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은 디테일과 트리밍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형성되었다. 디테일과 트리밍은 복식의 실루엣에 영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평면 혹은 입체적 기법의 변화를 통해 컬러에 공간감을 부여하였다. 또한 실루엣과 컬러는 시각적 특징이 유사한 대상에 대한 촉각적 경험을 기억에 내재하여 시각적 촉각성을 유발하는 반면, 디테일과 트리밍은 직접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재료를 재구성하여 복식의 응용된 시각적 촉각성을 구축하였다. 이에 인상주의 회화 속 여성 복식과 19세기 중ㆍ후반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을 디테일과 트리밍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각 영역별로 세 가지 특성이 추출되었다. 회화 속 여성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은 ‘매스의 평면적 표현으로 구축된 가변적 형태성’, ‘규정된 컬러의 감성이 실현된 시각의 촉각화’, ‘빛이 만들어낸 공간의 시각적 촉각화’로 밝혀졌다. 그리고 19세기 중ㆍ후반 실제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은 ‘입체적 매스가 구현한 형태의 다각성’, ‘본질적 컬러의 배열이 만들어낸 입체적 공간성’, ‘표면 위에 중첩된 재료들이 구축해 내는 입체적 시각의 촉각화’가 특성으로 나타났다. 또한 회화 속 복식과 실제 여성 복식의 공통점은 ‘유연한 구성을 통해 구축된 매스의 가변성’, ‘규정된 컬러의 시각적 조합이 만든 촉각적 공간성’, ‘평면에서 물질적 부피감을 통해 나타난 입체성’이 도출되었다. 결론적으로 19세기 중ㆍ후반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은 ‘유연한 과장의 구조적 가변성이 만들어낸 공간의 시각적 촉각성’으로 밝혀졌다. 더불어 복식에는 ‘형태의 가변성’, ‘색의 착시’, ‘재료의 표면적 재구성’이라는 보편적 시각적 촉각성이 내재되어 있었다.

작가의 주관과 경험에 의해 현존하는 대상의 순간을 포착해내는 19세기 중ㆍ후반의 인상주의 회화는 복식이 착장자에게 착용되어 표출하는 시각적 촉각성까지도 회화에 담아내었다. 인상주의 회화는 19세기 중ㆍ후반의 사진 속 복식에서 볼 수 없었던 복식의 현존성을 빛과 텍스츄어의 응용으로 구축해내며 대상의 실체와 작가의 관념적 시각을 융합한 아우라를 발현시켰다. 또한 인상주의 작가들은 주관과 경험에 의한 복식의 디테일과 트리밍을 입체적인 마티에르로 표현하여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을 극대화하였고, 이들의 시도로 동시대에 공존된 여성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을 현재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본고는 19세기 중ㆍ후반 여성 복식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복식의 시각적 촉각성을 추출하여 서양복식에 나타난 시각적 촉각성의 보편적 특성을 고찰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이에 ‘르네상스부터 로코코까지 복식에 나타난 시각적 촉각성의 특성 분석’을 후속 연구로 제안한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석사학위 청구논문의 일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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